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학 교수·문학박사

우리가 언어 습득이론을 적용해 논의하지 않더라도 모국어 습득은 인간 발달 단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 기회에 인간에게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본다. 언어는 인간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도구이다. 개인으로는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할 수 있고, 행동을 통제하는 기능도 있다. 이외에도 우리는 언어를 통해 문화를 다른 사회와 교류하고, 다른 시대로 전달한다. 그리고 문자언어의 활용은 기억의 부담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됐다. 특히,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 형성된 생각을 언어로 형성하면서 생활한다. 인간의 앎을 생성하는 인지 활동의 필수 도구로서도 중요하다. 언어는 우리 생활 자체이다.

우리는 다행스럽게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1443년에 창제하고, 1446년에 반포해서 문자를 갖게 됐다. 말은 문자 이전에 우리 조상들도 구사했지만, 문자는 그동안 향찰, 이두 등의 방법으로 중국의 한자를 활용해서 우리 생각을 표출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조선 개국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함이고,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문자를 창제했다는 학설이 중론이다. 당대 통용한 한문을 문해 할 수 없던 일반 백성들은 일상생활에서 불편했다. 당대 ‘옥사’에 관련된 법률 문서는 한문과 이두가 섞여 있었다. 송사가 이루어질 때 비문해자였던 백성들은 큰 피해를 보았다.

이제 10월 9일 한글날이 다가온다.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최경봉 외, 2008), 251쪽> ‘10월 9일이 한글날이 된 경위’에서 한글날 제정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종 28년 실록을 근거로 해서, 1926년에 9월 29일(음력)을 추정해 ‘가갸날’로 정하고 기념회를 열었다. 이후 1928년 처음으로 ‘한글날’ 명칭을 사용했다. 오늘의 한글날 제정은 1945년이다. 그 근거는 1940년에 <훈민정음해례> 본을 발견하여, 훈민정음 반포가 ‘9월 상한’이라는 기록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근거로 환산해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결정해 시행하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세종대왕께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는 오늘도 한글로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학 교수·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