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24년 2월 19일 월요일

베드로팅 휴식

 

베드로팅 휴식

  • 기자명 유진 
  •  
  •  입력 2024.02.20 08:00
  •  
  •  댓글 0
 
  •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미국 Z세대의 SNS에서 시작된 신개념 트렌드, #베드로팅(Bed Rotting)은 왜 생겼을까?


출처 :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

젠지 세대를 대변하는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른 신조어인 베드로팅(Bed Rotting)은 직역하면 ‘침대에서 썩기’라는 의미다. 종일 침대에 누워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휴식을 취하고 충전한다는 뜻으로, 몇 해 전부터 SNS, 특히 ‘틱톡’에서 화제 몰이를 했고 이후 각종 미디어에서 베드로팅 유행을 전파했다. 베드로팅의 대표적인 준비물은 역시 스마트폰이다. 원하는 영상물을 마음껏 시청하면서 맛있는 간식을 먹거나 간단한 홈트를 하는 등 휴식과 에너지 충전을 하는 일이 목적. 그렇다면 베드로팅은 실제로 우리의 정서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베드로팅의 시사 
이전의 우리에겐 ‘방콕’, ‘집콕’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다는 의미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쉬는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침대라는 공간으로 옮겨가 베드로팅의 유행이 다시 탄생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새로운 사회생활 형태에 맞닿은 Z세대들이 느끼는 불안이나 스트레스로부터의 도피를 원한다고 분석한다. 또 경제 침체와 부동산 가격 부담 등의 원인으로 그들의 주거 형태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거나 타인과 함께 사는 공동 주거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오롯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오직 ‘침대’로 한정됐다고 말한다.

 

삶의 휴식 
사실 일상 스트레스로부터의 휴식과 에너지 충전은 모든 세대를 아울러 꼭 필요한 요소이다. 틱톡 조회수가 3억600만 회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이슈를 이끈 베드로팅 라이프는 결국 쌓인 피로에 대한 휴식과 회복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침대는 수면을 위한 용도이기 때문에 잠을 잘 때만 이용하고 스마트폰 사용이나 음식물 섭취 등의 행동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적인 휴식을 원한다면 침대 밖 나만의 휴식 공간을 만드는 게 좋다고. 또 침대 위에서 수면 외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휴식이 아닌 일종의 회피 행동이 되거나 미디어 중독에 빠질 수 있으며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는 위험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건강한 휴식을 위하여: 마인드풀니스 
보통 우리는 휴식이 몸을 쉬는 행동과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베드로팅을 하거나 휴양, 스파를 하는 등 자신만의 휴식 방식을 선택한다. 그러나 휴식의 목적은 뇌의 피로를 풀어주는 방법이 돼야 한다. 뇌의 피로는 육체의 피로와 조금 다르다. 특히 뇌는 피로감이 쌓이면 몸의 피로와 달리 해소되지 않고 점점 축적된다. 그렇게 피로가 만성화되면 답답하거나 예민하고 분노하는 상태가 된다. <최고의 휴식>의 저자이자 미국 사우스베이에서 멘탈 클리닉을 운영하는 구가야 아키라는 결국 지친 뇌에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즉 마음 챙김 명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뇌의 축적된 피로감이 우리가 지쳤다고 인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명상으로 내면을 다스리는 방법을 통해 집중력을 기르고 마음의 근력을 키워야 심신이 휴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넘어져도 일어나는 힘
휴식은 쉬거나 논다는 등의 단순한 개념을 넘어 평소 나를 힘들게 만드는 요소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회복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최근 긍정 심리학에서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반응하는 마음의 힘을 뜻하는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회복탄력성이 높다면 외부 자극에 쉽게 꺾이지 않고 낙관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복의 시간 
심리 전문가 오은영 박사는 모 프로그램에서 평소 업무량이 많거나 일에 대한 강박, 스트레스가 큰 사람일수록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상태’를 숙제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휴식이라는 행동이 비생산적 퇴보가 아닌 회복의 시간임을 스스로 인식해야 오롯한 회복의 과정을 겪을 수 있고, 또 의식적으로 휴식의 시간을 만들게 되면 이후 원하는 업무에 대한 생산성과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휴식을 위한 베드로팅 트렌드는 SNS와 Z세대가 시작했지만 나를 위한 마음 다스리기와 휴식은 오늘을 사는 모두에게 꼭 필요하다. 회복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숙제처럼 꼭 해야 하는 치유 과정이기 때문이다. 

 

참고 도서 <최고의 휴식>(알에이치코리아) 

저작권자 © 여성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