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무기한 단식미사에 기독교도 가세 ‘후폭풍’
정의구현사제단 광화문광장 노숙단식 “朴정권 무책임에 맞서야”…NCCK 청운동 매일촛불
입력 : 2014-08-26 22:10:22 노출 : 2014.08.27 11:49:21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열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무기한 단식기도를 선언하면서 전면에 나섰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 복판에 신부와 수녀들이 노숙하면서 ‘정부 성토’에 나섬에 따라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은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또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청와대 앞 청운동에서 매일 유가족을 위한 촛불기도에 들어갔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와 수녀 500여 명은 지난 25일부터 광화문광장과 세종대왕 동상 앞에 천막 한 대를 설치하고 매일 단식기도와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20여 명의 사제단 대표 신부들은 천막을 지키면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20여 명의 사제들은 지난 25일 밤 광화문광장 바닥에서 침낭을 덮고 잤다. 26일 오후엔 한때 장대비가 쏟아져 제대로 비를 피하지도 못했다.
장동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상임위원 신부는 지난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번 단식의 의미에 대해 “하느님을 믿는 신자로서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일이자 저버릴 수 없는 고통”이라며 “우리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장 신부는 단식이라는 저항의 수단을 선택한 것에 대해 “사제들로서도 정권에 이런 수단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유가족의 처지가 절박하고 이들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 사회의 추한 민낯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죽음의 의미를 알려달라는데, 책임있는 자들이 ‘조용하라’며 탄압하고 있는 이 역설적 현실은 바로 한국 사회 수준의 밑바닥을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25일부터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단식기도회. 사진=조현호 기자
장 신부는 “우리 사회는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품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있었다”며 “그 표상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무책임이며, 이 정부 책임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장 신부는 “유족에 대한 감시와 탄압, 여론몰이가 그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에 대해 “스스로 불의한 상황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무기한 단식기도회가 최후의 수단인지에 대해 “아직 최후의 수단은 아니며, (싸울 도구 또는 방식이) 더 있다”고 말했다.
정권과 전면전인지에 대해 장 신부는 “곡기를 끊는 것은 그리스도적 전통으로, 부활절 전 사순절에 매주 금요일 단식을 한다”며 “중차대한 결정 또는 저항의 의미도 있지만 그리스도적·영성적 행위로서 수도자에겐 익숙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찰의 탄압이나 한국 천주교 ‘윗선’의 불이익에 대해 장 신부는 “그동안 워낙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벌여온 정권이기에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위원장 이승열 목사)는 지난 25일 김영주 총무와 대책위원장 이승열 목사 외 대책위원들이 청운동 주민센터 앞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농성이 끝날 때까지 매일 촛불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대책위원회는 “가족들의 요구사항이 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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