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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3일 월요일

입 비뚤어진 사람의 케네디 흉내

강기석 | 2020-08-04 11:16:3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나는 박정희 전두환은 그만 두고라도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야 말로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추구했거나 그 비슷한 정권들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대 생각은 어떤가.

수사를 하지 말거나 삼가야 할 것들(노무현 대통령, 한명숙 총리, 정연주 사장, 미네르바, PD수첩, 광우병 촛불집회, 진보교육감 등)은 수사하고, 수사를 해야 할 것들(강기훈 유서대필, BBK의혹, 성완종 리스트, 국정원 댓글, 사자방 의혹, 최순실 게이트 등)은 수사하지 않아 이들 정권들을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 비슷하게 만든 핵심 역할을 검찰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대 생각은 어떤가,  

사진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청장, 그대 말이다. 신임 검사들에게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일장 연설을 했다는데 그 말은 그대가 그대의 가족에게 쏟아지고 있는 온갖 권력형 비리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당당히 수사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받아들여도 좋은 것인가. 동시에 나경원 의혹에 대한 수사도 드디어 개시하겠다는 선언인가. 그대는 자유만큼 평등을 중시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염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대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받고 있는 의혹, 기자를 꼬드겨 정치적 반대자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려던 음모야말로 (만일 사실로 밝혀진다면) 자유니 평등이니를 떠나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공격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일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도 그대가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범주에 들어가는가.

그대가 올해는 형사사법제도의 큰 변화가 있는 해라면서 강조 사항으로 ‘불구속 수사 원칙’과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꼽았다고 한다. 이어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 말은 정경심 교수를 악착같이 구속시켜놓고 만기가 되자 구속을 연장시키기 위해 혈안이 됐던 불과 몇 달 전의 검찰 행태를 이제라도 반성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렇다면 그대는 “나를 따르지 말고 나를 밟고 넘어라”라든가, “나를 밟고 올라서라”고 비통하게 장광설을 마쳐야 했는데 그만 미국 대통령 케네디 흉내(“국가가 그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그대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어라”)를 내고 말았다.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

그대의 큰 꿈이 어디에 닿아있는지는 충분히 짐작하겠는데, 글쎄다.

하기야 옛말에 “입 비뚤어진 사람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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