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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6일 화요일

표준어 이야기②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67] 표준어 이야기②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3-09-27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현대인이 세종대왕을 만나서 대화를 한다면 과연 쉽게 소통할 수 있을까답은 아니오왜냐하면 세종 시대에는 발음에 평상거입의 성조가 살아 있었고한자어도 거의 중국식 발음에 가깝게 했다예를 들면 百姓(백성)’이란 단어의 ()이라는 글자를 읽을 때는 에서 시작해서 로 끝나도록 읽어야 한다(起於ㅏ 而終於). ”고 했다그렇다면 이 아니고 바익이라고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바익시엉을 빨리 읽으면 중국어 발음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 학생에게 한자로 百姓이라 칠판에 써 놓고 읽어 보라고 하면 세종 시대의 발음과 흡사함을 느낄 수 있다그러므로 현대인은 세종대왕과 쉽게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이 답이다그러니 고려시대나 신라시대로 가면 거의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신라어는 고구려어나 백제어와 달리 독특한 어휘가 많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경주 방언이 표준어였고고려시대에는 개성 방언이 표준어였으며조선시대에는 한양(서울말이 표준어였다그러므로 왕이 하는 말이 언어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래서 신라의 향가는 경주 방언으로 풀어야 제대로 알 수 있다일본의 만엽집’ 또한 당시의 지배계급이었던 백제인의 말로 풀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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