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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7일 목요일

울산지진, 집중적이고 특단의 대비가 필요하다

[데스크의 窓] 활성단층 지역의 원전 밀집..대지진이면 핵폭탄보다 무섭다
임두만 | 2016-07-07 11:48:3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 시간 일일드라마를 방송하던 KBS는 대형 자막으로 지진사실을 알렸다. 이후 9시 뉴스는 이 사실을 좀 더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역대 5위 규모이며, 부산 대구는 물론 광주, 심지어 경기도에서까지 지진의 흔들림을 느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KBS 뉴스라인 캡쳐
그리고 이 지진 후 약 1시간 뒤인 오후 9시 24분께 울산 동구 동쪽 41km 해역에서 여진이 한차례 있었다. 이 여진은 진도가 4 정도라고 알려졌다. 이후 기상청 관계자는 “해역에서 발생했기에 큰 피해는 없었다”면서도 “여진이 추가로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울산 현지 주민들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흔들려서 옆 기둥을 잡고 버텼다” “찬장에서 그릇이 쏟아졌다”는 신고와 더불어 상가지역 주민들은 놀라서 거리로 뛰쳐나오기도 했으며 극장은 상영하던 영화를 중단하고 관객들을 대피시킬 정도였다. 그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지진의 진동을 느꼈는데, 전국민을 상대로 재난 대비 문자를 발송한 국민안전처는 당일 오후 11시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신고는 모두 6천679건이지만 접수된 신고 가운데 인명 및 재산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진앙과 가까운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은 물론 국내 모든 원전이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운전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경북 경주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을 운영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지진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리원자력본부는 지진이 나자 ‘B급’ 비상발령을 내리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고, 원자력환경공단도 재난 대응 4단계 가운데 2번째인 ‘주의’단계를 발령하고 비상상황실을 가동했다.
그러나 지진 전문가들은 “한반도에도 규모 7.0 대지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해안에서 발생한 쓰나미에 의해 초토화 된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동해안 쪽에 원전이 몰려있는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연합뉴스의 보도를 보면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울산 지진은 대한해협에서 동해까지 이어지는 쓰시마 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으며,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 시대에 울산 앞바다, 2004년 울진 앞바다 등에서 이번과 비슷한 규모 5.0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문제는 지진이 빈발한 곳이 부산, 울산 등 원전이 밀집해있고 인구가 많은 대도시 인근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지진이 원전 등 중요시설에 타격을 준다면 자연재해 이상의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며 “부산, 울산 지진을 모니터링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런데 고리, 울진은 양산단층대가 발견되기 전에 건설되어 단층대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문제점까지 있다. 즉 원전 설계 시 정말 ‘만약의 사태’인 지진을 감안했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원전 상당수가 ‘지진 안전국가’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룰 때 건설되었다. 따라서 얼마나 지진을 대비했겠는가 하는 점인데 당시 해당부처와 한전이 늘 했던 말은 “우리나라는 지진이 없는 나라”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 경남 지역은 활성단층 여부로 논란이 되는 양산단층대 즉, 자인단층, 밀양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 등이 있다. 그리고 이런 단층은 지진에 극히 취약하다.
이에 20여 년 전인 14대 국회 산업자원위에서 이미 고인이 된 당시 신기하 민주당 원내총무는 한전과 해당부처를 상대로 강력하게 ‘단층’ 문제를 제기했으나 한전 등은 “지진에 대비해 안전하게 건설되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것이 국회 속기록에 남아 있다.
더 큰 문제점은 우라나라가 ‘지진 안전국가’라는 자연스러운 인식 하에 현재도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는 직선화의 명분으로 상당부분 터널과 교량으로 건설된다.
그 때문에 수많은 산등성이 깎여 나가고 인공 절벽도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강진에 취약하다. 일본의 고베 대지진 당시 엿가락처럼 휘어진 고속도로의 모습을 우리는 생생하게 목격했다. 내진설계라고는 하나 우리는 지금 초고층 빌딩을 지역별로 서로 경쟁하듯 올리고 있다.
여기에 노후 원전 설비 사용 한도를 20년 이상 연장하는 안도 "경제성"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고리 1호기 폐쇄도 즉각 결정 못하고 오랫동안 질질 끌고 있다. 수많은 선박들의 수명을 20년으로 보는데 20년 이상 쓸 수 있도록 고쳤으며, 전철 지하철 기차의 수령도 20년 이상 쓸 수 있도록 바꿨다. 우리에게 지진이나 쓰나미는 남의 일이라는 인식이 스며있는 때문이다.
▲국민안전처가 보낸 긴급 재난문자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대로 안전한가?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6일 이에 대한 특별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활성단층 지대에 집중 건설 된 원전 20여기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전날 발생한 울산 지진을 언급했다.
이에 그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월성원전, 신고리원전 등 원전 20여기와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 모여 있는 부산, 울산, 경북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이라면서 “이 지역에는 60여 개의 활성단층이 위치해 있어 근처 주민들은 제2의 후쿠시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포함해 현재 승인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원전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객관적인 지질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자력 안전을 위한 지진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기존에 건설된 원전의 내진설계에 문제가 없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우리 안에 내재된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이어서 손 대변인은 “원자력은 99개를 잘 관리해도 1개만 실패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무척 위험한 에너지”라며 “국민들이 안전하게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향후 국가 에너지 수급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전환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준비는 어떤 것보다 우선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쓰나미 피해… 지금도 후쿠시마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잡초만 무성하다. 1986년 4월 26일에 일어 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참사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등에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초래했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냈으며 지금도 체르노빌은 사람 살 곳이 아니다.
2차대전에서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폭은 지금도 인류 전쟁사의 참극 중의 참극으로 회자되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이 원폭의 피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그런데 그 원전들은 한군데 원전이다. 반면 우리는 고만고만한 자리에 한 해안을 끼고 고리 월성 울진까지 20여 기가 늘어서 있다. 울산지진이 진도 6 이상의 강진이었으며 이로 인해 지진해일(쓰나미)이라고 발생했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우리나라의 동쪽 땅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우리가 이를 감당해낼 수나 있을 것인지… 상상하기도 싫다. 그래서다. 당국도 국민들도 지금 오늘부터 지진에 대한 집중적이고도 특단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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