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박근혜 정부에 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직격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백남기 씨가 현재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 대책위와 가족들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남기 농민의 생명이 지난주부터 매우 상태가 악화돼 위중한 상태”라며 “예상 가능한 생존 시간이 2~3주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네덜란드에서 급거 귀국한 백씨의 둘째딸 민주화 씨는 “아버지가 천천히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 고통스럽다”고 울분을 토하며 조속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 백남기 농민의 차녀 백민주화씨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청문회 개최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민주화씨는 “강신명 경찰청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다음 달 퇴임하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며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덮고 명예롭게 경찰청을 떠날 수 있냐”고 분개했다.
또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같은 날 있었던 아버지 사건은 살인미수임에도 경찰은 가해자 경찰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백씨는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국민을 대신해 그 자리에 있지 않느냐”며 “생명에는 여야가 없는 게 정상적인 국가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백남기 씨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SNS생방송 ‘원순씨의 X파일 시즌 2’에서 “백씨가 살아있을 때 정부 사과와 진상규명 청문회, 책임자 문책이 진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공권력에 의해 사경을 헤매는 국민에게 국가가 사과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백남기 농민을 배신한 것”이라며 “백남기 농민은 우리이고 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유재중 위원장(새누리당) 의원실로 청문회 촉구 탄원서를 보내는 온라인 페이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다음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탄원편지 내용 전문
유재중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께,
지난 해 11월 14일 개최된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지금까지 의식을 회복하고 못하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위중한 상태이며 날로 건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가 병상에 누운지 250일이 넘게 지났지만 그에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중상을 입힌 경찰 관계자 중 기소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할 것을 촉구합니다.
- 책임자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 백남기 농민에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책임이 있는 법집행공무원에 대한 적절하고 충분한 징계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
-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에게 경찰의 과도한 무력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치료하는 데 소요된 의료비 일체와 제반 비용을 포함해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공개 사과 등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처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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