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기
인쇄조홍섭 2014. 08. 18 조회수 3803 추천수 0
아마존 대형 민물거북…이동, 둥지 짓기, 부화 중 새끼와도 활발히 소통
집단 번식 때 행동통일해 포식 위험 줄이고 번식지 정보 교환 기능 추정
C. Ferrara_Wildlife Conservation Society.jpg
» '말하는 거북'으로 밝혀진 왕아마존강거북. 사진=카밀라 페라라, 야생보전협회
거북은 단단한 껍질에 기대어 장수하는 동물이다. 홀로 생활하며 어딘가 과묵한 느낌을 준다. 무리를 짓는 새나 포유동물처럼 활발하게 소통을 하는 동물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뒤집는 발견이 나왔다. 아마존강 유역에 널리 분포하는 왕아마존강거북이 무리 사이에서 활발히 소리를 내며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카밀라 페라라 야생보전협회(WCS) 브라질 지부 거북 전문가 등 연구진은 파충류학 저널인 <허피톨로지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2009~2011년 동안, 이 거북의 이동과 산란지에서 녹음한 소리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tu1.jpg
» 우기에 강변에 모여 집단으로 번식하는 왕아마존강거북. 사진=열대림연구소(IFT)
왕아마존강거북은 우기에 홍수로 숲이 물에 잠기면 서식지를 떠나 강둑에 모여 집단으로 산란을 한다. 어미는 강변에서 새끼가 태어나길 기다렸다가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데리고 다시 물에 잠긴 숲으로 돌아간다.
연구진은 이들이 내는 소리를 이동 과정, 산란을 하러 강변에 모여 해바라기 하는 기간, 밤에 모래를 파 둥지를 짓는 과정, 알을 낳고 강변에서 기다릴 때, 태어난 새끼와 만날 때 등으로 나눠 녹음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강 거북은 6가지 다른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페라라 박사는 “거북은 매우 독특한 소리를 낸다. 그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파충류의 사회적 행동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라고 야생보전협회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 거북은 강물을 따라 산란지로 이동할 때 낮은 주파수의 소리를 냈다. 먼 거리에 있는 개체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또 번식지에서 거북이 내는 고주파 소리는 얕은 물과 공기에서 잘 전파된다.
tu2.jpg
» 부화하는 왕아마존강거북. 새끼는 알속에서부터 소리를 내 일시에 알에서 깨어나도록 시기를 조정한다. 사진=열대림연구소(IFT)
암컷들은 어떤 곳에 둥지를 틀까 결정할 때 가장 다양한 소리를 냈다. 또 새끼는 알에서 부화해 나오기 전부터 소리를 냈는데, 이는 새끼가 부화해 나오는 시간을 통일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런 새끼의 소리에 대해 어미도 소리로 응답했다. 이는 새끼를 물가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또 연구과정에서 거북 어미와 새끼는 2달 이상 함께 다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 어미와 새끼 사이의 소리 녹음)
논문은 왕아마존강거북의 이런 사회적 행동이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을 줄이고 둥지를 트는 암컷 사이의 정보 교환 기능을 지닌다고 짐작했다. 또 소리는 거북이 집단 산란할 때 행동을 통일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덧붙였다.
왕아마존강거북은 길이가 80㎝까지 자라는 대형 민물 거북으로 아마존강 유역에만 서식하는데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amila Rudge Ferrara et.al., Sound Communication and Social Behavior in an Amazonian River Turtle (Podocnemis expansa), Herpetologica 70(2):149-156. 2014. doi: http://dx.doi.org/10.1655/HERPETOLOGICA-D-13-00050R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관련글
산책로 위해 나무 싹둑, 어미도 둥지도 잃다
고흥·여수 좀수수치, 세상에서 둘도 없다
온난화 가속, 북극곰 이어 황제펭귄도 위협
숲 요정 팔색조 목욕, 잠복 7일만에 찰칵
세계적인 희귀 물범, 문어사냥 생생 포착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