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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3일 수요일

도처에서 가시화되는 미국 패권 붕괴


김성훈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4/08/13 [23:29]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이 패권유지를 위해 2011년 제기한 전략은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 전략”으로 압축된다. 표현에서도 드러나고 있지만, 미국은 2000년대 들어와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 북한의 연이은 핵 시험 등에 의해 타격 받은 기존의 동북아지역 패권을 되돌려야 하는 입장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와 관련하여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4월 21일,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은 지정학적 유행이나 정치적 시급성을 좇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해, 안보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계산한 결과물”이라며 “미국은 아·태 지역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은 아시아에서의 패권유지에 자신의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동북아지역으로 무력을 집중해 북한, 중국, 러시아를 힘으로 제압해야 하며, 이는 전통적 대러 전선인 동유럽과 이란, 시리아 등 반미국가가 도사리고 있는 중동지역에서의 절대적 안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미국은 경제위기에서 탈출해 국가 재정과 민생을 안정화하는 한편,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이 건재함을 내외에 과시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구상은 세계 곳곳에서 파탄 나고 있다. 미국은 대러시아 견제의 요충지인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게 군사, 외교적으로 완전히 망신만 당하였으며, 중동에서 무력을 빼내기는커녕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하고 공습을 재개하는 등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미국의 경제난은 언론보도와는 달리 여전히 늪에 빠진 형국이며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동유럽에서 망신당한 미국 미국은 그동안 구 소비에트 연방 소속이었던 리투아니아·폴란드·라트비아·벨라루스 등을 나토(NATO)로 편입하고 이 지역에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목적의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구축하려는 이른바 “동진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림 1> 동유럽 한복판에 핵미사일 배치한 러시아와 허를 찔린 미국(자료 : 세계일보)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2년 6월경 미국의 압박에 맞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발사되는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을 동유럽 한복판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배치해버렸다.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이 탄도미사일의 유효 사거리는 400㎞가량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일 경우 480㎞ 거리의 표적도 공격이 가능하다. 따라서 새로 편입된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폴란드·라트비아·벨라루스의 주요 지역들이 사정권 내에 든다. 미국으로서는 완전히 허를 찔린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선택은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를 자기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러시아 서쪽 국경에 맞닿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갖고 있으며, 과거 소련시절부터 우주 개발 중심지이자 지하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동남부 흑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크림반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가 필요한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한 군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강한 러시아’를 이룩하려는 러시아 입장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자기 세력권 내에 편입한다면, 이는 대러 전선에서 확고한 힘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심각한 정치군사적 타격을 입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2014년 2월, 미국이 CIA와 그 외곽조직 ‘전국민주재단(NED)’ 등을 동원하여 기존 우크라이나 정부를 신나치주의 정치세력까지 지원해가며 억지스럽게 전복하려 했던 것도 궁지에 몰린 미국 입장에서는 무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유럽에서 던진 미국의 승부수는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으로 인해 완전히 파탄나고 말았다. 러시아는 3월 1일 흑해함대 기지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의 공항·정부청사 등 주요 시설을 장악한 후, 3월 21일 크림반도의 러시아 연방 병합을 원하는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의 결의와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 ‘병합안’에 최종 서명했다. 러시아는 한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고 이 지역을 사실상 접수해버린 것이다. 러시아는 실질적 군사행동을 하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 내의 정치공작에 매달리는 미국에 군사작전으로 대응하면서 흑해함대의 안정적 주둔근거지를 마련하였으며 이를 통해 향후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되었다. <그림 2> 우크라이나 현황(자료 : 세계일보)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대러 경제제제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상황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유럽연합(EU)28개국의 대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출은 큰 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3개국 산업생산이 감소 내지 정체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드라기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로존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은 대러 경제제제가 부메랑이 되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제제를 위한 미국 국무부의 아시아 압박도 굴욕적인 결과만 낳고 말았다. 중국은 러시아와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거래계약을 체결, 에너지 협력을 강화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는 8월 1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뉴델리를 방문하던 날 러시아-인도 사이에 ‘미국 달러를 대신하는 국제결제 이용 메카니즘 개발’에 대한 실무팀 조성안을 발표했다. 게다가 미국의 전통적 군사동맹국인 일본마저 원전 폐쇄로 인한 에너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가스 공급 협력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제제에 오히려 역공을 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8월 5일, 향후 1년간 유럽, 미국,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로부터 고기, 생선, 유제품, 열매채소 등 신선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해버렸다. 이로써 친미 서방진영은 과잉 농산물을 해소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EU의 총수출 중 러시아에 대한 식료품 수출비중은 연간 GDP의 0.8%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식품 수입 금지조치가 계속될 경우, 경제위기 속에서 연간 1%대 GDP 성장도 힘겨운 유럽이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즈 캐피탈(Barclays Capital) 등 초국적금융자본은 올해 유로존의 대러시아 수출이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2014년(+1.0%→+0.9%)과 2015년(+1.6%→+1.4%) 유로존 GDP성장률 전망을 벌써 하향 조정했다. 결국 미국은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치며 러시아에게 완전히 농락당한 데 이어, 우방국들 앞에서 망신만 당하고 있다. 중동에서 수렁에 빠진 미국 중동에서 무력을 철군시켜 아시아로 집중하려던 미국의 구상도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해 다시 수렁에 빠지고 있다. 종전을 선언하고 2011년 12월 16일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군했던 미국은 지역 정세 악화로 지상병력을 또 다시 파병했다. 미국은 2014년 바그다드에 해병대 50명과 육군 100여명 등 약 160명의 병력을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6월 16일 275명, 6월 30일 300명을 추가 파병하는 등 전체 800명에 달하는 미군을 이라크 현지에 주둔시키게 되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같은 날 바그다드에 비행장과 수송 경로 보안 강화를 위해 헬기와 무인기도 파견했다. <그림 3> 수도 바그다드 코앞까지 진격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세력(자료 : 세계일보) 미국이 어렵사리 철군한 이라크에 다시 지상병력을 투입한 것은 이라크 북부를 장악,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를 선포한 무장세력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며 연일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ISIL이 이라크 현 정부를 위협한다면, 미국으로써는 그동안 공들여온 이라크에서의 친미정부 안정화에 결정적 타격을 받는 셈이 된다. 미국은 ISIL의 공세에 대응하여 결국 8월 10일, F/A 18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하여 3번에 걸쳐 공습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또다시 이라크라는 수렁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라크 무력 개입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월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몇 주 내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미국은 대 이란 정책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채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 동맹국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지역 강대국인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하여 군사적 대응 대신 외교 협상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바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9월 27일, 이란 로하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핵 협상과 시리아 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킨다는데 합의하고, 2013년 11월 24일 잠정 합의안을 전격 공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은 8월 7일 양국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등 지금도 가시적 성과 없이 현재진행형이다. 협상 의제로 논의 중인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한은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과 관련된 국가 주권 문제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 실현하기위해 이란 핵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일단락되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은 마치 이란과의 핵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듯 한 모양새를 취해오면서 스스로 조급함을 드러내며 불리한 형국에 빠져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가운데, 전통적인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발에도 직면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잠정 타결에 미군 중심의 ‘방위정책 재검토’까지 언급하며 크게 반발했고, 이스라엘은 아예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력공격을 감행, 지역정세를 격화시켜버렸다. 이스라엘은 6월 30일에 발생한 유대인 청소년 3명 피살 사건을 빌미로 7월 8일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지상군까지 투입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000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1만명 가량이 부상당했다. 또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대변인은 22만2천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89개의 유엔 학교에 대피 중이라고 전했다. 전 인류의 비난 속에서 감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무리스러운 팔레스타인 공습은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당과 무장세력의 주축인 하마스 사이에 결성된 통합정부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중동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의 발목을 부여잡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했다. 마이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7월 20일 이스라엘로부터 탄약 공급 요청이 들어왔으며, 미국 국방부는 3일 동안 검토 후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강한 자위력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이번 무기 공급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오바마는 4일 이스라엘에 2억2500만달러에 달하는 긴급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법안에 서명했으며, 이스라엘 비밀 사이버정보부대 ISNU에 각종 정보 기술 및 장비, 자금을 지원해온 것이 같은 날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은 중동에서 이라크라는 수렁에 또 다시 빠져들면서도, 대 이란 유화정책으로 인해 전통적 동맹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진퇴양난에 처하게 되었다. 눈앞의 도전에 직면한 달러 패권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으로 수난을 당하는 사이,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달러 패권마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달러 중심의 세계질서에 정면 승부를 걸어온 세력은 다름 아닌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브릭스 국가들이다. 전 세계 인구의 46%,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1.1%를 차지하는 브릭스 5개국은 7월 15~16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의 금융 패권에 맞서 신흥국판 개발은행(NDB·New Development Bank)을 창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개발은행 외에도 1천억 달러 규모의 외환안정기금 또한 설립하기로 했다. 브릭스 5개국이 내놓은 개발은행과 외환안정기금 설립안은 2차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주도하여 창설한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각각 대항하는 국제기구가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전후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두 국제기구가 강력한 대항마를 만나 패권에 실질적으로 도전장을 받은 셈이다. 브릭스의 움직임이 달러 중심의 세계 금융기구를 겨냥한 대응이라면, 중국의 위안화 유통 확대 전략은 기축통화인 달러 자체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위안화가 국제무역에서 결제 통화로 사용되는 비중은 2012년 1월 1.9%에서 2013년 10월 8.7%로, 최근들어 네 배 이상 급상승하고 있다. 중국은 주요 교역국 통화 중 달러 외에 2012년 엔화와 직거래를 합의한 후, 호주 뉴질랜드 영국 한국 등과 차례로 통화 직거래를 개시하는 방식으로 위안화 결제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이 세계 GDP(국내총생산) 점유율에서 12.4%, 세계 무역점유율에서 11.4%를 차지하여 각각 2위와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볼 때, 전체 국제결제통화 중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급격히 상승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2025년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전 세계적 달러 기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정유사 Total CEO가 이제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로 결제해야 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제 유로존도 유로-위안화 직결 시스템을 갖춰 미국 달러에 대응하자”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중동의 원유생산국들과 중국, 프랑스 등은 2018년부터 위안화와 유로,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새로 만들려고 하는 공동화폐 등을 묶어 원유대금을 결제하기로 했으며, 상해협력기구(SCO) 회원국들도 공동의 화폐를 새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전되지 않는 경제난 달러 지위가 나날이 추락하는 가운데, 이를 지탱해야 할 미국의 국내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국제금융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GDP 중 68.6%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1/4분기 혹한으로 인한 충격적인 침체 이후 겨우 0.6% 반등하는데 그쳤다. 소비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고용현황도 여전히 나쁘다. 미국의 실업률은 2014년 7월 6.2%로, 6월 6.1%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며, 광의 실업률, 즉 넓은 의미의 실제 실업률은 7월 현재 12.2%에 달했다. 기존 취업자의 2/4분기 임금 상승률도 1/4분기에 비해 0.5% 상승하는데 그쳤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임금상승률이 계속 정체되는 것에 대해, 장기 실업자와 비정규직의 비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는 “실업률이 지난해 11월 7%에서 상당히 하락한 수치지만 고용 증가세 둔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의 정체 등으로 노동시장 성과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J.P. 모건 등 미국 내 금융사들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한마디로 고용의 질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개인소비와 고용현황은 미국 경제 내의 민생현황을 판단해볼 수 있는 좋은 지표이다. 국내대다수 언론을 포함한 여론은 미국 주가지수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을 이유로 미국 경제가 다시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미국 내 상위 1% 자산가 계층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 미국 패권 붕괴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의 세계 패권은 2014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붕괴, 균열 정도가 확연히 빨라지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던 미국 패권 붕괴의 징후들이 이제 현실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미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인류 역사 속에서 세계 패권자가 자신의 패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미국이 힘을 집중하려는 대상은 아시아-태평양, 그 중에서도 미국의 강력한 도전자들이 즐비한 동북아이다. 8월 18일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전개될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美달러패권 위기속, 미국 ‘극단선택’ 우려 확대…한국도 불안”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위상에 도전하는 기운이 커지면서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계기로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위기에 빠진 미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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