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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일 금요일

두 번째 임기 반환점 돈 박원순 서울시장

"청와대의 KBS 전화, 사실상 지시
구의역 사고, 성찰하는 기회 됐다"

16.07.01 21:00l최종 업데이트 16.07.01 23:51l






▲ [전체보기] 박원순 "시대착오적 청와대,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혁명"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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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팟짱>에 출연해 서울 시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김경년

"구의역 사고를 거치면서 겸허하게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됐고, 여러 회한이 많이 생겼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허리띠를 졸라매겠습니다."

두 번째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최근 한 달은 시련의 계절이었다. 지난 5월 28일 터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이후 늑장대응 논란에 이어 메피아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연이어 시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했다. 

급기야 '1년 전 메르스 대응으로 벌어놓은 점수를 메피아로 다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대권 가도에도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1일 오전 오마이뉴스의 인기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과 만난 박 시장은 그러나 이제 구의역사고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듯 시종 여유있고 자신있게 임기 후반기에 대한 구상을 풀어놓았다.

박 시장은 구의역사고 초기대응을 잘못한 데 대해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었다"고 말하고, 메피아 등 되풀이되는 문제들에 미리 조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미처 사각지대를 놓친 것"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곧이어 어제(6월 30일) 발표한 '구의역사고 재발방지 후속대책'을 열거한 뒤 "그저 땜질식 요법이 아니고 완전히 탈바꿈해야겠다는 의지로 엄청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의 일을 신속하게 혁명적으로 처리해내면 아마 '서울 모델'이 생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은 하반기 시정 운영에 대해선 "지금까지 해왔던 디테일한 정책들이 많았는데 그걸 잘 패키지로 해서 보완할 건 보완하겠다"며 "안전의 사각지대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틀에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또 다른 2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방향전환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또 청와대가 KBS에 세월호 보도 관련 압력을 행사한 데 대해서는 "KBS 대표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데 사실상 지시 아니냐"며 "대통령이 보신다고 그랬다니 땡전뉴스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의원 가족의 보좌관 채용 논란에 대해선 "아무리 가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되더라도 스스로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아쉬워했다.

"구의역사고,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었다" 

- 어제 구의역 사고 대책에 대한 두 번째 시민보고회에서 '돈보다는 사람, 비용보다는 안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차례 되풀이됐던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제대로 사전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처리를 못했다. 단순히 안전사고일 뿐 아니라 메피아 문제나 비정규직 외주화에 대한 여러 구조적 문제 등 폭발적 이슈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던 거다. 안전과 차별사회, 격차사회에 대한 감수성이 없었다는 반성을 했다. 단순히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큰 강물처럼 흘러온 신자유주의 흐름을 되돌려 놓겠다,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여 드린 거다. 두 번째 발표를 했는데, 세 번, 네 번까지 하겠다."

- 어제가 끝이 아니라 이어서 발표하시는 건가요?
"그렇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란 분이 말씀하시기를 '근대화라는 것이 위험한 사회로 가는 노정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서울시는 더군다나 한국전쟁 이후 급속하게 성장한 도시라 곳곳에 위험이 내재해 있다. (울리히 벡이) '이 과정에서 성찰적 근대화가 필요하고,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구의역 사고를 통해 그저 땜질식 요법이 아니고, 완전히 탈바꿈해야겠다는 의지로 지금 직원들하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

- 사실 박원순 시장의 캐릭터라 하면 운동화 신고 백팩을 메고 현장을 다니는 '현장형 시장'이었는데, 구의역 사고 때는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왜 그랬나.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그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서울메트로가 잘못해서 책임을 김군에게 미뤘다. 그러니 가족들이 빈소를 안 차리게 되고, '빈소 차리기 전에 오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도, 제가 가서 이미 사라진 현장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펴야 했다고 본다. 전적으로 제 잘못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

- '메피아 등 되풀이됐던 문제들인데 시민사회 출신인 박 시장이 왜 즉각적으로 손을 대지 않았는가'하는 문제 지적도 있다.
"서울시가 워낙 방대한 곳이어서 미처 사각지대를 놓친 것이 틀림없다. 어떤 일도 제대로,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늦음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의 일을 신속하게, 혁명적으로 처리해내면 아마 '서울 모델'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이 문제는 서울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레일도 마찬가지다. 다른 공기업에 철피아가 엄청나게 있다. 서울시가 해내 버리면 그것이 모델이 돼서 전국에 확장될 거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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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짱>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 김경년


-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넘어서서 임금차별, 승진차별, 성차별 등 처우의 문제는 여전한데, 이걸 혁명적으로 바꾼다면 이른바 서울 모델이 전국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 독일의 경우 법관과 서기와 법정 경비하는 분들 사이에 급여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 구태여 판사 하려고 안 한다. 우리는 죽으라고 고시에 매달리고 그러잖나. 그게 사회적 처우의 차이라 본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간부들, 일반 주무관들 또는 서울시청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 경비하시는 분들 다 소중한 분들이라 생각한다. 김군의 안타까운 죽음이 의미하는 바는 크고 깊다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분들에 대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더라. 물론,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저는 비용보다는 안전이고 존엄성이다. 나는 '노동조합에 사람이 이만큼 밖에 가입 안 했냐', '서울시 공무원이 더 많이 가입하게 하라'고 했다. 노조원 수가 늘면 사용자가 부담스러워 한다."

- 오바마식이다.
"그런가. 노동조합에 많이 가입해서 힘이 세지면 사용자하고 힘이 대등해지고 시장한테 훨씬 많은 주문과 요구를 할 수 있다. 저희가 잘못하는 걸 요구할 수 있다. (내가) 잠깐은 힘들 수 있지만,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다."

- 국회만 하더라도 기자들의 휴게 공간과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은 천지 차이다. 기자들 휴게 공간은 호텔 같은데, 청소 노동자 휴게 공간은 형광등 하나 있다.
"환경미화원들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예 탈의실, 샤워 시설을 다 만들라고 얘기했다. 가난하고, 취약하고, 어려운 분들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런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 아닌가."

- 어제, 오늘 말씀하신 내용을 들어보면 안전을 위해 지불할 비용이 많은데 '서울시민 세금 많이 거둬가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
"안전과 비용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안전을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홍콩이나 도쿄 지하철은 수입의 30% 정도를 요금 외 다른 곳에서 만들고 있다. 우리도 그런 상황이 왔다. 예를 들면, 사당역을 중심으로 하는 환승센터를 만든다거나 (지하철에) 백화점을 만드는 등 수익사업을 통해서 적자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지금 런던 지하철은 홍콩 지하철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도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그런 데서 수익을 얻어서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

- 어제 발표에 앞서서 정무 라인을 대폭 교체하셨습니다. '구의역 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다', '대선 준비를 위한 캠프다'라는 보도도 있었다.
"언론은 상상력이 참 큰 것 같다. 구의역사고 때문이라면 왜 죄 없는 보좌진들을 갈겠나?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제 잘못이다. 반환점을 돌았잖나. 2년이 지나서 새로운 2년을 맞이해야 하니까 한 거다."

- '홍보 라인을 강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꼭 그렇지는 않다. 미디어 수석은 원래 있다가 다시..."

"남은 2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허리띠 졸라매겠다"

- '앞으로 2년이 박원순 시장에게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서울시 시정과 앞으로 해나갈 서울시 시정의 방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훨씬 좋아지는 2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울시장 한 지 5년 차인데 저 나름대로 준비돼있는 시장이라 생각했지만 구의역 사고를 거치면서 겸허하게 성찰해보는 기회가 됐다. 아직도 제가 부족한 것이 많고, 여러 회한이 많이 생겼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금까지 해왔던 디테일한 정책이 많았는데 그걸 잘 패키지로 해서 보완할 건 하고 브랜드할 건 하고 정리하겠다. 안전의 사각지대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틀에 도전할 것은 도전하고. 5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2년을,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 '옥바라지 골목, 그대로 보존될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는 독자 댓글이 달렸다.
"옥바라지 골목도 제가 성찰을 많이 하게 된 계기였다. 제가 시장이 되기 전 용산참사 처리에 관여할 때부터 '도시에 이렇게 잔인한 강제 철거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옥바라지 골목은 그런 강제 철거의 문제에다가 또 하나는 서울시민의 삶이 녹아있는 골목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문제였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몰랐다가 온라인에서 강제 철거된 얘기를 듣고 어느 행사를 가다가 쫓아갔다. 그래서 그런 사달이 난 건데... 어쨌든 지금은 당사자들과 시민대책위가 여러 협의를 하고 있고,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에 내놓은 노동대책들이 혁명적인 모델이라고 하셨는데, 일반 국민이 볼 때는 '그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는 기대가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 4법을 주장하면서 반대 입장으로 가고 있다. 서울시와 반대로 가는 정부, 어떻게 해야 할까.
"글쎄.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웃음)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란 이야기를 하지 않나.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경제가 절망적인 상태, 성장이 종식된 사회를 살고 있다. 공공부채가 1000조를 돌파하고,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섰다. 우리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고 본다.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늘 남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를 살아왔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인데 새로운 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계속 그 끝에 와 있다는? 
"그렇다. 절벽 앞에 우리가 놓여 있다. 도약하는 길은 새로운 발상에 의해서 사다리를 놓든지, 그야말로 공중부양을 하든지, 지하도를 뚫어서 통과하든지 창조와 혁신이 필요한데, 청와대나 중앙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철학, 비전, 방향으로 우리 경제를, 국민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고 본다. 창조경제라는 말은 너무 좋은데 그 방식이나 절차를 보면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든다고 하면서 서울시장은 안 부르더라. 서울시에서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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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팟짱> 인터뷰는 서울시장실 옆 복도에서 진행됐다. 박 시장은 이 곳을 서울시에서 발간하는 책자, 백서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 김경년

"세월호 관련 청와대의 KBS 보도 압력, 사실상의 지시"

- 왕따인가.(웃음)
"글쎄. 청와대 가서 한 번 물어보라. 서울시에서 창조경제를 하면서 서울시장을 빼놓고, 서울시를 빼놓고 어떻게 되나?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것을 재벌 기업 하나 업어서 하고 있지 않나. 창조경제는 들불과 같이 개미군단이 움직여야 한다. 마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생들이 자기 아버지 주차장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일으키지 않았나. 우리는 10대 대기업이라 하면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30년 전 대기업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일본과 중국조차도 10위는 10년 만에 늘 바뀐다. 우리 경제는 정체돼 있다. 새로운 물갈이, 판갈이가 필요하다."

- 서울시나 성남시에 기대하는 청년들이 많다. '청년수당이라도 조금 나오면 내 삶이 일보전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잘 안 되고 있다. 
"잘 풀렸었다. 왜냐하면, 그날 며칠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복지부에서 서울시에 전화로 '잘 해결됐다', '장관이 결재했다'고 해서 '이걸 어떻게 발표하느냐' 협의했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기자가 합의된 것으로 보도까지 했잖나. 7시간 후에 복지부가 갑자기 다른 소리를 했다. 민법상 합의, 약정, 계약은 반드시 서명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다. 구두상으로도 동의한 거다. 복지부 장관이 동의하고, 과장이 '다 됐다'고 통보했는데 다 된 거다. 근데, 갑자기 바뀐 거다."

- 청와대의 입김으로?
"그건 확언하기 어렵다. 이번에 세월호 언론 압력처럼 언젠가 이것도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이것을 가차 없이, 어김없이 추진할 생각이다."

- 청와대가 세월호 보도 관련 KBS에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보도지침이 폭로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적어도 민주주의에 관해서는 엄청난 퇴행을 했다. 청와대가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서... KBS 대표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데 사실상 지시 아닌가? 발언을 다 읽어 봤는데, '대통령이 보신다'? 그러니까 땡전뉴스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다. 권력이 정말 국민에게 귀를 열고 있는 노력을 다 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 보기 좋게 방송을 왜곡한다? 30년 전이 아니라 (더) 과거로 돌아간 사건이다."

- 안희정 충남지사가 불펜 투수론을 말했다. 시장님도 몸을 풀고 있나?
"그런 질문이 안 나오나 했다.(웃음) 지난번 광주에서 전남대 학생들 상대로 강연할 때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는 말을 드렸는데 많은 논란이 된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처참한 민생의, 고난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고. 민주주의의 퇴행과 사회 후퇴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서울시가 잘 되기 위해서도, 서울시장으로서도 당연히 할 말은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특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해서 추호도 서울시장의 역할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 다 함께 열심히 하겠다."

-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가 아니라 '앞장서겠다'고 하셨다. 의미가 다르다.
"앞장서겠다.(웃음)"

"개헌 필요... 토론과 합의 등 집단지성의 힘으로 풀어야"

- 개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요.
"맞다. 87년 체제가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2017년이 되면 30년이 되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나. 이런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권력 구조의 개편도 필요해 보이고. 현장에 있는 지방정부가 잘 할 수 있도록 재정도, 권한도 밀어줘야 한다. 이른바 8대 2의 재정 구조도 OECD 평균이라는 5대5로 가야 한다. 서울시장으로서 국장 한 명을 추가로 임명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경쟁력이 생길 수 없고, 국가 경쟁력도 생길 수 없다."

- 국회의원 보좌관 가족 채용 논란은 어떻게 보나.
"글쎄. 아무리 가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되더라도 스스로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국민이 이 절망의 시대에서 요구하는 큰 명령이라 생각한다. 흙수저론, 헬조선 구호가 광범위하게 불리우는 시대에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의 도덕적 자제력, 헌신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 '87년 6월 항쟁 30주년에 어떤 개헌이 우리 국민에 합당한가, 합의의 정신이 발현되는 방향인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는데.
"서울플랜 2030이란 게 있는데, 그거는 정말 수백 회의 협의로 만들었다. 거기에 한 자도 제 의견을 보탠 적이 없다. 나중에 읽어 보니 완전히 제 생각과 일치하더라.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 이견이 많겠지만 이게 정말 지겹다고 할 정도로 토론하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는 리더가 많은데 여기 나와있는 시청 공무원들, 맞습니까?(웃음) 
"우리 직원들은 힘들 것이다. 옛날에는 시장이나 간부, 전문가가 만들어 온 것을 보고 결정하면 되는데 수백 번을 회의하고... 서울시 공무원들한테는 정말 미안함과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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