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사는 법(신상철 / 2014-01-31)
제목이 “민주당이 사는 법”인 것은, 현재 민주당이 죽은 정당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의석수 127석 씩이나 갖고 있는 정당이 저토록 존재감도 없이 따뜻한 아랫목 축 처진 할배 거시기처럼 맥아리 없는 것도 ‘정치학적으로 연구대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드문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민주당 소속 의원들 대부분 누구한테 약점을 단단히 잡혀 찍소리도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도대체 새누리가 버린 파란색은 누가 줏어왔을까?… 퍼포먼스만 하면 언제 싸우려고…
저는 지난 번 글에서 <
민주당이 망가진 5가지 이유> 를 나열한 바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려 현재의 민주당은 분석력도, 판단력도, 조직력도, 리더십도, 투쟁력도 없는, 한마디로 생명력을 상실한 정당이라는 얘깁니다.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또는 정치생명 연장만이 유일한 관심거리인 집단인 거지요.
“민주당이 망해야 민주가 산다”는 의미는, 민주가 승리하려면 민주당이 바로 서야 하고, 민주당이 바로 서려면 (지금 현재의 상황을 보아하니) 반드시 망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는 뜻이고, 현재의 민주당 내에는 알곡보다 쭉정이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민주당은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어서가 아니라, 시대와 역사를 뛰어넘어 민주당은 항상 존재했고, 존재해야 하고,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썩어 문드러지면 그 악취에 시달리고 청소하는 것 또한 민초들의 몫이기 때문에 설거지를 하든, 분류수거를 하든 성질 급한 사람들이라도 먼저 손 걷고 나서야 하지 않겠나 싶은 거지요. 그래서 분위기를 만드는 겁니다. 선동하고 폄프질해서라도 말이지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잊어버린 민주당
저는 원래 복잡하게 말하는 것 싫어합니다. 실은 머리에 든 것도 별로 없구요. 그래서 글도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중2 수준에서 이해가 될 수 있는 글, 그 수준이 저의 목표이며 한계입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길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차분히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복잡하게 나열할 것 없이, 한 문장으로 줄여 김대중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행동하는 양심”, 그 철학이 지금 민주당에는 있는가? 없지는 않습니다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몇몇 의원들, 예를 들어 김광진 의원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장하나 의원 역시 초선이지만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싸울 수 있는 의원들이 현재의 민주당 내에 열 명만 있어도 지금의 한심한 모습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야성을 잃어버린 야당, 싸움을 두려워하는 야당, 자리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야당, 그 모습은 직장인이지 야당의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구나 역사상 유례없이 부정하고, 부패하고, 교활하고, 패악한 독재정권에 맞선 야당의 모습은 더더욱 아닌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을 잇지 못하는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사즉생의 정치”입니다. 나를 버리고 희생하는 것, 나의 소리(小利)를 포기하고 대의(大義)를 따르는 것. 당장은 자신에게 손해인 것 같지만 긴 안목과 호흡으로 가시밭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 그러한 정신과 정치철학을 지근거리에서 보고 느꼈던 사람들조차도 마치 먼 옛날의 추억인양 깡그리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의 정책이 옳고 그르고, 어떤 정책은 성공이고 어떤 것은 실패였다.. 그런 것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민주당은 그 두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 그리고 정치적 철학이 녹아들고 어우러져 공유된 상태에서만 존립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필연입니다. 그런데 그 두 분의 후예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부자연스러운 침묵 속에 반목과 대립 그리고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 심각성은 이제는 어떠한 해법으로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제갈공명이 온다해도 풀기 어려워 보입니다. 화합, 화목, 단합 그리고 전투력 결집.. 불가능합니다. 불신의 늪과 골만 더 깊에 패일 뿐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중대한 결심들을 하셔야 할 시기에 이르렀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야 본인도 살고, 민주당도 살고, 민초들도 살 수 있는 것이지요. 개혁이지요. 개혁은 개혁인데, 어떤 개혁일까요?
‘뼈를 깍는’개혁? 아닙니다.‘뼈를 갈아치우는’개혁!
무언가 큰 변화가 요구될 때, 흔히들 ‘뼈를 깍는 개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만, 현재의 민주당은 뼈를 깍는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봤자 뼈대만 약해질 뿐이지요. 뼈를 갈아치워야 합니다. 대부분의 뼈대를 새 뼈로 교체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도로 정립한 후 대못을 박아야 합니다. 그저 버스타고 세배다닌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의 민주당에 소속된 의원들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은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차기 불출마 선언하고, 남은 여생 후진양성에 매진하겠노라 선언을 하고, 민주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한 알의 밀알 역할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럴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민주당 내에서 절반 이상은 나와줘야 비로서 ‘뼈를 갈아치우는 개혁’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민주당을 쳐다보게 됩니다.
그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지키고,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을 잇는 길입니다. 이제는 고향에 내려가서 아니면 전국을 돌면서 그 철학과 가치와 정신을 전파하며 사람들을 일깨우는 일에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가르침을 실천해야 합니다. 적어도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밑에서 정치를 배운 사람들이라면 말이지요. 정치권 언저리에서 계속 권력을 바라는 탐욕을 버려야 할 때이고, 그것을 요구받는 때라는 얘깁니다.
그게 “행동하는 양심”이고,“사즉생의 정치”아닌가요? 그것을 배운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금의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도 그 시기를 알지 못해 눈치만 보고 있는 모습, 스스로 거울에 비추어 보아도 추하지 않은가요? 탐욕과 권력에 눈먼 자신의 모습이 새누리 족속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요?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거부할만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는가요?
갈아치우는 것만이 능사인가. 예,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최소한 지금은 그렇습니다. 그것도 하지 못하면 민초들이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 드릴 겁니다. 반드시. 분노한 민초들은 별 역할도 없이 방만 크게 차지하고 있는 소위 원로급 이상의 의원들과 뒷 방 늙은이 같은 중진들, 초선이면서 이미 고물차가 되어 버린 의원들까지 분류하고 찍어내어 퇴출되도록 만들고야 말 겁니다.
민주진영 승리의 전제조건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밑도 끝도 없이 ‘야권이 연대하고 단일화하지 않으면 전멸한다’류의 주장을 펼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이명박과 박근혜 시대를 관통하며 유형별로 다양한 경험들을 겪으셨던 분들이 아직도 그런 순진한 말씀을 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연대하고 단일화만 되면 이기나요? 누구 맘대로? 새누리와 중앙선관위의 양보와 허락을 받으셨나요? 부정선거, 개표부정 저지르지 않겠다는 보증서 받았나요?
선거의 귀재, 조작과 왜곡의 달인, 부정과 부패의 지존, 그들이 “패배는 곧 죽음”이라는 각오로 목숨걸고 악랄하게 발악을 하며, 그들이 쓸 수 있는 모든 동력과 자원을 거지 깡통까지 뒤져가며 쓰고 있는데, 야권에서 신사협정만 맺으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면 수긍해 줄 수는 있지만, 그 조차도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조건의 우선 순위를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첫째, 부정선거와 개표부정에 대한 인식과 처벌, 그리고 확고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 시행된 선거관리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그것이 야권승리가 가능한 무조건적 첫째 조건이다. 새누리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싸워야 한다.
둘째, 민주당이 뼈를 갈아치우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래야 민초들의 지지를 얻고, 흩어진 동력을 다시 모을 수 있다. 이것이 야권 승리가 가능한 무조건적 둘째 조건이다. 그 바탕이 있어야 다른 정당과의 연대든 단일화든 나설 수 있는 명분과 지위가 생긴다.
셋째, 위의 첫째와 둘째의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승산이 높고 연대와 단일화까지 이룰 수 있다면 무조건 대승이다.
넷째, 만약 연대와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 첫째와 둘째만 이루어 진다면 반 새누리당 진영은 무조건 이긴다. 국민들은 바보 아니다. 이미 새누리는 민심을 잃었고 부정과 부패와 조작없이는 절대로 승리할 수 없는 정당이다.
다섯째, 위의 첫째와 둘째를 이루지 못하면 무조건 진다. 백약이 무효하다. 연대아니라 단일화 할아버지를 이룬다 해도 절대 승리하지 못한다. 선거애 이기고 개표에 지는 바보짓만 무한 반복될 뿐이다.
지방선거 - 총선.대선과는 다르다
앞에서 제가 말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어야 할 당사자는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 뼈를 갈아치우는 개혁을 이루면, 새정치신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모두 민주당이 변화하는 만큼 함께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죽지 않으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지요. 민주당의 변화는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러면 승리도 그리 멀지 않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민주당이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요? 저는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주장을 하느냐구요? 민주당, 그들은 ‘뼈를 갈아치우는 개혁’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생각이 틀리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에 대한 민초들의 대응전략을 말씀드리기 위해 지금까지의 긴 설명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번 지방선거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민주당이나 새신당 입장에서야 중요할지도 모르죠. 그런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보십니까? 지방선거에서 한 석이라도 더 얻는 것이, 민주당이 스스로 변화하는 일, 개혁하는 일 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도지사 한 둘 더 얻는다고 세상 달라지던가요? 시장 한 둘 잃는다고 세상 무너지던가요? 2010년 이후로 오늘 현재까지,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민주당 구청장이 21곳이나 싹쓸이 해서 차지하고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관통하며 세상 달라지고 있던가요? 만약 그거 다 잃는다고 민주당, 더 잃을 게 있을까요? 지방선거, 그리 중요한가요?
하지만 총선과 대선은 다릅니다. 국회의원 숫자와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 여부는 정치적 환경과 우리 민초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중대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지방선거는 다르다는 겁니다.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민초들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징징거리며 도와달라고 소리에 개혁이고 뭐고 만사제쳐놓고 또 한 번 속아주는 것이 옳은 일이냐, 아니면 이번 참에 완전히 민주당을 두들겨 패서 초죽음을 만들어 놓는 것이 향후의 총선과 대선이라는 거사를 위해 바람직하냐, 그 고민을 심각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개혁을 이루라, 그러면 반드시 손을 잡아 준다 !
결론은 간단합니다. 채찍과 당근입니다. “개혁해라 도와줄께. 개혁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 그겁니다.
우리 입장에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선거, 민주당이 스스로 환골탈태하는 수단으로 삼고 압박과 협박을 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총선과 대선을 이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번에 어리버리하면서 지금 저 꼴 저대로 가면 지방선거 망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총선과 대선 모두 말아 먹을 것이 불 보듯이 뻔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민주당 스스로 낡은 옷을 확 벗고, 몸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압박과 협박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설사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음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1. 부정선거와 개표부정에 대해 적극 개입하고 선거제도를 정비하라.
2. 전투력을 상실한 민주당 중진과 의원들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물러나라.
만약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것은 “죽어봐야 죽는지 알겠다”는 것이니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참패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차라리 새 토양에 새 싹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누가 답답할까요. 답답한 것은 이번 선거 떨어지면 권력을 놓칠까 전전긍긍하는 '권력바라기'들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민주당의 ‘뼈를 갈아치우는 개혁’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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