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은 ‘농아인의 날’

6월 3일은 ‘농아인의 날’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등록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 정도인 264만 4700명. 그중 청각 및 언어 장애를 지닌 농아인은 41만 명을 웃돈다. 농아인의 날을 맞아 이들의 언어인 ‘수어’, 장애 관련 기념일 등을 알아보자. ‘시각 장애인의 아버지’인 박두성 선생 이야기도 담았다.

△농아인과‘농아인의 날’
농아(聾啞)는 청각 장애인과 언어 장애인을 말한다. 청각 장애인은 청력과 평형 기능에 장애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따라서 농아는 청각 장애인 가운데 수어를 일상으로 사용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농아인의 날은 농아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1997년 만들어졌다. 1946년 조선농아협회(지금의 한국농아인협회)가 설립된 날이 6월이다. 여기에 귀 모양을 닮은 숫자‘3’이 합쳐져 6월 3일이 농아인의 날이 됐다.

△‘보이는 언어’수어
청각 장애인들은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어 ‘보이는 언어’를 사용한다. 이처럼 손으로 대화하는 언어가 ’수어’(手語ㆍSign language)다. 한국수어는 ‘한국수화언어’의 줄임말로, 한국어나 영어와 같은 독립된 언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손과 손가락 모양, 손바닥의 방향, 손의 위치나 움직임 등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하나의 동작이라고 해도 표정이나 손가락 방향에 따라 뜻이 뒤바뀐다. 그런데 몸동작과 표정을 활용한다고 해도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가 존재한다. 신조어나 고유명사, 이름 등이다. 이럴 때 활용하는 게 바로‘지화’다. 수어를 활용해 한글 자모음, 숫자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수어를 언제부터 사용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이옥(1760~1815)의 한문소설 ‘신아전’에 나오는 농인 대장장이 신탄재가 손짓과 몸짓으로 고을 아전과 소통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 참고로 TV에 출연하는 수어통역사들은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고 액세서리도 착용하지 않는다. 언어 전달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장애 관련 기념일

이소별은 청각 장애인 배우로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청각 장애인 별이 역으로 출연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농인의 공용어인 한국수어의 사용 권리를 높이는 법정 기념일이 ‘한국수어의 날(2월 3일)’이다. 한국수어가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게 된 ‘한국수화언어법’제정일(2016년 2월 3일)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특히 2021년에는 한국수어교재 ‘수화(1963년 제작)’가 문화재로 등록됐다. 서울농아학교(현 국립서울농학교) 교장과 교사들이 수어를 체계화하고 한글로 설명한 교재다. 
‘장애인의 날’은 4월 20일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활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1년부터 법정 기념일이 됐다. 11월 4일은 ‘점자의 날’이다.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시각 장애인이 한글 표기를 점자로 쓰고 읽을 수 있도록 고안한 6점식 점자 ‘훈맹정음’을 발표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훈맹정음은 세로 3개, 가로 2개 등 6개의 점으로 표기된 기호를 촉각으로 감지해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두 64가지의 조합으로 한글을 표현할 수 있다. 148㎡ 규모의 ‘송암점자도서관(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을 방문하면 선생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글쇠 6개를 조작해 원하는 점자를 찍어낼 수 있는 ‘점자 타자기’는 선생이 생전 직접 사용한 물건이다. 

△농아인과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에티켓

청각 장애인이라고 모두 수어를 쓰는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 방법을 미리 물어봐 주는 게 필요하다. 언어 장애인의 대화 속도는 비장애인만큼 빠르지 않다.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게 좋다. 수어통역사가 옆에 있어도 상대방의 얼굴과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소음이 있을 경우 가까이에 앉아 대화한다. 입 모양과 발음은 크고 정확하게 하되, 상황에 맞는 체스처도 활용한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유튜브 ‘주넌쌤의 수어놀이터’에서는 노래로 수어를 익힐 수 있다. 한국수어사전(sldict.korean.go.kr)에서도 동영상으로 수어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