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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7일 수요일

토론회서 ‘고발사주 의혹’ 변론하다 본전도 못 찾은 윤석열

 

홍준표 “여긴 대선 토론장, 딱하다” 원희룡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건지…”

27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도 춘천시 G1(강원민방) 방송국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강원 합동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1.10.27.ⓒ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고발사주 의혹을 변론하려 했지만, 되려 다른 후보로부터 면박만 당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G1(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대뜸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전날 밤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고발사주 의혹은 자신을 흠집 내기 위한 여권의 공작이라는 점을 강변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이 이뤄진 통화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된 시점부터, 송영길 대표가 공개적으로 수사를 압박했고, 공수처는 송 대표의 요구에 따라 움직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할애하면서 송 대표의 발언과 공수처의 수사 상황을 하나하나 대조해 가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에게 "이 전체적인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원 전 지사는 당황한 듯 "구체적으로 무엇을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다만 원 전 지사는 "송영길 대표는 민주화운동 세력의 대표적 인물 아니냐"라며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이들이 검찰 개혁이라고 쓰고 검찰 장악이라고 읽는 위선과 권력의 탐욕 현장을 보는 것 같아서 민주주의의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윤 전 총장이) 말한 각론 부분은 솔직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 총론만"이라고 말했고, 원 전 지사는 "부당한 압박에 대해 당당히 맞서서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답하며 다른 질문을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계속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 특정하지 못해서 성명불상자가 작성했다고 하고, 이 정도 되면 손준성 검사로 하여금 영장실질심문에 응하게 만든 것 자체가 의무 없는 자에게 직권남용을 하는 게 되는데, 이 정도 되면 구속영장 청구는 거의 직권남용에 준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일방적인 질문에 원 전 지사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원 전 지사는 "잘 모르겠고, 윤 전 총장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경제적 공동체니 직권남용의 확장 적용이니 해서 우리나라 법치주의에 매우 근본적인 논쟁이 되는 (사안의) 중심이 되는 분이라, 저한테는 (이와 관련된 의견을) 묻지 말아달라"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의 이러한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좋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수차례 말을 끊으려고 했지만, 원 전 지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답변을 마쳤다.

윤 전 총장은 홍준표 의원에게도 "계속 여당 당 대표가 공수처를 압박하는데 소위 말하는 '영장사주' 아니냐.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전 딱하다 생각되는데, 여긴 대선 토론장"이라며 오히려 윤 전 총장을 훈계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토론장이니까, 남의 당 대표가 우리 당 경선 일정을 감안해서 국민의힘 후보 결정전에 빨리 강제 수사하라는 게, 우리가 대선 토론에서 못 다룰 주제냐"라고 발끈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이 정책 토론하자고 할 때가 언제인데"라고 맞받아치자, 윤 전 총장은 "이건 중요한 정치 현안이고 정책 토론이지, 인신공격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우리가 묻지도 않았는데, (윤 전 총장 스스로) 그걸 쟁점화해서 대선 토론장에 (들고) 나온 것"이라며 "본인이 수사할 땐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당할 땐 정치 공작이냐"라고 쏘아붙였다.

홍준표에 집중 공격했지만
여유 있게 웃어넘긴 홍준표
"인신공격하는 거 보니 답답한 모양"

27일 오후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도 춘천시 G1(강원민방) 방송국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강원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웃는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21.10.27.ⓒ뉴시스

그동안 토론회에서는 주로 수비에 집중했던 윤 전 총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공격적인 질의를 이어갔다. 각종 논란으로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지자 토론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공격 대상은 윤 전 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 의원에게 집중됐다. 윤 전 총장은 상대적으로 홍준표 캠프에 세 결집이 안 되는 점을 언급하며, 홍 의원의 리더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저는 정치 초심자인데 많은 분이 온다. (그런데) 홍 의원 쪽에는 상대적으로 그게 적다"며 "복당하는 때에도 동료 의원들이 참 많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치하면서 한 가지 분명한 건, 저는 계파를 만들지 않고 (계파에) 속해본 적도 없다"며 "(정치에 입문한) 26년 동안 단 한 번도 계파의 졸개가 되어 본 일이 없다. 그래서 난 계파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본인이 동료나 후배에게 말씀을 함부로 한다거나 독선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며 공세를 펼쳤다.

홍 의원은 "지금 윤 전 총장 진영에 가 계신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앉아서 사람들 우르르 끌어모아서 10년 전 하듯, 그건 구태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 전 총장이 홍 의원 측 인사를 언급하면서 "인신공격 같으니 (이건) 질문하지 말기로 하고"라고 말하자, 홍 의원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홍 의원은 "(이미) 인신공격을 다 했다"며 "(윤 전 총장이) 인신공격까지 하시는 거 보니, 이제는 답답한 모양"이라고 뼈 있는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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