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오에 겐자부로가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해 신랄한 비난을 했다. 오에는 일본 헌법 시행 68주년 기념일인 지난 3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개헌 반대 집회에서 “아베의 미국 상하원 연설은 너무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오에는 이날 연설에서 아베 총리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총리’라는 경칭은 7차례나 생략된 채 ‘아베’로 지칭했다.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며 집회에 참석한 시민 3만 명은 오에의 연설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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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일본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호치'에 실린 오에 겐자부로의 아베 비판 발언 기사 화면 캡처.(이미지출처=스포츠호치) |
오에는 아베 총리의 자위대 파견과 국제 분쟁 개입을 지적하며 “일본이 미국의 전쟁에 대해 강력한 동반자가 되고 싶어 한다. 적극적인 평화주의는 전쟁에 대한 자기 변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국민은) 집단적 자위권을 거부하고 적극적인 평화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큰 소리로 말하고 싶다”고 했다.
올 여름까지 안보 법안을 성립시키겠다는 아베총리의 약속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의원들에게 명확히 설명을 하지 않았고, 국민들의 찬성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설 말미에서 그는 “나 같은 노인이 이런 큰 집회에서 사람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은 마지막이겠지만, 평화와 생명의 존엄을 기본으로 일본 헌법을 지키고 살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를 겨냥한 오에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에는 지난 3월 방한해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아베 총리는 전쟁에 대해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다. 과거 일본이 얼마나 무서운 범죄를 저질렀는지 상상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군 위안부는 천황제까지 그 뿌리가 이어진 일본 사회의 남성 중심주의가 부른 여성 차별의 결과”라며 “일본 정부가 충분히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1957년 등단한 오에는 ‘일본의 살아있는 양심’이라 불리며 군국주의 등 일본 사회의 문제점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이후 아쿠아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등을 수상하며 최근에는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며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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