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뮤지컬 관람 때는 비난으로 일관한 조중동
임병도 | 2014-08-28 08:46:3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상명대학교에서 뮤지컬 '원데이'를 관람했습니다. 청와대는 예정된 행사였고, 문화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을 보여준 것 이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뮤지컬을 보면서 웃고 있는 시간,부산,경남 지역에서는 폭우로 사망하거나 실종한 사람들에 대한 수색 작업과 피해복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폭우 때문에 힘든 국민들이 있는 데, 대통령이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잠잠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뮤지컬 관람 때는 비난으로 일관한 조중동'
박근혜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과 비슷한 사건이 참여정부 시절에도 있었습니다. 2003년 9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은 뮤지컬을 관람했습니다. 당시는 태풍 매미가 남부 지방에 상륙하던 시기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9월 10일부터 태풍의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도록 했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부터 두 차례의 보고를 받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12일 저녁 공연을 예정대로 관람할 것인가를 참모들과 상의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노 대통령 부부, 태풍 상륙한 12일 저녁 뮤지컬 관람'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태풍 피해 사진을 교묘하게 엮어 '무책임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중앙일보는 '태풍 오는데 뮤지컬 관람이라니', 동아일보는 '대통령의 태풍 속 뮤지컬 관람'이라는 사설과 기사를 내보내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융성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이라고 보도하는 지금의 조중동 보도 행태와 비교하면 너무나 달랐던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이었습니다.
' 대국민 사과와 청와대 비서실장 책임까지 요구한 한나라당'
노무현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대통령으로서의 기본자세가 결여됐다'면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 ' 노무현 정부의 도덕적 해이와 국정 미숙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는 비난을 쏟아 냈습니다.
목요상 한나라당 의원은 "태풍으로 비상 사태에 들어간 시간에 대통령은 연극이나 보고, 경제부총리는 골프나 치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겠는가"라며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은 단순한 비난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용학 한나라당 의원은 행자부 국정감사에서 "태풍으로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가 있었던 시간에 대통령이 한가하게 연극을 관람하도록 한 것은 대통령이 국가 수반으로서 제 위치에 있도록 심각한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직무를 제대로 못한 것"이라며 "이는 법률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은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청와대는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야당시절에는 힘센 쪽이 양보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난하는 발언을 많이 했습니다. 야당이 집권세력을 향해 비난하는 행위를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입장이 바뀌었다면 자신이 했던 말 정도는 지켜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김학규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에 기용할 때 "양보는 힘 있는 쪽에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맞습니다. 양보는 힘 있는 쪽에서 해야지, 힘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쪽에서는 양보할 건더기도 없습니다.
그녀는 참여정부 시절 '여당이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자신들이 장외투쟁을 하는 이유와 원인을 여당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야당이 문제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조금만 양보하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해결될 일에 대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을 지켜주는 대통령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웃는 시간, 힘없는 아빠는 고통스러운 단식을 이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의원도 6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8일 넘게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하고 있습니다.
'힘센 쪽이 양보하는 것'이라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했던 말을 수첩에서 꺼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언론도 힘센 사람이 집권했다고 아부하는 보도 행태를 버리고, 중립적인 태도로 정권의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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