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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5일 수요일

“촛불의 힘은 동맹보다 강하다!”

<칼럼>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유영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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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2: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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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미대사관 둘레 평화행진’에 나서자

“이게 다 미국 때문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 평화 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이 준비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고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북의 일부 제재 해제 요구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볼턴은 사실상 북의 ‘선 비핵화’ 등 일방적 굴복을 요구하는 ‘노란봉투’까지 내밀었다.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외교의 정석을 무색케 한 것이다.
미국은 이후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간 협력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 심지어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지원마저 가로막아 의료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 미국 무기 강매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횡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주없이 평화없다!”는 구호가 절로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우리가 이런 기차 여행을 다시 할 이유가 있을까?"
2017년의 전쟁위기가 전변되어 2018년에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가 열린 것은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시작으로 한 북의 선제적이고 주동적 조치에 크게 의존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로 결렬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귀국길에 “우리가 이런 기차 여행을 다시 할 이유가 있을까?”라면서 실망감을 표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미 쌍방의 리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불신과 대결로 점철되어온 북미관계 70년의 역사로 보나, 북미 양국의 요구를 포괄적이고 균형있게 담은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북미 양국이 서로의 핵심적 요구를 대등하고 균형있게 풀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적·단계적 실현’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역설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병행 외에 대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현시점에서 북미 양국 모두 정세의 파탄을 원치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양국의 저강도 압박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불신과 대결이 격화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한으로 제시한 올해 말까지 북미 간 협상의 가닥이 잡히지 않으면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위기가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미동맹의 굴레
문재인 정부가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문제를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풀어간다는 입장은 스스로 독자적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유엔제재를 결의한 프랑스도, 미국의 맹방인 캐나다도 하고 있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우리나라는 못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한미동맹의 구조적 한계와 함께 문재인 정부 자체의 한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모든 남북관계의 발전이 한미동맹에 가로막혀있다. 한미동맹에 발목 잡혀 남북관계 진전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북은 불만과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종속적 한미동맹의 굴레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한반도 평화도, 남북관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인으로 당당하고 책임있게
얼마 전 김천 사드철거 집회 때 한 시민이 “사드가 들어온 것은 바로 우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부 인사가 아니고 지역에서 사드 철거 투쟁에 함께하는 분이 자기 성찰적인 얘기를 하니 호소력과 설득력이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주동적 조치도, 문재인 정부의 노력도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 앞에서 힘이 부치는 것 같다. 이제 남쪽에서 미국의 패권과 횡포에 가장 시달려온 우리 민중이 나서야 한다. 트럼프의 돌출 행동도, 여전히 대북 공격을 꿈꾸는 볼턴의 네오콘적 음모도, 차차기 미국 대통령을 노린다는 폼페이오의 야심도, 문재인 정부의 한계도 우리가 넘어서야 한다.
우리는 2002년 효순·미선투쟁 때 미대사관을 촛불로 에워싸는 투쟁으로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강의 미국이지만 턱도 없다던 매향리 미군국제폭격장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폐쇄하기도 했고,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을 지으려는 시도도 좌절시킨 바 있다. 숙명론도 패배주의도 떨쳐버리고, 방관자적 태도도 벗어버리고 이 땅의 주인인 우리가 당당하고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우리가 미대사관 둘레 평화행진을 제안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이자. 6월 1일 오후 2시, 미 대사관 앞으로!
마치 승전국처럼 북에 대해 선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북의 비핵화 선행조치에 상응하는 종전선언과 제재해제를 요구하자.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사드 철거를 요구하고,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지만 70년 넘게 묻혀온 한국인 원폭 피해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자.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실현에 나설 것을 요구하자.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웠던 촛불을 평화의 촛불로 진화시키자. 자주와 평화, 통일의 문을 여는 열쇠는 우리 민중의 손에 있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전 애국크리스챤청년연합 부의장
전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사무처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전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대전충청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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