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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일 일요일

[우리말 바루기] 꽃샘추위

 

[우리말 바루기] 꽃샘추위

중앙일보

입력 

봄이 오는가 싶더니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 이른 봄 약화됐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세력을 회복해 기온이 내려가는 현상을 ‘꽃샘추위’라 한다.

풀어 보면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로 운치 있는 표현이다. 잎이 나오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라는 뜻으로 ‘잎샘추위’라고도 한다. 이때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은 ‘꽃샘바람’이라고 한다.

봄추위를 중국에서는 ‘춘한(春寒)’, 일본에선 ‘하나비에(花冷え)’라 부른다. ‘춘한’은 글자 그대로 봄추위를 뜻하는 단순한 말이다. ‘하나비에’는 ‘꽃추위’ 정도로 ‘춘한’보다 비유적 표현이긴 하지만 단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꽃샘추위’는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로, 추위를 의인화한 것이다. ‘춘한’ ‘하나비에’보다 시심(詩心)이 가득 배어 있는 말이다. 우리말이 시적이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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