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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8일 수요일

전통음악은 강력한 치료제


조현 2019. 0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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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지난 6월 충남 논산 양촌면 오산리 대둔산 자락 풍류도예술원에서 열린 전국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동체축제에서 길놀이 모습




#3년전 인도 요가의 성지인 리시케시 위 갠지스강가에 있는 요가아쉬람에서 열린 요가코스에 참여한 때였다. 전세계에서 온 40여명이 2주간의 치열한 요가 수련을 끝낼무렵 헤어지기가 아쉬워 밤에 갠지스강 모래사장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미국인이나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 등에서 온 이들은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전통극이나 공연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즉흥적으로도 전통극과 전통악기 연주를 저렇게 잘 할 수 있는지 부럽기만 했다. 몸 수련자들이라서인지 공명을 불러오는 화음이 이어졌다. 이들 틈에서 한국인 외톨이가 마지막 공연자가 나섰는데 달리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늘 산행길에서 흥얼거리던 민요 <물레야 물레야>를 불렀다. 그런데 노래가 끝났는데도 박수도 없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정적과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고, 누군가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어 너나 없이 모두가 다가와 포옹을 하며 “뭔가 깊은 아픔이 풀려나가는 것 같다”거나 “이렇게 영적인 느낌의 노래는 처음”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선 산에서 나무를 하거나 밭을 매거나 일을 하면서 흥얼거리는 민요가 가사도 모르는 이국인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것에 어안이 벙벙해지지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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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jpg» 인도 리시케시 갠지스강 상류 요가스쿨 코스가 끝난뒤열린 캠프파이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김영주 국회의원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정성숙) 주최로 ‘전통공연예술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정책토론회가 주최측만 있고 방청객이 없이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날은 300여명이 빼곡히 들어차 3시간반이나 이어진 토론회에 열기를 뿜었다. 토론회에선 근현대 서양음악과 공연에 아웃사이더로 밀려나 안방을 내준 전통공연계의 한이 터져나왔다. 전체 영화·연극·뮤지컬·대중음악·미술전시회 등 문화예술행사 관람율에서 전통예술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7.6%(2016년기준)에 불과하다니, 이들의 소외감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전통은 서양교육 위주의 교육 현장에서부터 오래도록 소외되었다. 정부예산도 전통적인 문화재 복원 보수 유지는 5천~6천억원을 쏟아붓지만, 전통 소프트웨어엔 그닥 관심을 기울이지않으면서 전통은 우리의 일상이 아닌 민속촌이나 박물관, 혹은 향토축제에나 볼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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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jpg»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정성숙 이사장(아랫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자 및 토론자들 및 국회의원들




 #지난 6월 충남 논산 양촌면 오산리 대둔산 자락 풍류도예술원에서 열린 전국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동체축제에서 길놀이가 장관이었다. 길놀이가 무르익어가자 강건너 불구경하던 구경꾼들도 흥을 주체하지못해 너도나도 북과 괭가리와 징을 들고 두들겨패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우리 음악은 공연자와 관람자나 나누지않고, 주저하는 마음들까지 공연에 참여케하는 마력이 있다. 누구나 함께하며 내적인 한을 쏟아내면서 치유케하는 것이다. 그 예술원엔 청소년들이 온종일 북을 두드려 트라우마를 치유하고있었다. 전통음악으로 내적인 기운을 폭발시키도록 격발시키는 풍류도예술원의 신현욱 원장은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준비하고 데뷔했던 일지아트센터 원장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이 전세계 아미를 열광시키는 것은 그들이 음악에 위로하고 치유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에도 스며져있는 우리 전통음악엔 강력한 치유의 힘이 내재해있다. 경쟁사회에서 미쳐버릴 것 같은 트라우마와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겐 직접 북치고 장구치고 괭가리를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대는것만큼 좋은 치유책도 없을 것이다.

10-.JPG» 충남 논산시 양촌면 풍류도예술원장이자 일지아트센타장인 신현욱 원장(가운데)이 길놀이를 시작하고 있다.

11-.jpg» 방탄소년단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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