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원회는 18일 오전 6.15남측위원회 회의실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원회는 18일 오전 6.15남측위원회 회의실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횐’는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유예 공식 선언과 ‘단계적 동시행동’ 조치로 대북제재 해제 등을 촉구했다.

6.15남측위원회는 1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경운동 소재 6.15남측위원회 회의실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유튜브 6.15남측위원회 채널로도 중계됐다.

6.15남측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이 ‘압박과 제재를 거둬야 대화는 시작됩니다’ 제목의 입장문을 공동 낭독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왼쪽)과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이 ‘압박과 제재를 거둬야 대화는 시작됩니다’ 제목의 입장문을 공동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왼쪽)과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이 ‘압박과 제재를 거둬야 대화는 시작됩니다’ 제목의 입장문을 공동 낭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취임 4주년 연설에서 남은 임기 1년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남북, 북미대화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새로운 길을 찾는 회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각계시민사회의 의견을 담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고 4가지 사항을 제안했다.

먼저, “대화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고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유예를 공식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가 대북제재 해제를 단계적 동시행동의 상응조치로 제안한다면, 북한의 선비핵화 대신 북미간 신뢰구축을 지향하고 있다는 유의미한 신호가 될 것”, “바이든 정부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결단해야 한다”,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쿼드 참여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 등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각계를 대표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했고 박만규 흥사단 이사장이 영상을 통해 발언했다.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어느 때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며 “이후 한반도 운명을 가름할 중요한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을 믿고, 민족을 믿고 당당하게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우선해서 회담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은 수사가 아니다. 우리 삶의 생존이 걸린 현실의 문제”라며 “부디 대한민국 주권국가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우선하여 회담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6.15남측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중계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6.15남측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중계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흥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우리는 바이든 정권이 내세운 대북 ‘실용적 외교정책’이, 군사적 경제적 힘을 무기로 삼아 북조선을 제어하는, 억제정책과 전략적 인내정책이 아니길 바란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세계종교시민사회가 전개하는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한반도종전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북조선을 향해 그 어떤 군사력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기 바란다”면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즉각적인 전시작전권 이양을 합의하고, 주한 미군이 통제하는 유엔군연합사령부가 남북의 자주적 평화공조와 DMZ의 비무장지대화를 실현하는 ‘평화중재군’으로 역할 하도록 합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우리 농민들은 한반도에서 진행돼온 70년 역사 속에서 미국의 횡포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농업개방을 통해서 미국의 이익에 희생을 강요당했다”며 “지금도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루지 않고서는 우리 농업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우리 농민들은 평화적인 통일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만규 흥사단 이사장은 영상 발언에서 “한반도 문제의 해법은 압박과 제제가 아니라 대화와 협력에 있음을 확인해야겠다”며 “먼저 적대 정책들이 중단돼야 한다. 당면 과제로는 8월달에 연합군사훈련을 예정하고 있는데 선제적 중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과제들도 한반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사드배치 문제나 중국을 겨냥한 여러 정책들은 아시아에 위험을 가하는 요소들”이라고 지적하고 “아시아 평화 관련 깊은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5.24 세계평화군축의 날’을 앞두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왼쪽) 등이 각계 대표 발언을 이어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왼쪽) 등이 각계 대표 발언을 이어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종성 6.15청학본부 상임대표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 걱정, 그리고 절망, 이런 마음들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미 상원 결의안, 하원 청문회 등을 적시하고 “미국은 더 이상 실패한 이전 정부의 대북전략을 추구하면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며 4.27판문점선언의 제1조 제1항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제시하고, “북미관계에서는 싱가포르선언 ‘새로운 북미관계’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동북아 신냉전 구조 타파’를 제시했다. 

 

[기자회견문]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시민사회의 입장(전문)

압박과 제재를 거둬야 대화는 시작됩니다

5월 21일, 미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출범 100일을 맞은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무리하고 북한에 접촉을 제안해 놓은 상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취임 4주년 연설에서 남은 임기 1년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남북, 북미대화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새로운 길을 찾는 회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각계시민사회의 의견을 담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유예를 공식 선언해야 한다.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끄는 ‘전략적 인내의 시즌 2’가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하노이 노딜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이 대화에 나오라 한다고 북한이 선뜻 호응할 상황이 아니다. 대화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다.

둘째, 대북제재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하노이 노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일부 대북제재 해제를 교환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쟁점은 ‘선비핵화’에 있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선비핵화’와 다를 바 없으며 협상의 입구를 좁힐 뿐이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제재 해제를 단계적 동시행동의 상응조치로 제안한다면, 북한의 선비핵화 대신 북미간 신뢰구축을 지향하고 있다는 유의미한 신호가 될 것이다.

셋째, 바이든 정부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결단해야 한다.

남북은 이미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북의 종전선언은 남북미중의 평화체제 구축 협상과 맞물려 진행될 때 실효적인 의미를 갖는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도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지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한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1953년 정전 이래 지금까지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시작해보지도 못한 것이 한반도 평화의 현 주소이다. 종전을 지지한다는 수사가 아니라 미국의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

넷째,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쿼드 참여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대중국봉쇄정책의 일환으로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공공연히 표방해 왔다. 한국의 쿼드 참여가 줄곧 거론되더니 실무그룹 참여가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임시배치된 사드의 추가 배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와 같은 과거사 야합이 시도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을 중심으로 대중국봉쇄정책의 큰 틀 속에서 대북정책을 이끌고 갈 것’이라는 점은 한반도 평화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봉쇄정책에 편입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도, 남북관계도 저당 잡히는 일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미국의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틀에 빨려 들어가는 회담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미국의 압박도 압박이거니와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불평등한 한미동맹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는 크다. 주권과 평화를 위해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는 강대국 중심의 패권 시대를 마감하고, 연대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자국의 패권유지를 위해 우방국들을 압박하며 미중패권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에 다시 대결과 전쟁의 기운이 높아지길 원치 않는다. 우리는 정부가 강대국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가 아니라 연대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편에 서기를 바란다.

낡은 동맹의 틀에서 벗어나 평등한 한미관계로, 우리의 국익과 주권, 평화를 지키는 회담이 되기를 촉구한다.

2021년 5월 18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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