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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9일 화요일

3일 만에 800여 명... 새누리당 탈당하는 성주주민들


16.07.19 21:32l최종 업데이트 16.07.20 05:3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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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계획에 반발하는 성주 군민들의 움직임이 새누리당 탈당계 제출로 이어지고 있다. 19일 저녁 촛불집회에서 한 주민이 새누리당 탈당계를 작성하고 있다.
ⓒ 정민규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하는 성주 주민들의 분노가 새누리당 탈당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3일 만에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아래 투쟁위)에 모인 탈당계만 800명분이 넘는다. 

주민들의 새누리당 탈당 움직임은 19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저녁 어김없이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서는 새누리당 탈당계를 작성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해 새누리당 당원에 가입하고 매달 1만 원 가량의 당비까지 내왔다는 박은화(42)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박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새누리당 당원이 됐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일방적으로 성주에 배치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보면서 정말 국민을 개·돼지로 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주변에서도 새누리당에 욕을 하는 차원을 넘어 탈당계를 제출하자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성주 지역의 정확한 당원 숫자에 대해 새누리당 경북도당 측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적어도 1만 8000명에서 2만 명 가량이 새누리당 당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86% 몰표 던졌던 성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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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계획에 반발하는 성주 군민들의 움직임이 새누리당 탈당계 제출로 이어지고 있다.
ⓒ 정민규

성주가 인구 5만 명이 채 안 되는 지역이란 점은 고려한다면 투표권이 있는 성인 중 최대 절반 가량 되는 주민은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소리다. 

지역 주민들은, 이토록 높은 당원 비율에는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작용했다고 말한다. 역시 새누리당 탈당계를 쓴 이희열(48)씨는 "성주는 형제·가족·지인 대부분이 새누리당 당원인 지역이라 자연스럽게 당원이 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압도적인 당원 비율로 성주는 그동안 새누리당에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해왔다. 지난 대선에서 성주 주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86%의 몰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다는 경북에서도 3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그런 성주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세 균열은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심지어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한 광역·기초 의원들도 탈당을 고려하고 있다. 백철현 성주군의원은 "주민들의 투표로 당선한 의원은 주민들이 원한다면 당연히 탈당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면서 "주민들의 뜻이 모인다면 의원들도 탈당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앞으로도 새누리당 탈당 독려 운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탈당계가 2000~3000명 가량 모이면 우선 이를 정리해 새누리당 중앙당이나 경북도당에 1차 집단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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