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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3일 금요일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1년 5개월만 한반도 '찬바람'


한미 훈련 맞불? 美 '군사적 옵션' 경고에 맞대응?

2019.05.04 10:57:33


북한이 4일 오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5호를 쏘아 올리며 스스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양측이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재개되면서, 교착국면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더 큰 난관에 부딪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보본부는 4일 "북한은 오늘 오전 9시 6분경 호도반도(원산) 일대에서 불상 단거리 미사일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며 "이번에 발사된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시점에서 북한 당국이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북한 쪽에서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표면적으로는 한미 양국 공군이 지난 4월 2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민족끼리> 등 대남 선전매체들은 3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전개훈련과 관련해 한미 당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5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대변인은 458일 만에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남한) 당국은 (중략) 과거의 체질화된 도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북남 관계를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한미 간 훈련을 비난한 바 있다.  

과거 한미 연합훈련 시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맞대응 한 전례가 있지만 북미 대화가 가동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라는 점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발산하는 압박 메시지에 대한 맞불 성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하노이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회담 실패를 예견하며 "대북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달 24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며 대북 정책 기조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경로변경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면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참으로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연장선에서 북한이 북미 협상을 완전히 무효화시킬만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도발 행위를 회피해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한 대목은 미국의 태도에 따라 대화와 대결 두 가지 길이 모두 열려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도발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며 조성됐던 한반도 평화국면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9~10일로 예정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인도적 지원 문제가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한 뒤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 겹치면서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방부 발표를 지켜봐 달라. 청와대 입장은 정리되는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1128@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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