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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1일 월요일

화성-10과 B-52의 대결, 어느 쪽이 이겼나?

[개벽예감210] 화성-10과 B-52의 대결, 어느 쪽이 이겼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6/07/12 [03: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접근한 B-52 편대
2. B-52의 내습, 한국의 멸망과 미국 태평양군의 해체로 끝난다
3. 화성-10의 압승에 네 가지 비결 있었다 

▲ <사진 1> 2016년 6월 17일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작전지휘를 받으며 괌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편대는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접근하여 대조선공중타격을 은밀히 연습하였다. B-52 전략폭격기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을 기습적으로 공중발사하는 선제공격체계로 운용된다. 이번 B-52 편대출격은 이전의 B-52 왕복비행과는 전혀 다른 작전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위의 사진은 미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미해군 F/A-18 함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초대형 항공모함 니미츠호와 함께 비행하는 장면이다. 실전상황에서는 B-52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이 함께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 사진은 허장성세식 무력시위를 연출한 장면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허장성세식 무력시위를 가끔 연출하여 추종국들을 안심시키고 적대국들의 기를 꺾어놓으려고 하지만, 그런 심리전에는 허풍이 잔뜩 끼어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접근한 B-52 편대

조선과 미국의 무력대결은 정전 이후 63년 동안 상시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올해부터 그 무력대결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은 전술무기를 동원하는 무력대결에서 전략무기를 동원하는 무력대결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전략적 무력대결에는 핵타격수단이 등장한다. 조선과 미국이 각각 핵타격수단을 등장시켜 치열한 무력대결을 벌인 것은 정전 이후 63년에 이르는 조미무력대결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벌어진 조선과 미국의 전략적 무력대결에는 상대가 갖지 못한 전략무기들이 각각 등장하였다. 조선은 전략미사일 화성-10을 등장시켰고, 미국은 전략폭격기 B-52를 등장시켰다. 그런 점에서, 화성-10 시험발사는 시험발사가 아니라 미국에 맞선 전략적 무력대결이었으며, B-52 편대출격은 출격훈련이 아니라 조선에 맞선 전략적 무력대결이었다. 조선과 미국이 전략적 무력대결을 시작한 2016년 6월 이후 쌍방의 충돌위험은 극도로 고조되었다. <사진 1> 

화성-10 시험발사는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B-52 편대출격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은 화성-10과 B-52의 전략적 무력대결이 일단락된 2016년 6월 24일에 가서야 B-52 편대출격작전을 공개하였기 때문이다. 그 날 미국 태평양공군 공보실 웹싸이트에 나온 보도기사의 제목은 “작전으로 분주했던 주간에 5,000마일 날며 능력을 시위한 폭격기들(Bombers span 5k miles, demonstrate capability during busy week of operations)”이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B-52 편대출격은 2016년 6월 중순 한 주간 동안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작전지휘를 받으며 진행되었는데, 괌(Guam)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Andersen AFB)에서 B-52 두 대가 이륙하여 “한국과 일본의 인근에서(in the vicinity of Japan and Korea)” 공중타격연습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인근이라는 말은 한반도 주변수역이라는 뜻이다.

지난날 미국은 이라크를 침략할 때 B-52 편대를 선제기습공격에 동원하였는데, 당시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11,200km를 중간기착 없이 곧장 날아간 B-52 두 대가 이라크 주변수역에서 순항미사일 13발을 기습적으로 공중발사하여 이라크군 방공망부터 파괴하고 침략전쟁에 돌입하였다. B-52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을 기습적으로 공중발사하는 선제공격체계로 운용된다.

▲ <사진 2>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군사적으로 지배하려면 괌의 군사전략거점을 유지해야 한다.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는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거점이다. 이런 사실을 뒤집어보면, 만일 앤더슨공군기지가 적국의 공격을 받아 파괴되면, 미국 태평양군은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윗쪽 사진은 앤더슨공군기지 입구에 서 있는 표지석을 촬영한 것이고, 아랫쪽 사진은 2016년 2월 10일 미국의 주도하는 '콥노스(Cope North) 16'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앤더슨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국군, 일본자위대, 오스트레일리아군, 한국군, 필리핀군, 뉴질랜드군이 활주로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이번에 B-52 출격명령을 받은 미공군 제69원정폭격비행대는 원래 미국 본토 대코다(Dakota)주 미놋공군기지(Minot AFB)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2016년 3월 초 앤더슨공군기지로 이동, 배치되었다. 2016년 1월 10일에도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한 대가 오산공군기지까지 왕복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인 적이 있지만, 이번 B-52 편대출격은 이전의 B-52 왕복비행과는 전혀 다른 작전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아래의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2>

첫째, 이전의 B-52 왕복비행은 언론에 공개되었지만, 이번 B-52 편대출격작전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둘째, 2016년 1월의 무력시위에는 B-52 한 대만 동원되었는데, 이번 무력대결에는 B-52 편대가 동원되었다.

셋째,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작전지휘에 따라 앤더슨공군기지의 B-52 편대와 평택기지의 제607항공지원작전단 산하 합동최종공격통제반(Joint Terminal Attack Controller)들이 일본 오끼나와에서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출동한 미해병대 제3원정군의 상륙전을 엄호하기 위한 근접공중지원(Close Air Support)을 연습하였다. 이것은 미국 태평양군이 B-52 편대출격작전과 해병대의 기습상륙전을 배합한 대조선무력침공을 한반도 주변수역에서 연습하였음을 말해준다.

넷째,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 편대가 출격하여 B-52 편대의 공중타격연습을 엄호하였다.

다섯째,  B-52 한 대와  KC-135 공중급유기 한 대가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오스트레일리아 최북단 항구도시 다윈(Darwin)의 미공군기지로 이동하였다. 이것은 조선의 화성-10이 도달하지 못하는 ‘안전지대’로 B-52를 긴급히 이동시키는 전시대피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여섯째,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출격하여 작전임무를 수행하고 괌으로 돌아간 B-52 편대는 미해군 소속 9,200t급 미사일구축함 스프루언스호(USS Spruance)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공중-해상실탄사격연습을 진행하였다.

주목하는 것은, B-52 편대가 2016년 6월 13일부터 20일까지 한 주간 동안 작전에 투입되었는데, 바로 그 기간에 함경남도 호도반도 미사일발사장에서 궁륭형 조립식 건물이 건설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찰위성 감시망을 통해 궁륭형 조립식 건물의 공사진척도를 면밀히 주시하던 미국은 화성-10 시험발사가 임박하였음을 알았고, 건설공사가 거의 끝나가던 때에 맞춰 B-52 편대를 한반도 주변수역으로 출격시켰던 것이다. 

B-52 편대출격이 매우 위험천만한 전쟁도발행동으로 보이는 까닭은, 150킬로톤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공중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2,400km의 장거리순항미사일 AGM-86B가 그 전략폭격기에 탑재되기 때문이다. B-52는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 AGM-86B를 2,400km밖에서 조선의 군사전략거점을 향해 쏠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B-52에 탑재되는 사거리 2.400km의 장거리순항미사일 AGM-86B다. 이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재래식 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고, 150킬로톤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다. 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커다란 날개를 달고 음속보다 느린 속도로 저고도 비행을 한다. 그래서 실전상황에서는 교전상대가 발사하는 지대공미사일의 표적이 되기 아주 십상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 계산이지 실전상황은 아니다. 그 순항미사일은 음속보다 느린 마하 0.73으로 너무 느리게 날아가는 결함이 있다. 그 순항미사일이 2,400km를 날아가려면 2시간 42분이나 걸린다. 그러므로 B-52가 2,400km 밖에서 AGM-86B를 발사하는 실전상황은 있을 수 없으며, 교전상대의 방공망 밖에까지 접근하여 발사하는 것이 정상이다. <사진 3>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B-52 편대가 조선 영공에 얼마나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의 방공망이 얼마나 위력적인가 하는 문제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선제기습타격을 선참으로 담당할 B-52의 내습은 전쟁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므로, 그에 맞선 조선인민군은 B-52의 내습을 최우선적으로 저지할 고도의 작전능력을 갖추지 않을 수 없다.


2. B-52의 내습, 한국의 멸망과 미국 태평양군의 해체로 끝난다

B-52의 내습을 저지할 조선인민군의 작전능력을 엿볼 수 있는 문건이 있으니, 그것은 B-52 편대출격작전이 끝나기 하루 전인 2016년 6월 19일 조선에서 발표된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문이다. 그 담화문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6월 17일 미국은 괌도에 있는 미제침략군 8항공군 소속 <B-52H>전략폭격기편대를 먼거리항법비행 및 전략대상물타격훈련의 미명 밑에 남조선 상공에 들이밀어 핵폭탄투하연습에 광분케 하였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당시 B-52 편대출격은 한 주간 동안의 작전일정이 끝나고 나흘이 지난 2016년 6월 24일에 가서야 외부에 공개되었는데,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 보도자료에서는 B-52 편대출격작전이 6월 13일부터 20일까지 한 주간 동안 진행되었다고만 밝혔고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조선국방위원회는 대변인 담화에서 B-52 편대가 한반도 주변수역에 출격한 날짜가 6월 17일이라고 밝혔다. 그 담화가 발표된 6월 19일 당시에는 B-52 편대출격이 은밀히 진행되었는데, 조선국방위원회가 대변인 담화에서 그 날짜를 꼭 집어서 밝힌 것은, 조선인민군이 한반도 주변수역에서 진행된 B-52 공중핵타격연습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B-52 편대를 은밀히, 기습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켜도,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강력한 장거리감시레이더로 24시간 지켜보기 때문에 B-52 편대는 그 감시망에 반드시 걸리게 되어 있다. 이를테면, <연합뉴스> 2010년 12월 3일부 보도는 “지상관제요격기지와 조기경보기지 등의 레이더운용부대들은 북한 전역에 균등하게 분산되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의 일부 지역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것은 대출력 장거리감시레이더를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한반도에서 오끼나와 상공에 이르는 넓은 공역을 24시간 감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의 미사일조기경보체계에는 지상배치공중정찰레이더도 있고, 공중조기경보기도 있다. 조선은 이미 30년 전에 공중조기경보기를 실전배치하였다. <사진 4>

▲ <사진 4> 2016년 6월 17일 미공군 B-52 편대가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 편대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주변수역에 나타났을 때,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장거리감시레이더로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사하고 있었다. 조선인민군에는 지상배치공중정찰레이더도 있고, 공중조기경보기도 있다. 그래서 B-52가 한반도 상공에 접근하면 조선인민군의 방공망에 걸리게 되어 있다. 위의 사진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용하는 공중조기경보기의 비행장면인데, 조선인민군도 30년 전부터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해오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B-52 편대의 내습을 저지하려면 공중감시능력만이 아니라 요격능력도 있어야 한다. 교전상대의 항공기나 미사일을 요격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지대공미사일이므로,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지대공미사일 증강에 힘쓰지 않을 수 없다. <연합뉴스> 2012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0년부터 10여 년 동안 지대공미사일 보유량을 20여 배나 증강하면서 요격능력을 비상히 강화했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의 요격능력이 비상히 강화되었음을 말해주는 또 다른 사례들은 아래와 같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2009년 5월 29일 동해안에서 지대공미사일 번개-5를 시험발사하였고, 2010년 10월 10일 분열행진에 번개-5를 탑재한 3축6륜 자행발사대를 처음 등장시켰다. 또한 2016년 4월 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새 형의 반항공요격무기체계의 전투성능판정을 위한 시험사격”이 진행되었다. 이것은 번개-5보다 한 급 높은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번개-6을 시험사격한 것인데, 번개-6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지대공미사일로 평가되는 S-400과 동급이다.

▲ <사진 5>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2016년 4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번개-6을 시험발사하였다. 위의 사진은 번개-6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이다. 번개-5보다 한 급 높은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번개-6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지대공미사일로 평가되는 S-400과 동급이다. 미국 공군은 번개-5를 두려워하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번개-6이 등장하였으니, B-52 조종사들이 괌에서 이륙할 때부터 오금을 펴지 못할 지경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S-400는 사거리가 400km이고, 요격고도가 5~185km에 이르고, 비행속도가 마하 12이며, 비행표적 24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고, 스텔스 탐지능력이 뛰어나다. 그와 동급인 번개-6도 그런 강력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군은 번개-5를 두려워하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번개-6이 등장하였으니 B-52 조종사들이 괌에서 이륙할 때부터 오금을 펴지 못할 지경이다. <사진 5> 

그런데 전시에 B-52가 번개-6의 방공망을 피하려면, 황해남도에서 남쪽으로 450여 km 떨어진 제주해협 상공까지만 북상할 수 있고, 거기서 AGM-86B를 발사하게 된다. 하지만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번개-6을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음속보다 느린 속도로 날아오는 AGM-86B를 먼 거리에서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식은 죽 먹기’다.

여기서 ‘식은 죽 먹기’라는 표현이 나온 까닭은,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이미 6년 전에 자동화방공체계를 구축해놓았기 때문이다.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 2010년 12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공군(당시는 항공 및 반항공군으로 개편되기 이전이었음)은 최근 자동화방공체계를 구축해 항공기 요격대응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였다”고 하였다. 자동화방공체계는 탐지-추적-요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화, 정밀화, 신속화한 최첨단 요격체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번개-6의 요격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번개-6을 발사하여 AGM-86B를 요격하면, 저고도로 날아오는 그 순항미사일은 한반도 남부 상공에서 파괴될 것이다.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핵탄두가 한반도 남부 상공 낮은 고도에서 공중폭발하면, 핵폭발로 방출되는 강력한 전자기파(EMP)가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파괴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산업시설, 교통망, 전력망, 통신망까지 모조리 파괴할 것이다. 저고도로 날아오는 순항미사일은 저고도에서 요격 당하게 되므로, 한반도 남부 상공에서 발생한 전자기파는 중부 이북까지 미치지 않는다.

▲ <사진 6> 전자기파폭탄공격을 받으면 군사시설, 산업시설, 교통망, 전력망, 통신망이 모조리 파괴되어 전기가 없었던 19세기 중엽으로 돌아가게 된다. 현대문명은 전기가 없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위의 사진은 전자기파폭탄공격을 받고 폐허화된 어느 도시를 상상도로 그린 것이다. 만일 군사정세를 오판한 미국이 B-52를 한반도 상공으로 접근시켜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의 요격을 당하여 한반도 남부 상공에서 핵탄두가 공중폭발하면서 방출되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한국이 멸망하게 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B-52 한반도 출격을 조선보다 한국이 더 극력 저지해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은 B-52를 출격시켜 조선의 군사전략거점들을 공중핵타격으로 파괴하려다가 되레 도중에 요격당해 한국 전역을 전자기파로 파괴하는 치명적 사태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B-52 공중핵타격은 조선이 아니라 한국을 멸망시키게 될 것으로 크게 우려된다. <사진 6>

번개-6이 B-52를 요격할 때 발생한 전자기파로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총 한 방 쏘지 못하고 와해되더라도 조선인민군은 ‘최후결전’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왜냐하면 조선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이 와해되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의 대조선전쟁능력까지 제거해버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미국의 대조선전쟁능력을 제거한다는 말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국 태평양군을 해체시킨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괌(Guam), 오끼나와(沖繩), 요꼬스까(橫須賀), 사세보(佐世保), 미사와(三澤), 후사(福生) 등지에 있는 미국 태평양군 전략거점들을 공격하여 미국 태평양군을 해체시킬 것으로 예견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지난 30년 동안 정력적으로 축적하고 증강해온 선제타격능력은 미국 태평양군의 모든 전략거점을 30분 만에 초토화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에 서술한 두 가지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중앙일보> 2006년 6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을 연간 100~120발씩 생산한다고 한다. 그처럼 엄청난 생산시설을 가동하여 지난 30년 동안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을 증산해왔으므로,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 3,000여 발이 실전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실전배치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 3,000여 발은 미국 태평양군의 모든 전략거점을 재래식 탄두만으로도 3중으로 타격하고 남을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연합뉴스> 2013년 3월 4일부 보도기사에서 한국군 당국은 2013년 현재 조선이 탄도미사일 2,000여 발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하였지만, 그것은 장장 30년에 걸쳐 정력적으로 축적, 증강된 조선의 미사일생산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외부에 그 존재가 알려진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은 모두 10종인데, 그 가운데 2종을 제외한 8종의 탄도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하는 전략미사일들이다. 나는 2013년 6월 5일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각종 전략미사일들의 존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조선에서 전략미사일을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그처럼 막강한 미사일공격력을 축적, 증강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지금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불소나기’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으니, 조선이 스스로를 ‘동방의 핵강국’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자명해진다.  

둘째,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국 태평양군 전략거점들을 3중으로 타격하여 완전히 파괴할 전략미사일들은 아래와 같이 네 종이다.

사거리 1,500km의 화성-7 (미국의 자의적 명칭은 스커드 E 또는 노동-1)
사거리 2,000km의 화성-8 (미국의 자의적 별칭은 스커드 ER 또는 노동-2)
사거리 3,000km의 화성-9 (미국의 자의적 별칭은 스커드 F 또는 노동-3)
사거리 4,000km의 화성-10 (미국의 자의적 별칭은 무수단 또는 BM-25)


3. 화성-10의 압승에 네 가지 비결 있었다

2016년 6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된 화성-10 시험발사에 대한 외부의 여러 가지 분석들을 살펴보면, 미흡한 점들이 보인다. 화성-10이 전문가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최신 로켓공학기술로 변모되어 다시 등장하였으니, 그 미사일에 대한 외부의 분석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집필하기 위해 나는 로켓공학기술에 관한 심층정보를 다시 조사하였다. 그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을 파악한 나는 2016년 6월 27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요격방도 없는 무적필살병기의 등장’에 수록한 내용들 가운데 일부를 수정, 보완한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8333)


첫째, 로켓공학기술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문제는 어떤 로켓추진제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로켓이란 미사일과 우주발사체를 통합한 개념이고, 로켓추진제란 연료와 산화제를 통합한 개념이다. 흔히 액체연료니 고체연료니 하지만, 액체추진제 또는 고체추진제라고 해야 옳다. 로켓추진제가 그처럼 중요한 요인으로 되는 까닭은, 로켓을 날려보내는 추력이 로켓추진제에서 나오기 때문만이 아니라, 로켓발동기(엔진)도 로켓추진제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켓성능은 곧 로켓추진제의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6년 6월 22일에 발사된 화성-10은 어떤 로켓추진제를 사용하였을까? 로켓추진제에 관한 정보는 국가기밀이어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로켓추진제가 연소할 때 분사되는 화염의 형태와 색채에 따라 비파형 화염형태와 분사형 화염형태로 구분되고, 반투명 화염색채와 불투명 화염색채로 구분된다.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면, 화염 끝부분이 모아지는 비파형 분사형태가 나타나며, 화염색채도 반투명으로 나타난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면, 화염이 넓게 퍼져나가는 확산형 분사형태가 나타나며, 화염색채도 불투명하게 된다.

▲ <사진 7> 윗쪽 사진은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0 화염분사형태를 촬영한 것이고, 아랫쪽 사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의 화염분사형태를 촬영한 것이다. 화성-10의 화염분사형태는 비파형이며 화염색채는 반투명인데, '북극성'의 화염분사형태는 확산형이며 화염색채는 불투명하다. 이처럼 대비되는 현상은 화성-10에 액체추진제가 사용되고, '북극성'에 고체추진제가 사용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화성-10에 들어간 액체추진제는 비대칭 디메틸하이드러진과 하이드러진을 절반씩 혼합한 에어로진 50이라는 액체추진제다. 이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면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처럼 5분 안에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어서 교전상대에게 발사징후를 전혀 노출하지 않는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판별기준으로 살펴보면, 화염분사형태가 비파형이고 화염색채가 반투명으로 나타난 화성-10에는 액체산화제가 사용되었고, 그와 달리 화염분사형태가 확산형이고 화염색채가 불투명하게 나타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에는 고체산화제가 사용되었다. <사진 7>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경우, 연료와 산화제를 서로 다른 저장실에 주입해놓았다가, 도관을 통해 연소실로 보내 거기서 연소하게 된다. 그래서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을 만들 때는 연료실과 산화제실을 따로 설계하고,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보내는 도관, 밸브, 펌프 같은 장치들도 설계해야 한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가 고체상태로 혼합된 물질이므로, 연료실과 산화제실을 따로 설계할 필요가 없고 도관, 밸브, 펌프 같은 장치들도 복잡하게 설계할 필요가 없다.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면, 연소실과 분사구를 작게 만들 수 있고, 연소 도중에 연소를 중단시킬 수도 있고 재연소시킬 수도 있다. 그와 달리,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면, 연소실과 분사구를 크게 만들어야 하고, 연소 도중에 연소를 중단시키거나 재연소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액체추진제의 화염분사형태가 비파형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연소실과 분사구가 작기 때문이고, 고체추진제의 화염분사형태가 확산형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연소실과 분사구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종류와 같은 양의 연소물질을 작은 분사구로 분출하면 추력이 강해지고, 큰 분사구로 분출하면 추력이 약해진다. 액체추진제가 고체추진제보다 더 강한 추력을 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액체추진제는 고체추진제보다 약 30~40% 더 강한 추력을 낸다.

일반적으로 액체추진제는 구식이고 고체추진제는 신식이라고 알려졌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쓰임새에 따라 액체추진제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고체추진제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정된다. 이를테면, 5분 안에 신속하게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에는 고체추진제가 사용되고, 무거운 위성이나 우주선을 운반하기 위해 강한 추력이 요구되는 우주발사체에는 액체추진제가 사용된다.

어떤 화학물질을 어떤 비율로 혼합하여 로켓추진제를 만드는가 하는 것에 따라 성능격차가 생기는데, 액체추진제 제조기술은 오랜 기간 동안 진보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18종으로 늘어났다.

18종의 액체추진제들 가운데서 화성-10에는 어떤 액체추진제가 들어간 것일까? 위킬릭스(Wikileaks)가 폭로한 미국 국무부의 비밀전문들 가운데 2010년 2월 24일부로 작성된 비밀전문에는 2009년에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담당관리들이 조선과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은 이른바 ‘평가회담 회의록’이 들어있는데, 거기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 비밀회의록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조선은 화성-10을 현대화하기 위해 UDMH라는 로켓연료와 그것을 사용할 로켓발동기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언급한 UDMH는 비대칭 디메틸하이드러진(Unsymmetrical Dimethylhydrazine)이라는 로켓연료인데, 이 로켓연료와 혼합되는 산화제는 액화산소(Liquid Oxygen), 질소4산화물(Nitrogen Tetroxide), 적연질산(Red-Fuming Nitric Acid), 에어로진(Aerozine) 50 네 종밖에 없다. 그 네 종의 산화제들 가운데 자동점화성(hypergol)도 있고, 추진력(impulse)이 강하며, 상온에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산화제가 바로 에어로진 50이다. 에어로진 50은 비대칭 디메틸하이드러진과 하이드러진을 50 대 50으로 혼합한 화학물질이어서 ‘50-50’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에어로진 50은 탄도미사일에 미리 주입해놓을 수 있으므로,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처럼 5분 안에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어서 교전상대에게 발사징후를 전혀 노출하지 않는다.

▲ <사진 8> 윗쪽 사진은 2009년 4월 5일 은하-2 화염분사장면이고, 아랫쪽 사진은 2016년 2월 7일 은하-3 화염분사장면이다. 은하-2는 적연을 내뿜었고, 은하-3은 백연을 내뿜었다. 이것은 조선의 로켓에 들어가는 산화제가 적연질산에서 에어로진 50으로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09년 4월 5일 은하-2의 발사장면과 2016년 2월 7일 은하-3의 발사장면을 비교해보면, 은하-2는 적연을 내뿜었고, 은하-3은 백연을 내뿜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조선의 로켓에 들어가는 산화제가 적연질산에서 에어로진 50으로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8> 

위에 열거한 정보를 종합하면, 이번에 시험발사된 화성-10은 자동점화성도 있고, 추진력도 강하며,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는 에어로진 50을 사용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원래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길수록 낙탄범위가 넓어지고, 그에 따라 명중률이 떨어지므로, 사거리가 4,000km에 이르는 화성-10에는 흔히 보조로켓이라고 부르는 방향전환발동기(divert thruster)를 장착하여 비행안정성을 유지해주어야 한다. 나는 2016년 6월 27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요격방도 없는 무적필살병기의 등장’에서 화성-10에 대형 중앙분사구 한 개와 소형 주변분사구 두 개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하였는데, 그것은 빗나간 추정이었다.

2013년 6월 5일 내가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직접 목격한 화성-13에는 대형 중앙분사구 두 개와 소형 주변분사구 네 개가 장착되어 있었다. 화성-13의 지름은 1.8m로 추정되고, 화성-10의 지름은 1.5m로 추정되므로, 화성-10에는 대형 중앙분사구 두 개와 소형 주변분사구 네 개가 장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동서남북 방향에 각각 장착된 네 개의 주변분사구들은 점화 직후 초기상승비행단계에서는 추력을 보태주고, 그 이후에는 비행안정성을 유지해준다. <사진 9>

▲ <사진 9> 이 사진은 화성-10을 발사하기 위해 동체를 수직으로 세운 장면이다. 화성-10에는 대형 중앙분사구 두 개와 소형 주변분사구 네 개가 장착되었다. 네 개의 주변분사구들은 점화 직후 초기상승비행단계에서는 추력을 보태주고, 그 이후에는 비행안정성을 유지해준다. 중앙분사구와 주변분사구를 그런 형태로 배치한 것은 조선의 로켓들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셋째, 화성-10의 발사각을 45도로 볼 것인가 아니면 그보다 더 낮은 각도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조선일보> 2016년 6월 24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한국군 당국자는 “지구표면이 곡면이고 공기저항도 있기 때문에” 중장거리미사일은 30~35도 각도로 발사된다고 하면서, 화성-10이 32도 각도로 발사되면 최고비행고도 640km에 도달한 뒤 3,200여 km를 날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 실전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는 소리다.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발사각을 정하는 문제는 지구표면의 곡면이나 공기저항과는 상관이 없다. 만일 전투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45도보다 낮은 각도로 발사하면, 상승비행고도가 낮아지므로, 상승비행단계에서 미사일방어체계로부터 요격당하기 쉽다. 따라서 화성-10의 상승비행고도는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고도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하고, 그렇게 상승비행고도를 높이려면 발사각이 45도 이하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또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발사각을 되도록 높게 정해야 최고비행고도도 높아지게 되고, 최고비행고도가 높아야 낙탄비행속도도 그만큼 더 빨라져 종말낙하단계에서 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을 피할 수 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 웹싸이트 <미사일위협(Missile Threat)>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160km 저고도에서 지상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탄두의 낙하속도는 초속 2km를 넘지 않지만, 1,200~1,600km 고고도에서 낙하하는 재진입체의 낙하속도는 초속 6~8km에 이른다.
 
▲ <사진 10> 이것은 화성-10이 발사되는 장면이다. 조선이 괌을 향해 화성-10을 발사할 때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요격고도보다 훨씬 더 높은 궤도로 쏘아올리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화성-10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조선과 미국이 맞붙은 전략적 무력대결에서 화성-10은 B-52의 내습능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능력을 한꺼번에 무력화시켜 압승을 거두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넷째, 군사전문가들 가운데 화성-10의 사거리를 가장 짧게 추정하는 사람들은 2,500km라로 보는데, 한국 언론매체들은 화성-10의 사거리를 3,000km로 추정한 보도기사를 내놓았다. 그들이 그렇게 추정하는 까닭은 조선이 소련산 R-27을 모방해서 화성-10을 만들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R-27은 1960년대 낡은 기술로 만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고, 이번에 발사된 화성-10은 2010년대 최신 기술로 만든 지대지탄도미사일이므로, 양자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진 10>

R-27의 지름과 화성-10의 지름은 서로 똑같이 1.5m로 추정되는데, 후자의 길이가 전자보다 3m나 더 길므로, 화성-10에 더 많은 로켓추진제가 들어간다. R-27의 추진제는 비대칭 디메틸하이드러진과 질소4산화물의 혼합물인데 비해, 화성-10의 추진제는 비대칭 디메틸하이드러진과 하이드러진의 혼합물이다. 화성-10은 R-27보다 로켓추진제의 출력이 더 강하다.

영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IHS 제인스(Jane's)>는 화성-10의 탄두중량을 1,000~1,250kg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들이 화성-10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소련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R-27의 탄두중량은 650kg밖에 되지 않는데, 그보다 50년 뒤에 등장한 화성-10이 두 배나 더 무거운 탄두를 장착하였다고 본 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탄두를 소형화, 경량화하는 기술이 발달한 조선에서는 중량이 1t이 넘는 무겁고 큰 탄두는 만들지 않으며, 중량이 300~500kg에 이르는 가볍고 작은 탄두를 만든다. 탄두중량이 그처럼 가벼우면 사거리도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화성-10의 동체는 바닷물에 뜨는 아주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졌다. 2016년 3월 18일에 발사된 화성-7의 탄두는 800여 km를 날아가 동해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에 낙탄되었는데, 그 탄두부 덮개 잔해가 발사날짜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16년 6월 16일 일본 돗또리현 유리하마초 해안에서 바닷물에 둥둥 뜬 채 발견되었다. 이것은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의 동체가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 가볍고, 강도는 10배나 더 강한 탄소섬유강화수지(CFRP)로 만들어졌음을 말해준다. 전 세계에서 탄소섬유강화수지를 만드는 최첨단 소재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화성-10에 출력이 강한 로켓추진제가 들어갔고, 탄두가 소형화, 경량화되었으며, 동체를 탄소섬유강화수지로 만들어 경량화하였으니 화성-10의 사거리가 4,000km인 것이 확실하다. 이것은 조선이 괌을 향해 화성-10을 발사할 때,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요격고도보다 훨씬 더 높은 궤도로 쏘아올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려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화성-10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그런 무용지물을 배치하려는 미국의 ‘헛발질’은 조선, 중국, 러시아를 모두 자극함으로써 그 세 나라의 반미연대전선구축을 촉진시킨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조선과 미국이 맞붙은 전략적 무력대결에서 화성-10은 B-52의 내습능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능력을 한꺼번에 무력화시켜 압승을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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