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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1일 화요일

국민의당, '패닉'에 빠지다


국민의당 "제보 검증 못한 법적 책임…추미애 가이드라인 의구심"
2017.07.12 08:54:47




'문준용 특혜취업 제보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이던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구속됐다. 검찰 수사는 국민의당 '윗선'으로 향할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도 더욱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법원은 12일 새벽,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사전구송영장 청구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은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이 적시한 '범죄 사실'이란,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씨에 조작된 제보가 허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의당 대선캠프가 이를 공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공범 혐의에 해당한다.  

이준서의 혐의는?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이 지난 4월 27일 이유미 씨를 만나 '문준용 씨와 미국 파슨스스쿨에서 같이 유학한 사람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증언 녹취를 구해 오라고 지시했다.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선캠프의 '2030희망위원회' 위원장이었고, 이 씨는 이 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녹취를 구해 오라고 시키면서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청년위원장이 될 수 있고, 청년위원장은 당연직 당 최고위원이어서 쉽게 비례대표 국회위원이 될 수 있다'고 대가를 약속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후 5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이 씨에게 자료를 구해 오라고 압박했고, 결국 이 씨는 5월 1일 '카카오톡' 대화창 화면을 날조한 그림파일 11장을, 같은달 3일에는 남동생을 제보자인 것처람 꾸민 허위 음성파일 2건을 이 전 최고위원에게 보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자료가 언론에 보도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여의치 않자 당 공명선거추진단에 전달, 같은달 5일과 7일 기자회견을 열게 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국민의당은 이 과정 전체에서, 당 지도부 및 공명선거추진단 간부들은 물론 이 전 최고위원 본인도 자료가 조작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 전 최고위원과 당 간부들이 조작 사실을 알게 된 것은 6월 24일(이용주)·25일(이준서)에 와서였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5월 5일 기자회견 당시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사실을 '알 수 있었'고, 5월 7일 기자회견 때에는 허위임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미필적 고의'란 5일 기자회견 때의 상황을 말한다. 적어도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응당 해야 할 사실 확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자료가 공개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미필적 고의'에 이어 '부작위에 의한' 범죄라는 쟁점도 있다.

다만 검찰도, 영장 청구 단계까지는 이 전 최고위원이 이 씨에게 '자료를 조작하라' 내지 '조작을 해서라도 자료를 가져오라'는 등 명확한 조작 지시를 했다는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향하는 검찰 칼끝 

이 전 최고위원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지금까지 밝혀낸 그의 혐의에 대해 기소를 준비하는 한편 보강 수사를 통해 그가 이유미 씨에게 조작을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지시했는지 등을 더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5일에는 제보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5월 7일에는 이미 허위임을 알고 있었다'는 검찰의 관점이 법원의 영장 발부를 통해 힘을 얻었다고 보고, 각각의 시점에서 국민의당 지도부와 공명선거추진단 간부들은 이 내용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조사하는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 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는 기자회견 전인 5월 4일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조작된 자료를 넘겨받아 회견을 연 당사자들이다. 검찰은 이들이 5일 기자회견 시점에서 자료가 조작된 것임을 인지했는지, 이때까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민주당 측의 반박 기자회견 후였던 7일 시점에서는 알 수 있지 않았는지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들이 제보가 허위임을 알았거나, 최소한 허위일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면 이들 역시 미필적 고의에 따른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게 된다.  

검찰은 앞선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공명선거추진단 간부들 역시 제보가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김 변호사를 이미 소환 조사했고, 이번 주 안으로 이들 두 명을 재소환할 계획이다. 이용주 의원은 아직 보좌진만 조사를 받았으나, 이 의원에 대한 소환도 곧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또 이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대표 사이에 5월 1일 약 36초간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조작 사실 혹은 가능성을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를 직감한 듯, 이날 새벽 트위터에 "처음부터 검찰 수사와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자고 했던 저로서는 법정에서 사실 다툼이 예상되지만 현 (영장 발부) 결정을 수용한다"며 "저와 우리 당은 향후 검찰 수사와 사법부의 재판 진행에 성실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정치적 신뢰' 추가 타격…安, 입장 발표 타이밍 '실기'
검찰 수사가 '사법적 책임'의 영역이라면, 정치적 책임의 영역에서도 이번 영장 발부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3일 당 자체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발표 시점부터 이미 '만약 검찰 수사 결과가 당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를 경우 치명타'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이 구속됨에 따라, 사태는 바로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국민의당은 '당 붕괴설', '정계개편설'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원 수가 전체적으로는 늘어났다며 애써 태연한 기색을 짓기도 했지만 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당원 수도 조작한 것 아니냐'는 등 조롱과 불신 일색이었다.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침묵'도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안 전 대표는 사건 초기 '나도 잘 모르는 일이기에 섣불리 입장을 내기보다는 당 자체 조사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밝혀진 후에 정리된 입장을 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시기를 놓친 셈이 됐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차라리 모르면 모르는 대로 초반에 입장을 발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자신의 총선 인재영입 '1호'였던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구속 여부를 주시했다고 한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안 전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봤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측근인 김경록 전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그 친구를 믿는다"고 쓰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이 전 최고위원이 구속되면서, 안 전 대표가 상황을 파악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데 추가로 시간을 들이다 또다시 실기할 가능성도 있다. 

위기의 국민의당, 대응은?
 

이런 가운데 나온 국민의당의 첫 반응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진정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하는 등 상반된 논조가 혼재된 양상이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새벽에 낸 논평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을 받아들인다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앞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을 정략과 정쟁으로 왜곡·확대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손 대변인은 이번 영장 청구로 인해 국민의당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점을 의식한 듯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이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와 다른 점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은 이번 사건이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이 씨가 단독으로 조작한 제보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반면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사태에 대해 당시 당 대표,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머리숙여 용서를 거듭 바란다"고만 했다.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공격에도 직면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아침 7시경, 이례적으로 이른 시간에 대변인 논평을 내어 "국민의당 '셀프 조사' 결과는 꼬리 자르기였음이 명확해졌다"며 "허위사실 공표 과정에 대선 당시 책임 있는 인사들의 암묵적인 지시나 묵인, 방조가 있었는지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2일 새벽 구속된 상태로 검찰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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