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1일 제113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3만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5.1 총궐기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1일 제113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3만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 5.1 총궐기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정권 1년, 우리 사회는 철저히 망가지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이 1일 제113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노동개악 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서울 광화문 인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5.1 총궐기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일본엔 굴욕외교 △미국엔 조공외교 △신냉전 미중패권전쟁의 한복판에서 오로지 한미일 군사동맹 폭주 △물가폭등 대책은 공공요금 인상 △경제위기 해법은 군사동맹 △검찰공화국으로 민주주의 후퇴시키는 공포정치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줄줄이 나열하고는 "이제 만악의 근원 윤석열 정권에 총파업투쟁으로 맞서자.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거대한 민중항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7월 총파업 집중을 선포했다.

민주노총 3만명의 조합원이 집결한 서울대회장에는 1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하나되어 우리 나선다 승리의 그날까지.."라는 '파업가'가 대형 스피커로 울려퍼지고 7월 총파업을 위한 "이대로는 못살아 정말 정말 못살아", "우린 파업합니다. 나라살릴 파업합니다"라는 대중가요 개사곡이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노조활동에 대한 정부의 탄압에 항의해 분신한 강원지역 건설노조 간부의 소식이 알려진 터여서 모든 대회 참가자들이 안타까움과 격한 분노를 애써 다스리는 모습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위원장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결의 첫걸음은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교사 숫자를 줄이고 공공기관을 민영화하려는 정부에 맞서 일자리 지키기 △부자와 재벌에게 세금을 거둬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는 국가의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임금과 일자리, 민생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만이 살길이라고 역설했다.

양 위원장은 이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투쟁의 힘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을 세워 나가야 한다"며 "8월까지 치열한 토론과 투쟁을 통해 노동자 직접정치, 광장정치를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여성위원회 김명숙 조직확대소위원장과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김정원 지회장,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 이병주 지부장, 민주일반연맹 박완교 부위원장,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조 노우정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각 산별노조의 구체적인 요구를 담아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저지와 임금·고용·공공성·국가책임 강화 등 7월 총파업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파업이후 원청이 제기한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시달리다 국가보안법 위반협의로 압수수색을 당해 온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강인석 부지회장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는 한 끝나지 않는다"며, "다시 한번 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강인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강인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노조법 2, 3조 개정 투쟁과 공안탄압 분쇄 투쟁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총단결, 총투쟁이다. 민주노총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민주노총이 우물쭈물하면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부지회장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날까지 20여일동안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설립 권리 △하청노동자들의 원청 상대 단체교섭 요구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요구해 온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행진단'과 함께 거제에서 서울까지 행진해 왔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의 친재벌, 반농민, 반노동 폭정'을 규탄하고는 "농민과 노동자, 이땅의 민중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참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며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정권은 농민들을 "일년 내내 피땀흘려 농사를 짓고도 생산비조차 보장받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참고 일해야 하는 존재"이고 "정부가 쌀 초과생산량을 수매하면 다들 자기 농사 작파하고 쌀 농사만 짓고, 게을러져서 좋은 품종도 개발하지 않는 나태하고 무책임한 존재"이며, "쌀값보장, 생산비 조장을 외치는 농민들은 순수한 농민이 아니고 북의 지령을 받는 간첩단에 의해 조종받고 있는 존재"로 여긴다고 개탄했다.

또 윤석열 정권에게 노동자는 "한주 69시간 이상은 일해야 마땅하고 정규직 일자리는 보장해 줄 수 없지만, 최저임금 1만2천원은 커녕 1만원도 주기 아까운 존재"이며, "재벌, 검찰, 고위공무원의 부패는 눈감아줄 수 있어도, 정부에 회계장부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는 일단 무조건 부패, 적폐로 몰아가야 하는 존재"일 뿐이라고 하면서 "천박하고 무책임하며, 일말의 양심조차 기대할 수 없는 부도덕한 정권"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노총 산별, 지역본부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 산별, 지역본부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5.1총궐기 세계노동절대회'에는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13만명의 민주노총 조합원과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 했다.

대회에서는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산별교섭 활성화 5만 입법청원 운동 서명 △대한항공의 깜깜이 인수합병과 항공주권 포기하는 아시아나항공 중장거 거리노선 반납 반대 서명 △공공돌봄을 지키는 시민공청회 요구 서울시민 서명운동 △10.29 이태원 참사 독립적 조사기구설치 특별법 제정 서명 △장애인 이동권·교육권·노동권·함께 살 권리를 위한 '전장연과 달보기 운동 등 참아왔던 요구들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왔다.

서울대회에는 튀르키에 진보적노동조합총연맹 아르주 체르케조을루 위원장과 프랑스 노동총동맹 소피 비네 사무총장, 칠레노총 다비드 아쿠냐 위원장과 에릭 캄푸스 사무총장 등이 세계노동자들의 투쟁과 연대를 호소하는 영상을 보내 튀르키에의 지진 피해에 대한 민주노총의 연대에 감사를 표하고 프랑스 전체 노동자의 95%가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안 강행에  반대하는 투쟁에 나서고 있으며, 칠레노동자들이 주 40시간 노동과 최저임금 50만페소 인상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참가자들은 용산 대통령실과 헌법재판소, 서울고용노동청 등 세 방향으로 도심행진을 한 뒤 이날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대통령실로 도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대통령실로 도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 격문을 발표하고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 격문을 발표하고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대회사(전문)

2023년 노동절을 맞아 120만 민주노총의 결심으로 전 세계 노동자들과 함께 불평등 체제, 자본 중심 세상을 끝장내겠습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입니다. 투쟁!

노동절은 투쟁의 역사입니다.

하루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해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나선 날입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기치 아래, 모든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는 날입니다.

2023년! 민생은 살리고, 윤석열 정권은 심판하는 투쟁에 당당히 나섭니다.

윤석열 정권 1년, 우리 사회는 철저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굴욕외교로, 미국에는 조공외교로 제국주의자들에게는 박수받고 민중들에게는 비판받고 있습니다. 신냉전, 미-중 패권전쟁의 한복판에서 경제도, 주권도, 한반도 평화도 모두 내팽개치고 오로지 한미일 군사동맹을 부르짖으며 폭주하고 있습니다. 외국만 나가면 사고 치는 대통령을 출국금지라도 시켜야 할 상황입니다.

노동자 서민은 견딜 수 없는 지경인데 경제와 민생은 뒷전입니다.

경제 강국이라며 재벌은 돈잔치를 벌이는데, 노동자 서민은 생활고에, 전세 사기에 쓰러져갑니다. 물가폭등의 대책이 공공요금 인상이고, 경제위기 해법이 군사동맹인 이 정부의 정책이 국민을 죽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자살률도, 노인들의 자살률도, 노동자의 산재율도 최고를 기록하는 끔찍한 현실이 대통령에게는 보이지 않는단 말입니까.

박정희와 전두환이 육군장성 하나회 출신들의 총칼로 정권을 장악했던 것처럼, 윤석열 정권은 검찰 공화국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공포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은 일상이 되었고, 건설노동자들의 구속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불법 비리 폭력 간첩, 온갖 낙인을 찍어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저들의 목적은 결국 민주노조의 말살입니다.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총파업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웁시다.

불평등, 양극화 해결의 첫걸음은 최저임금 인상입니다. 노동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올려야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공무원, 교사의 숫자를 줄이고 공공기관을 민영화하려는 정부에 맞서야 우리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공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와 재벌들에게 세금을 거둬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탄압에는 투쟁으로 맞섭시다.

임금과 일자리, 민생과 공공성, 모두 노동조합이 없다면 지켜낼 수 없습니다.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지키는 투쟁입니다. 노조법 2,3조를 쟁취해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투쟁할 수 있습니다. 산별교섭을 보장하고 단체협약을 폭넓게 적용해야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세계노동절 정신에 따라 성별, 나이, 인종, 국적을 넘어 모두가 함께 투쟁합시다. 우리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자들에 맞서 투쟁만이 살길입니다.

그리고 그 투쟁의 힘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을 세워냅시다.

지긋지긋한 기득권 양당정치를 끝장내기 위해 우리가 나섭시다. 단결을 위해 차이를 극복합시다. 8월까지 치열한 토론과 투쟁을 통해 노동자 직접 정치, 광장정치를 실현해 나갑시다. 모두가 함께 내딛는 큰 한 걸음을 만들어 갑시다.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우리는 민주노조의 깃발 아래 수많은 어려움을 투쟁으로 돌파해왔습니다.

이제 만악의 근원 윤석열 정권에 총파업 투쟁으로 맞섭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은 거대한 민중항쟁의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 냅시다.

노동자가 희망입니다.

가자! 총파업으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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