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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지금도 독과점·불공정 심각, 배민·요기요 결합 안된다"

 [인터뷰]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의 경고... "배달앱 독과점, 모든 소비활동 빨아들일 것"

20.11.20 08:04l최종 업데이트 20.11.20 08:04l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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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던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DH 측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선 DH의 자회사인 요기요를 먼저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스타트업이었던 우아한형제들이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5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건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성공 신화다. 하지만 두 기업이 한 몸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국내 배달 앱 1위 사업자인 배민과 2·3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배달통이 결합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하는 초거대 독점 배달앱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내 배민의 지분율은 55.7%이고, 요기요·배달통 지분율은 각각 33.5%·10.8%이다. 

'혁신'이라는 편익과 '독점'이라는 부작용의 경중을 따져본 끝에 공정위는 결합을 승인하되 요기요 매각을 통해 결합 후 시장 점유율을 60%대로 낮추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DH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동 걸린 배민 인수... 소상공인 우려는 여전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거대 배달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시민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결합을 하지 않은 지금도 독과점·불공정 문제가 심각하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팀장은 "오프라인 기업 간 결합과 온라인 기업 간 결합은 무게감이 다르다"며 "마트 상품을 배달하는 B마트처럼 배달앱이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중개를 넘어 '점주들의 영역'까지 진출하면 장기적으로는 배달앱에 생필품 판매 등 소비 활동 전체가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배달앱의 등장을 혁신으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배달앱이 나타나면서 중소상공인들이 전단지를 붙일 필요 없이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정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게 됐지만, 광고 타겟층이 달라 배달앱 광고와 전단지를 둘다 사용하고 있다"라며 "중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DH 측에 "기업결합 요구에 앞서 지금도 배달앱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 행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배달앱 입점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상생 협의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주호 팀장과의 일문일답.

"덩치 커진 배민, 향후 자체 제품 판매까지 나설 것"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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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가 DH의 배민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요구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공정위의 판단은 99% 독점은 안된다며 (지분의) 30%를 덜어내라는 이야기다. 한 기업이 60% 정도의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면 괜찮다고 본다는 건데, 동의할 수 없다. 기업결합을 하지 않은 현재도 독과점·불공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두 기업이 합쳐지면 독과점은 더 심해지고 소비자와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공정위가 어떤 식의 기업결합도 승인해서는 안된다."

- DH도 반발하고 있다. '자영업자, 라이더, 소비자 등을 포함한 지역 사회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DH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 있다. 배달앱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요기요를 매각하면 그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 시스템 작동 원리들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DH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요기요 매각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모두에게 도움이되지 않는다'라고 하는 건 겁주기를 넘어 협박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DH가 기업결합 추진에 앞서 지금도 나타나고 있는 독과점·불공정 문제를 어떻게 불식시킬지 설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

- 기업결합 심사는 두 기업이 하나가 되는 데 따른 긍정 효과가 시장 경쟁 제한·독과점과 같은 부작용보다 큰지 따지는 절차다.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건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 건데, 기업결합의 긍정 효과를 꼽자면?

"배달앱 입점 사업자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입점 업체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달앱을 하나만 쓰기가 어렵다. 광고비 집행을 안 하더라도 음식점 리스트에 이름은 올려놓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비용이 이중 삼중으로 든다. 하지만 정작 중소상공인들이 문제 삼는 것은 광고비 중복이 아니라 높은 광고 수수료율이다. (기업겹합 시) 이중으로 들던 광고비가 처음엔 줄어들 수 있지만, 나중에 광고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비용은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기업결합이 중소상공인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 배달앱 시장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혁신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달앱이 나오기 전에는) 중소상공인들이 전단지를 붙이고 한 번 본인들에게 주문했던 단골들 명단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그러다 배달앱을 통해 빅데이터로 소비자 정보를 활용하게 되면서 전단지 붙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조사해보니, 중소상공인들은 배달앱 광고와 전단지를 둘 다 사용하고 있었다. (배달앱 광고와 전단지의) 광고 타겟층이 다르다보니 어느 한쪽을 포기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용이 증가했다."

- 배민과 요기요의 결합이 낳을 부작용은 뭔가?

"우선 소비자들이 누렸던 혜택들이 줄어들 것이다. 현재는 업체들이 가격 할인이나 빠른 배송 등 경쟁적으로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 않나. 독과점이 되면 장기적으로는 이런 혜택들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 데이터 독점이나 알고리즘 조작 등 우려도 많다.

"맞다. 이는 배달앱의 문제만은 아니다. 네이버가 자사 입점 사업자에 유리하게 알고리즘 노출 순위를 바꿨다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네이버뿐 아니다. 현재 택시업계는 택시와 소비자를 이어주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택시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사 택시 브랜드 '카카오T블루'에 택시 호출을 몰아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배민 또한 중개를 넘어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여기서 수익이 극대화되도록 조치할 가능성이 크다."

- 오프라인 기업들 간 결합과 온라인 기업 간 결합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은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어 대형마트가 동네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지역 중소상인과 마트의 품목은 다를 수 있다. 영업 시간도 다르다. 그런데 온라인 영역은 시간과 품목 등 모든 영역을 뛰어넘는다. 게다가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B마트처럼 배달앱이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중개를 넘어 '점주들의 영역'까지 진출하면 장기적으로는 배달앱에 생필품 판매 등 소비 활동 전체가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이 오프라인보다 더 커질 수 있다."

"배달앱 시장, 더 나은 혁신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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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가 DH-우아한형제들 간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부분이 '시장 획정'의 문제였다. 배민·요기요·배달통이 포함된 시장을 '배달앱 시장'으로 볼 것인가 '배달음식 시장'으로 볼 것인가였다. 어떻게 봐야 할까?

"DH쪽에서는 대형마트나 동네 마트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배달 시장 전체로 봤을 때 독과점이 없는 게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은 '대체가 가능하냐'다. 현재 배달 대행, 동네 마트를 통한 자체 배달 서비스가 빠르게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배달앱 시장으로 대체되고 있다. 장기적으론 주변의 유통 생태계를 빨아들일 수 있다."

- 하지만 배달앱 시장은 진입장벽 자체가 높지 않은 데다 쿠팡의 배달앱 서비스 '쿠팡이츠' 등 대기업의 진출까지 활발해 시장 점유율만으로 경쟁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쿠팡이츠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 단계일뿐 배달앱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긴 어렵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신규 업체와 경쟁이 일어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도 한 번 고착화 되고 나면 경쟁자가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배달앱은 가입자 수 확보가 관건인데 단시간 내 구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프라인 못지 않게 진입장벽이 높다."

- 과거 공정위가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 인수를 조건부 허가한 적이 있었다. 당시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두 회사 점유율은 87%였는데 쿠팡 등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지배력은 약해졌다. 그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87%로 적지 않았지만 (DH-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시 시장 점유율인) 99%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 혁신 가능 여부도 다르다. 쿠팡은 거래를 단순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달 서비스를 혁신했다. 총알 배송을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배달앱 시장은 더 나은 혁신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금 쿠팡이츠에도 특별한 혁신 요소가 보이진 않는다."

- 기업결합 이슈를 떠나, 플랫폼 사업자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공정위에서 내놓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어떻게 평가하나?

"플랫폼 사업자에 계약서 작성 의무를 부여하는, 그야말로 최소한의 안전 장치다. 지금도 알고리즘 순위 조작이나 수수료의 일방적인 변경 등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규제하려 한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점점 기존 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피해 구제다. 불공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정위에 제소하고 결과가 나오면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현재 방식은 온라인 영역에선 적용하기 어렵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사업자들은 대체적으로 영세하기 때문이다. 불공정 행위가 계속된다면 공정위 신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문을 닫을 것이다."

-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전 협의 절차가 중요하다고 본다. 일례로 민주노총 산하에 있는 서비스연맹에 배달 플랫폼 노동조합이 있는데 현재 배민과 사회적 협의체를 꾸리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기존 유통업체들보다 (소비자·입점 사업자 간 관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인정한다. 배민도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했다가 반발이 일자 없었던 일로 하고 중소상인들과 협의했다. 다만 이를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구속력이 있도록 협의 체제 구성이 법을 통해 의무화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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