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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5일 화요일

엄마와 함께 논둑길 산책 나선 행복한 새끼 고라니

엄마와 함께 논둑길 산책 나선 행복한 새끼 고라니

윤순영 2017. 09. 06
조회수 626 추천수 0
모처럼 동반 산책, 보통은 새끼 숨겨놓고 어미만 활동
엄마는 잔뜩 긴장해 경계 늦추지 않지만 새끼는 신나 앞장

크기변환_DSC_8684.jpg» 논에 몸을 숨기고 주변을 살피는 암컷 고라니. 다른 고라니에 비해 유난히 귀가 크고 털이 무성하다.

지난 6월 파주 송촌리 평야 논둑길을 거니는 고라니를 만났다어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미가 움직일 때마다 뒤따라 가는 새끼가 얼핏 보인다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다벼와 풀들이 높게 자라 새끼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크기변환_DSC_8695.jpg» 새끼가 딸린 고라니였다. 오른쪽 짙은 고동색이 새끼다.

크기변환_DSC_8705.jpg» 먼 거리에서도 새끼의 안전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물끄러미 필자를 쳐다본다.

고라니 어미는 대개 새끼를 숨겨두고 활동하지만 오늘은 새끼를 데리고 움직이고 있다새끼를 혼자 두는 습성 때문에 종종 홀로 있는 새끼를 발견한 사람이 길을 잃었거나 버려졌다고 착각해 잘못 구조하곤 한다

모든 야생동물들이 그렇듯 인기척을 느끼면 자리를 피하기 마련이다조심스럽게 지켜보며 촬영했다.

크기변환_DSC_8720.jpg» 어미 뒤를 따라가는 어린 고라니는 풀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고라니는 어릴 때 몸 전체에 짙은 고동색을 띠고 등과 옆구리에 흰 반점이 나 있어 위장에 적합하다.

크기변환_DSC_8749.jpg» 걸어가는 와중에도 어미는 새끼가 마냥 귀여운지 몸을 핥아 준다.

어미가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새끼는 어미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마냥 즐거워 한다어미가 잠시 앉아 쉬는 사이 새끼는 어미 곁으로 다가가 재롱을 부리고 어미는 새끼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잠시 쉬는 동안에도 새끼는 어미가 좋아 뺨을 맞대고 혀로 얼굴 맞춤을 한다.

크기변환_DSC_8769.jpg» 잠시 쉬어가는 틈을 타 고라니 새끼가 어미의 귀를 핥으며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크기변환_DSC_8771.jpg» 어미도 마냥 좋은 표정이다.

어미는 새끼를 꽤 오랫 동안 데리고 다니더니 논으로 들어가 앉는다어미의 얼굴만 빼꼼히 보이고 새끼는 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새끼가 달려있는 어미는 평상시와 달리 경계심이 강하다

고라니는 단독생활을 하며 대개 새벽과 해질녘에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물을 좋아하며 하루에 보통 두 번 정도는 물가에서 물을 먹고 헤엄도 친다수영을 잘하는 동물이다영어 이름이 ‘물 사슴’(Water Dear)인 이유가 있다.

크기변환_DSC_8786.jpg» 호기심 많은 어린 고라니가 길을 재촉하는 것 같다.

크기변환_DSC_8805.jpg» 새끼는 겁 없이 앞서 간다.

놀라면 토끼처럼 높게 뛰고 귀소성이 있기 때문에 처음 있던 곳에서 멀리 떠나지 않고 되돌아오는 습성이 있다고라니는 채식을 하며 먹이를 그다지 가리지 않는다야산의 중턱 이하 산기슭이나 강기슭억새가 무성한 황무지풀숲 등에서 살며 계절에 따라 사는 장소를 옮긴다.

크기변환_DSC_8807.jpg» 어미는 계속 주변을 살핀다.

크기변환_DSC_8815.jpg» 새끼 고라니도 주변을 살펴본다.

봄에는 논밭과 풀숲여름에는 버들 밭이나 그늘진 냇가가을에는 풀숲과 버들 밭곡식 낟가리 속에서 발견되며겨울에는 양지바른 논둑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3~6월에 여름털로 바뀌고, 8~10월에 겨울털로 바뀐다

111월 짝짓기 철에는 암컷 고라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관계인 수컷 고라니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 암수 고라리가 뒤섞여 질주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이때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임신기간은 170210일이며, 56월에 한 배에 13마리를 낳는다.

크기변환_DSC_8816.jpg» 어미가 새끼 안전을 위해 앞서 나간다.

한국과 중국이 원산이며 몸 길이 약 77.5100어깨 높이 약 50꼬리 길이 67.5이며 몸무게는 911이다거칠고 두꺼운 모피의 상부는 황갈색이고하부는 흰색이다

수컷도 뿔이 없으나 송곳니가 입에서 밖으로 길게 자라 삐죽 튀어나온다. 송곳니는 끝이 구부러져 있으며 약 6㎝에 이른다번식기에 수컷끼리 싸울 때 쓰인다. 눈 밑에 냄새를 분비하는 작은 샘이 있다.

크기변환_DSC_8822.jpg» 마냥 즐거워 뛰어 노는 고라니 새끼.

금강산오대산설악산, 태백산맥, 소백산맥 등을 포함하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중국의 양쯔강 유역장쑤 등지에도 분포한다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서는 '취약'으로 지정해 두었으나한국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오히려 농작물 피해를 상습적으로 입혀 농민들이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동물이다.

·사진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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