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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6일 일요일

‘한겨레가 보도한 최악의 사진?’… 언론의 검찰개혁 촛불집회 보도 행태

‘한겨레가 보도한 최악의 사진?’… 언론의 검찰개혁 촛불집회 보도 행태
임병도 | 2019-10-07 08:56:32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주말 서초역 사거리 네 방향에서는 제8차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7차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이 참가하면서 이슈가 되자, 언론사도 드론 등을 이용해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습니다.
집회가 끝난 뒤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오늘 한겨레가 찍어 보도한 최악질 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에는 조국 구속이라는 대형 펼침막 사진과 기사 본문 내용이 일부 담겨 있습니다.
게시자가 최악이라고 꼽은 이유는 사진 속에 나온 사람들은 조국 구속을 외치는 우리공화당 참가자들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우리공화당은 누에다리에서 서울성모병원 쪽에서 집회를 했는데, 사진은 서초역 방향에 있는 검찰개혁 촛불집회 단상을 보면서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공화당 모습을 담으려면 누에다리에서 서초역이 아니라 반대 방향에서 촬영했어야 합니다. 사진을 보면 오해의 소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MBC가 달라졌어요.
▲10월 5일 <MBC뉴스데스크>와 클로징 멘트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지상파는 <MBC>입니다.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7차 촛불집회에서 드론을 활용해 현장을 제대로 살린 보도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10월 5일 <MBC뉴스데스크>는 서초동 촛불집회 상황을 끝까지 보여주면서 “지금도 인파가 상당히 많아 보이네요. 집회에 참가하신 분들도 경찰분들도 모두 안전하게 귀가하시길 바랍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내보냈습니다.
같은 날 <SBS 8뉴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고 있는 불꽃 축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 가을이 제대로 왔다하는 신호 같은 느낌이 듭니다”라며 뉴스를 마쳤습니다.
지상파 두 곳의 클로징만 봐도 어느 언론사가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주목하고 관심 있게 보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목을 바꾼 경향신문
▲ <경향신문>은 10월 5일 서초동 집회 보도 제목을 ‘검찰개혁 집회 vs 조국 구속 집회’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수정했다.
10월 5일 <경향신문>은 “1주일 만에 다시 켜진 촛불···반포대로 채운 “검찰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서초동 촛불집회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이 기사의 제목은 “서초동서 ‘검찰 개혁’ 집회 vs ‘조국 구속’ 집회”였습니다.
처음 제목만 보면 검찰개혁과 조국 구속이라는 대결구도처럼 보입니다. 언론이 중립적 보도를 하겠다며 자주 사용하는 ‘vs’ 형태의 보도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날 집회를 보면 조국 구속을 주장하는 우리공화당의 집회는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 시민들보다 현저히 적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자발적 시민 참여와 정당의 조직적 행사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두 집회의 성격과 모습이 완전히 달랐지만 <경향신문>은 같은 집단으로 취급했고, 변별력 없는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이런 보도 행태는 10월 6일 ‘시민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 무능’ 언제까지 계속될 건가’에서도 잘 나타났습니다.
<경향신문>의 사설을 보면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는 이유를 ‘국회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 모두 똑같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반대하고 패스트트랙을 방해한 정당은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언론이 누가 잘못했는지 똑바로 짚어주지 않고 뭉뚱그려 모두 나쁘다고 하면 시민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니와 정치 혐오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도하겠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10월 5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기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촬영하는 모습. 이날 언론사들은 드론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취재를 했다.
10월 5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는 많은 언론사의 중계 차량과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이날 주최 측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취재를 불허했지만, 프레스룸을 만들고 취재허가 비표를 나눠주는 등 다른 언론사 취재는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주최한 개국본 총수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는 포토타임 때마다 무대에 올라온 기자들을 향해 집회 참석 인원보다 제대로 된 보도를 요구했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도 ‘진실 보도’를 외쳤습니다.
서초동 촛불집회에서는 ‘검찰개혁 다음은 언론개혁’이라고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검찰개혁만큼 언론개혁도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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