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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5일 목요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 담겨 있는 의미는?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3/06 [07:59]
지난 3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원산 인근 동해안에서 화력전투훈련을 실시한 데 대해 청와대가 즉각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중단을 촉구한 것에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매우 이례적이며표현도 과감하게 사용해 많은 이들이 관심과 의도를 궁금해하고 있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관심을 받는 것은 지난해 북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제7기 제5처 전원회의 보고 내용 중 언론에 공개된 것은 남측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나온 담화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는 올해 초 김계관 북 외무성 고문의 담화(1월 11이후 두 번째로 나온 것으로 담화의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것은 이후 남북관계북미관계에서 중요하다 할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는 한 마디로 남측이 자기들은 한미 군사훈련과 전략자산 무기를 끌어들여 한반도에 긴장을 격화시켜왔는데 북측의 일상적인 군사훈련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적반하장격이며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남측의 청와대가 제대로 된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북이 현재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의 활동이 이런 방식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측이 진정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 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3월 초에 예정되어 있었다그런데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연기한 것이다중단이 아닌 연기일 뿐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를 전면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대북 적대시 정책의 표현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교류 협력도 중요하지만본질적으로 정치·군사적인 문제에서 진척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남측은 정치군사적인 문제에서 미국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의지대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할 수도 없고남북관계 제반 사항에 관해서는 한미 워킹그룹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이 남측의 상황이다.

실례로 남측은 지난해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문제도 미국의 승인이 없어서 북의 통 큰 제안을 받지도 못했다.

그리고 올해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라고 생각해 낸 북 개별관광 역시 미국은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 할 사항이라고 못 박으며 대북제재를 이유로 내세워 승인을 안 하고 있다.

진정으로 남측이 한반도의 평화화해와 협력에 관심이 있고 진척시킬 의향이 있으면 미국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담화에 담겨 있는 의미라 볼 수 있다.

한편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는 코로나19 사태를 남측이 이겨내리라는 것과 우리 국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염려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또한 친서에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고 하던데여기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미국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담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당장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확대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는 남측만이 아닌 미국에 대한 조롱도 있다.

김계관 고문의 담화에서도 남측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했다남측은 북미관계에 끼어들지 말고 북미 대화가 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말 것이며미국에는 미국이 준비되지 않으면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리고 북은 북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도 담화에서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이 그동안 북에 보여줬던 행태도 함께 지적했다.

마지막에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딱 누구처럼이라고 여운을 남겼지만이 역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북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뒤에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다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지만한편으로는 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정찰기들이 연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혹시나 있을 그 무엇인가에 대비하려고 했다. 2020년 들어서서도 미국은 북에 대한 정찰 활동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잔뜩 긴장한 채 한반도 상공으로 여전히 정찰기를 띄우고 한편으로는 대화를 재개하자고 말하며또 한편으로는 북과 관련된 기업과 사람들을 제재하는 미국에 대해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측에는 미국을 넘어설 것을 그리고 미국은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에 어찌 대응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통속적이면서도 신랄한 비유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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