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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일 토요일

명진스님 건강 악화에 줄 잇는 '단식 중단' 호소


수불스님, 백기완 소장 "이제 단식 멈춰달라" 한목소리
  • 김정현 여수령 기자
  • 승인 2017.09.03 03:08
  • 댓글 6


명진스님 단식정진단 모습.
명진스님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며 단식에 나선 효림스님이 '단식 9일' 만인 2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가운데, 단식 16일을 맞은 명진스님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수불스님은 2일 오후 7시30분께 ‘명진스님, 이제 단식을 멈춰주십시오’ 제하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수불스님은 “오늘로 단식 16일째를 맞고 있는 명진스님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수행자로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납은 자칫 불행한 사태로 번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며, 명진스님께 ‘이제 그만 단식을 멈추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수불스님은 “명진스님께서 목숨을 걸고 추구하시는 가치와 지향은 스님 한 분이 짊어질 수 있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저를 포함해 모든 종도들이 함께 나눠야 할 과제이자 명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종수교를 위해 위법망구를 사양하지 않는 스님의 원력을 이제 대중에게 회향하셔야 한다”며 “스님께서 추구하고 있는 바는 대다수 종도들의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단식 중단을 거듭 호소했다.
오후 2시 경 스님을 찾아와 단식을 만류한 조정래 작가. 사진=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조정래 작가가, 저녁 6시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각각 명진스님, 효림스님을 찾아와 단식 중단을 권고했다.
독재정권에 의해 고문당한 과거를 회고한 백 소장은 명진스님에게 “스님은 나이가 있어 개인의 의지와 달리 위험할 수가 있다. 저혈당의 위험성이 크다고 하니 단식을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진스님은 “여기까지 와주셔서 고맙고 또 죄송하다”고 답한 뒤 “조금만 더 버텨보겠다”며 중단을 거부했다.
이후 불자 60여명이 참가한 저녁 7시 촛불모임에서 백 소장은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조계종의 현실을 안개에 빗대 설명했다. 백 소장은 “날이 밝아도 뽀얀 안개가 끼면 발을 내딛기 어렵다. 옛 어른께서는 ‘안개가 사람의 앞길을 막지만, 해가 조금만 떠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지고 만다. 그러니 가던 길을 서둘러 갈 필요는 없어도 멈추지는 말라’고 하셨다”면서 “절집에 양심이 있다면 다 같이 나와 ‘함께 밥을 굶겠습니다’ 할 텐데, 그러지 않는 것 보니 절집이 썩었는가 보다. 명진스님과 효림스님은 결코 이 싸움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이 자리에 찾아오는 것이 좀 버겁다고 그것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 소장은 “썩어 문드러진 절집을 바로잡는 것은 자본주의가 우리를 지배하는 이 땅의 어두운 것을 몽땅 제거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역사적 사명, 인간적 사명, 문명사적 사명을 가지고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스님의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 중단을 권고하는 모습. 사진=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명진ㆍ효림스님 건강 악화 소식을 듣고 모여든 불자들이 2일 저녁 7시 촛불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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