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 “8월 15일 촛불을 들어주세요”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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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9 21: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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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오는 13일 수사·기소권이 빠진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사·기소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들의 말을 바꿨다. 새누리당은 당초 진상규명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되는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는 아무런 말이 없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는 2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가수 김장훈 씨에 이어 영화인들은 릴레이 동조단식을 선언하는 등 단식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단 하나다. “양당야합 원천무효”
9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제목은 ‘광화문에서 외치다’였다. 이날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문화제 사회는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가 맡아 그 의미를 더했다.
▲ 8월 9일 오후 7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화문에서 외치자!' 촛물문화제가 광화문에서 열렀다ⓒ미디어스
▲ 8월 9일 오후 7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화문에서 외치자!' 촛물문화제가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의 사회로 진행됐다ⓒ미디어스
김성실 씨는 마이크를 잡고 “4월 16일은 봄이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이제는 가을바람이 부는 것도 같다. 다시 봄은 올 것인데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어, 김 씨는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엄마! 잘 다녀왔습니다’ 소리다”라면서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진상규명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 “8월 15일 꼭 촛불을 들어달라”
2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단상에 오르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김 씨는 “나는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법을 바꿔달라(제대로 된 세월호특법법 제정)는 그 요구 하나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 촛물문화제에서 27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이 아빠는 "8월 15일 촛불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미디어스
김영오 씨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의 ‘제대로 단식을 하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망언에 대해 “그래서 의료진료를 거부했다”며 “안 의원이 공식적인 사과를 할 때 다시 의료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27일간 굶었는데 아직도 투지가 꺾이지 않았다. 국민 여러분들도 꺾이지 마시고 끝까지 잊지 말고 도와 달라. 이 고마움은 싸움이 끝나면 사회봉사로 갚겠다”고 밝혔다.
김영오 씨의 몸은 청와대까지 걸어가기 쉬운 상태가 아니다. 허리를 구부리면 장기가 찔릴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휠체어나 차량을 지원까지 거부하고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걷는다. 김 씨는 “휠체어를 타고 가는 순간 이 정권에 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걸어가는 이유는 내 투지가 이 정도 강하니 나를 꺾으려면 법을 제정해달라는 오기로 가는 것이다. 대통령님이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들과 상의 한 마디 없이 합의해줬다. 여야 의원들을 전혀 못 믿겠으니 대통령이 나서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해달라고 그래서 직접 청와대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오 씨는 현재 16일까지 단식을 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16일까지 법안이 통과 안 되면 저는 관을 짜놓고 여기서 쓰러져 죽을 때까지 단식을 할 것”이라면서 “주위에서 병원 가야한다고 해도 안갈 것이다. 대통령의 고집이 센 지 내 고집이 더 센지 꼭 보여주겠다. 이를 위해 오는 15일 촛불을 밝혀 달라. 그때까지 저도 꼭 버티겠다”고 당부했다.
“우리는 알아야겠다…청와대·국정원·해경은 왜 그랬는지”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기소권과 수사권이 부여된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특별한 강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이호중 교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왜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해야한는지에 대해서 강연했다ⓒ미디어스
이호중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하고 안전한 사회 기틀을 만들고자 지극히 상식적인 기소권과 수사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은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참사 이후 4달 동안 이들이 밝혀낸 게 무엇이 있느냐”면서 “우리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 하나도 밝힌 게 없는데 그런 이들에게 진상규명 권한을 맡겨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새누리당의 ‘사법체계 교란’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호중 교수는 “법률가들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게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국회는 이 같은 이야기를 귓등으로 듣는 척도 안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세월호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하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호중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야합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 특별법 뿐 아니라, 특검까지 청와대 손에 넘겨주는 제2의 참사를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사권과 기소권 없는 진상위원회를 만들면 정부가 자료제출 거부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들은 고작 얼마 되지 않는 벌금만 내면 되는 것”이라면서 “또, 청와대가 꾸린 특검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국정원은 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세월호 운행에 개입을 했는지’, ‘해경은 왜 골든타임이 지나도록 인명을 구하지 않고 주위만 빙빙 돌면서 누구의 지시를 기다렸는지’ 등을 밝힐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호중 교수는 끝으로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 알아야겠다”라면서 “그래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8·7야합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촛불문화에서 시나위가 마지막 순서로 공연을 하고 있다ⓒ미디어스
▲ 촛물문화제에서 대학생 합창단이 공연하는 모습ⓒ미디어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시나위와 에브리싱글데이, 정한별 밴드, 백자, 구중서 시인, 대학생 합창 등의 문화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또한 문화제 참가자들은 "8·7야합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시민들의 농성에 동참하기 위해 여의도에 위치한 새정치민주연합 당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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