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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7일 목요일

“새누리 안홍준 의원님, 유족들이 정말 죽기를 바라시냐”


“새누리 안홍준 의원님, 유족들이 정말 죽기를 바라시냐” 등록 : 2014.08.08 10:52수정 : 2014.08.08 11:20툴바메뉴 스크랩 오류신고 프린트기사공유하기facebook200twitter190보내기 단식 유가족 주치의인 내과의사 이보라 씨 페이스북 캡쳐 유족 매일 진료해온 내과 의사 이보라씨 ‘단식 제대로 한 거냐’ 안홍준 의원에 일침 “유족들 목숨 걸고 단식…실제로 실려 나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유가족을 돌보는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이 유가족의 단식을 놓고 막말을 해 물의를 빚은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 과장은 “‘의사여서 궁금한데 단식을 제대로 한 거냐’ 하시면 25일간 단식한 유민이 아빠가 정말 죽어나가는 꼴을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유가족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는 절절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 의원은 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서용교, 신의진 의원과 대화하는 도중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된다. 병원에 실려가도록…적당히 해봐야…”라는 등 막말을 한 사실이 들통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과장은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광화문에서 단식하는 유가족들을 단식 6일차부터 거의 매일 진료를 했던 내과 의사다. 제가 목격한 것을 그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안 의원에게 보내는 글(▷ 관련 글 바로 가기)을 썼다. 세월호 유가족들 “특별법 제정하라” 단식 5일째… 세월호 특별법 국회통과를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7월 18일 저녁 농성장에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 과장은 안 의원이 아는 바와는 달리 단식을 하는 유가족의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 유민이 아빠, 예지 아빠, 빛나라 아빠 또 만난 지 이틀 만에 실려가셔서 제가 이름을 기억 못 하는 아빠들까지 포함 총 5명의 아빠들이 7월 14일부터 정말 목숨 걸고 단식을 하셨다”며 “의원님 예상대로 줄줄이 실려나가셨다”고 했다. 안 의원은 어제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한 바 있다. 옆에 있던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제가 해봤는데 6일 만에 쓰러졌다”고도 했다. 이 과장의 말처럼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을 진행하다 병원으로 후송된 일은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애초 여당 의원들이 세월호 유족들이 한 달 가까이 단식을 하는 동안 보도조차 챙겨보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던 셈이다. 이 과장은 마지막 홀로 단식하고 있는 김영오씨에 대해 “마지막 남은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는요... 지금 체중이 처음보다 15% 정도 감소한 위험한 상태인데도 자식을 먼저 보낸 죄로 유민이 옆에 묻히겠다며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7일 안 의원이 “25일이나 하는 줄 몰랐다. 당장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의원님이 산부인과 의사이고 지금은 국회의원을 하시느라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사람에게 의사가 단식중단을 종용하거나 강제 급식 혹은 영양 공급을 하는 것은 의료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그분의 생체 징후를 확인하고 상담하는 일과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복식 증후군(refeeding syndrome) 발생 없이 안전하게 복식을 할 수 있는 치료 과정을 계획하는 일이다. 제가 아는 한 이것이 의료 윤리에 합당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이어 안 의원에게 발언의 진의를 물으며 “의사이신 안홍준 의원님이 ‘의사여서 궁금한데 단식을 제대로 한 거냐’ 하시면 25일 단식한 유민이 아빠 정말 죽어나가는 꼴을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썼다. 이 과장은 안 의원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를 ‘교통 사고’로, 유가족들을 ‘노숙자’로 비유하는 등 끊임없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실에는 특수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나. 억울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며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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