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전망>북미대결전의 새로운 국면, ‘강’ 대 ‘강’ 대립구도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8/07 [19:40]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한이 로켓발사시험을 전례 없이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높이고 있는 것을 드러내는가하면 여기에서 더 나아가 4차핵실험까지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는 군사대결적 형태로 전개되는 현 시기의 북미대결전을 북한이 의도적으로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정세전문가들이 최근 들어 북미대결전의 치열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너 나 할 것 없이 분석의 날을 집중적으로 들이대고 있는 이유이다.
북한이 이달 중순 열릴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비난하며 대응조치로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7일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해서였다.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심사숙고하여야 한다'는 제목이었다.
연합뉴스 7일자 보도에 따르면 논평은 "미국의 핵위협과 도전은 우리로 하여금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안전,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다. 자주 확인되는 일반적인 내용이어서다. 그러나 논평은 핵실험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데 에로까지 나아갔던 것이다.
먼저, “조선반도에서 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북침 핵전쟁연습이 계속되는 조건”을 전제로 깔았다. 그리고는 그에 대한 자위적 대응의 필요성을 기술했다. 그리고 나서 들고 나온 것이 그 핵실험이었다. "그 대응에는 미사일 발사와 핵시험 등 모든 방안이 다 포함될 것"이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결코 예사로울 수 없는 사태이다. 그 예사롭지 않음은 미국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해온 미국의 한 정보기관이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원심분리기가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는 보고를 내놓은 것이다. 미국의 핵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6일 북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인 원심분리기에 대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라면서 발표한 내용이다. 지난 6월 30일에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지난 4월 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원심분리기 건물과 북서쪽에 있는 작은 다른 건물을 연결하는 지붕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원심분리기 건물 동쪽에 쌓여 있던 건설자재가 없어졌고 원심분리기 건물로 이어지는 철로에 건축자재로 보이는 물체를 실은 열차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누가 보아도 원심분리기 확충 공사의 근거로 삼을 만하다.
ISIS는 위성사진에 대한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북한이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동시에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놓았다.
다른 한편, 북한이 ICBM발사시험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포착되었다. 올해 들어 북한이 로켓발사시험을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벌이는 데에서 쉽게 추정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것은 미국이 내왔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였다. <38노스>는 지난 7월 29일, 북한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로켓 지지대가 기존 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는 보도를 했다. 2012년 4월과 12월에 각각 광명성3호 1호기와 광명성3호 2호기를 쏘아올렸던 은하3호를 장착했던 지지대의 높이가 30m였던 것에 반해 지금은 50~55m로 증축되었다는 것이었다. 도로 확장공사도 확인했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다. 결정적으로는 ‘KN-08’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ICBM 엔진시험 등이 감지됐다고도 한 것이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최근에 밝혀놓고 있는 이러한 정보들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제고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단순한 추정수준을 뛰어넘는다. 북한이 최 근년 들어 핵.미사일 능력을 높혀나갈 것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던 것을 차치할 수 없어서이다. 이 정도라면 북한의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의 적극화는 확정적인 사안으로 객관화시켜도 될 만한 사안으로 된다.
여기에서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제고 활동이 특별한 시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시기에 일반적인 계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그 계기로서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당장에 미국이 8월 중순에 벌이려고 하는 UFG 훈련에 대한 것이 그 적절한 그 사례가 될 것이다. 이전에야 북침핵전쟁훈련이라고 반발하는 것이 다였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북한은 미국의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핵.미사일 능력제고로 맞서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제고로 대응하는 것에서 읽히는 것은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북한이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을 벌일 수 있는 빌미나 구실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하게 주목해야되는 특기할만한 지점이다. 분명해 보이기도 해서이다.
이것이 분명하다면 북한의 이러한 전반의 대응조치를 두고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압박전술 정도로 풀이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이 될 수밖에 없다. 8월 7일자 연합뉴스에도 그러한 분석이 나온다. ‘UFG를 앞두고 미국과 남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반발만 하고 마는 수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을 벌이는 명분과 구실로 삼는다고 하는 것은 북미대결전이 국면전환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강’ 대 ‘강’이라는 대립구도의 형성인 것이다. 이는 명백히 북미대결전의 새로운 국면이다.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인공위성으로 주장하는 장거리로켓발사를 하게 되었을 때나 만들어지곤 했던 것이 ‘핵’ 대 ‘핵’의 대결구도였다. 그 대결구도는 미국이 국제사회를 동원하여 경제외교적으로 대북제재를 가하는 것이 기본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핵’ 대 ‘핵’의 대립구도는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도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시기 북미대결전을 ‘강’ 대 ‘강’ 대립구도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이다.
이러한 ‘강’ 대 ‘강’ 대립구도는 현실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구체적으로 중요한 문제 하나를 산생시켜주고 있다.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구실을 만들어주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당장에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UFG에 대해 미국은 과연 어떤 현실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대로 강행하거나 이른바 강도와 내용을 낮추는 로우 키(low-key)로 하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는 북한이 빍힌대로 핵 및 미사일로 맞서거나 아니면 자제하거나 할 것과 그대로 연동되는 문제이다.
8월. 참으로 격동적인 8월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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