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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0일 토요일

태양광 '규제'는 지자체의 잘못일까? 태양광을 위한 '햇볕정책'의 필요성

 [초록發光] 햇빛에너지 확산을 위한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김동주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연구관  |  기사입력 2022.08.20. 09:54:07


경제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하려고 해도 각종 '규제'로 인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오랫동안 들어왔다. 그래서 '규제'라는 말에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기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부정적 의미가 있다.

그러한 규제 중에 '이격거리 제한'이라는 표현이 몇 년 전부터 떠돌기 시작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려고 해도, 도로와 주택가로부터 일정 거리를 이격해야 개발행위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지자체의 도시계획 조례 때문에 사실상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는 땅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이격거리의 기준조차 과학적 근거가 아닌 주먹구구식으로 너무 과도하게 설정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탄소중립 실현과 RE100 달성도 어렵게 되어 국제적으로 뒤처질 것이라며 위기를 조장한다.

이렇게 태양광발전 보급이 더딘 이유를 지자체의 '이격거리' 규제 때문이라고 말하면, '이격거리'는 에너지전환의 걸림돌이 되고, 이격거리를 만든 지자체는 나쁘다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자체는 왜 이격거리 제한 규정을 만들었을까? 대부분의 공무원이 답변하듯이 '민원' 때문이다. 2002년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 이래 태양광발전을 본격적으로 보급한 지 20년이 지났는데, 왜 몇 년 전부터 재생에너지 민원이 급증했을까? 지역사회에 끼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지방정부의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격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수립한 중앙정부와 그에 부응하여 지역사회와 부족한 소통 속에서 빠르게 사업 추진을 통해 이익을 실현코자 하는 개발업자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실제로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 발표 이후,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는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태양광 이격거리 제한 규정을 둔 지자체 수는 2014년 1곳, 2015년 4곳, 2016년 8곳, 2017년 22곳에 불과했지만, 2018년 90곳, 2019년 122곳, 2020년 총 128곳으로 지속 확대됐고, 2022년 현재 전국 228개 지자체(기초 226개+ 제주, 세종) 중 57%가 관련 규정이 있다. 

대규모 전기사업 허가 등 에너지 관련 권한이 없는 기초 지방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위한 능동적 행정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주민들의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군수의 권한인 국토계획법에 따른 개발행위허가로 우회적인 규제 권한을 행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즉,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중앙정부와 사업자일 수 있는데, 오히려 그들에 수세적으로 대응한 지방정부를 문제라고 지목한다면, 잘못된 상황판단이다. '이격거리 규제'라는 표현은 이런 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가리고 표면적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부각해 원인과 결과, 몸통과 깃털을 전치 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최근 중앙정부는 이격거리 기준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기초 지방정부에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 인센티브를 주거나 또는 신재생에너지법을 개정하여 기초 지방정부의 태양광발전사업허가에 대한 이격거리 기준을 없애려고 시도하고 있다. '개발행위허가'는 여러 판례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듯이 지방자치단체장이 광범위한 재량을 가진 고유권한인데, 이처럼 중앙정부에서 하향식 제도개선을 한다면 자치분권 2.0 시대와 맞지 않는 지방자치권 침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이격거리 제한을 지금 당장 없앤다고 할지라도 정작 가장 중요한 송․배전망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에너지전환은 빠르게 이뤄질 수 없다. 아무리 발전소를 급속하게 늘린다고 해도 거기서 생산한 전기를 실어 나를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격거리라는 규제로 인하여 태양광발전 보급이 더디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빨리하고자하는 그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재생에너지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이 악화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하려면 전 국민적인 인식 증진과 함께 관련 제도 개선 및 금융투자가 함께 가야 한다. 지금처럼 지방정부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프레임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 

다르게 접근해보자. 지방정부의 수세적 대응을 적극적이고 능동적 행정으로 바꿀 수 있도록 자치분권과 에너지전환을 위해 더 많은 권한과 예산을 지원해보면 어떨까?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보다 포용적으로 업무추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때마침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그가 추진했던 '대북화해협력정책'인 '햇볕정책'의 표현을 빌려서 쓰자면, "햇빛 에너지 확산을 위해 '햇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모두의 공존과 번영을 위해 더는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말고, 대화와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내고 충분한 지원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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