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우리말 바루기] ‘낙엽’은 떨어지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2.11.03 00:02

다음 중 주어 또는 목적어와 서술어가 가장 잘 호응하는 것을 고르시오.

㉠낙엽이 떨어진다

㉡돈을 송금했다

㉢전기가 누전된다

㉣피해를 보았다

우리 속담에 ‘짚신도 제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어울리는 짝이 있다는 얘기다. 단어도 그렇다.

어떤 단어는 특정한 부류의 어휘하고만 결합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그에 알맞은 낱말을 골라 써야 한다. 이를 ‘의미상 선택 제약’이라 한다. 쉽게 얘기하면 단어도 저마다 잘 어울리는 짝이 있으므로 그 둘을 결합시킬 때 가장 조화롭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낙엽이 떨어진다’는 어떨까? 낙엽(落葉)은 한자어 구성상 나뭇잎이 떨어짐 또는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을 뜻한다. 단어 자체에 떨어진다(落)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낙엽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중복되는 겹말로, 둘은 어울리는 짝이 될 수 없다. ‘낙엽이 진다’고 하는 것이 좋다.

‘㉡돈을 송금했다’ 역시 송금(送金)이 돈을 부쳐 보내는 것을 뜻하므로 목적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못한다. ‘돈을 보냈다’고 하든가 그냥 ‘송금했다’고 해야 한다. ‘㉢전기가 누전된다’도 마찬가지다. 누전(漏電)이 전기가 새는 것이므로 ‘전기가 샌다’ 또는 그냥 ‘누전된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해를 보았다’가 정답이다.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으나 피해(被害) 자체가 손해를 입는 것이므로 ‘피해’와 ‘입었다’는 서로 호응하지 못한다. ‘피해를 보았다’고 하는 것이 좋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