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무릎 아래가 없는 ‘소녀상’과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 ‘Don`t Korea’라고 적혀있는 상자 등이 배달됐습니다.
소녀상이 들어 있던 상자에는 ‘제5종 보급품’이라고 표기됐는데, 이 용어는 한국전쟁 당시 위안부대를 호칭했던 단어입니다.1 한국도 위안부를 자발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도 강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제5종 보급품’이라 적혀 있는 소녀상을 보냈다는 점은 할머니들에게는 굉장히 모욕적인 일입니다. 수십 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몸과 마음에 더 상처를 주는 행동입니다.
‘소녀상 말뚝 테러범 스즈키 노부유키, 또다시 테러’
박스에 ‘제5종 보급품’이라 적힌 소녀상을 보낸 사람은 일본 극우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입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2012년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말뚝을 세운 인물입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5월 16일 ‘유신정당 신풍대표 스즈키 노부유키’라는
블로그2에
‘위안부 소녀상을 한국 위안부 박물관에 증정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날 스즈키 노부유키는
유튜브3에도
‘한일기본조약 체결 50주년을 기념할만한 해로 정대협4과 나눔의 집에 소녀상을 보냈고, 위안부 박물관에 전시했으면 기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가 전시됐으면 기쁘다고 했던 박물관은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입니다. 전쟁과 여성 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박물관에5 ‘소녀상’을 보냈다는 자체가 전쟁의 참혹함과 여성인권보다는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정당성이 우선이라는 논리입니다.
그저 일본 극우 정치인의 개인적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굉장히 치욕적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일본 극우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의 실체’
스즈키 노부유키는 ‘유신정당 신풍’의 대표입니다. 단순한 극우 일본인이 아니라, ‘애국 정치 세력을 만들어 일본을 구하자’고 외치며 참의원 선거 등에 출마하는 제도권 내의 정치인입니다.
‘유신정당 신풍(약칭 신풍)’은 1995년에 우오타니 테츠오(魚谷 哲央)에 의해 설립된 정당으로 우익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 단체입니다. 우오타니 테츠오(魚谷 哲央)는 현행 일본 패전 후 미군정의 점령하에 설립된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진정한 국정 개혁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던 전형적인 극우파 철학을 설파하고 다녔던 사람입니다.
2001년 19회 참의원을 시작으로 20,21회까지 출마했다가 낙선된 우오타니 테츠오는 2010년 22회 참의원 선거는 출마하지 않고, '유신정당 신풍'의 대표를 스즈키 노부유키에 물려줍니다.
2001년부터 우오타니 테츠오와 함께 ‘유신정당 신풍’에 참여했던 스즈키 노부유키는 2007년 21회 참의원 선거 도쿄구에 출마했다가 낙선을 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유신정당 신풍'이 내걸고 있는 정책과 강령,성명서입니다. ‘유신정당 신풍’은 '국방의 최전선은 센카쿠(중국과 분쟁 중인 섬)'이며 현대의 ‘무사도 정신’이라는 강연회 등을 통해 미군정에서 이루어진 헌법을 사무라이 정신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를 처벌하지 못하는 한국’
일본 극우 정치인으로 역사를 왜곡하며 갖가지 방법으로 한국을 모욕하고 있는 스즈키 노부유키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아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2012년 말뚝 테러 사건으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고, 오히려 욱일승천기 앞에 한국 검찰의 출두요구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한국에 입금 금지된 극우 일본인 4명과 함께 ‘さらば韓国 竹島の碑闘争全記録と日韓断交への道’라는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한국 검찰의 스즈키 노부유키 기소와 재판 과정에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스즈키 노부유키에 대한 입국금지 여부와 출입국 현황을 확인해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검찰이 출석요구서를 발송해놓고도 입국 금지 여부를 잘 모르고 있었다면 이상합니다.6
서울중앙지법은 스즈키 노부유키가 재판에 나오지 않더라도 ‘궐석 재판’을 통해 실형을 선고하고 일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신병 인도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입니다.
매번 일본에 수사 공조를 요청하지만, 일본이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은 일본 극우 정치인이 한국을 모욕하더라도 아무런 처벌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정희를 추모하고 종북을 외치는 한국 보수와 닮은 스즈키 노부유키’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하고, 위안부 할머니에게 모욕을 준 스즈키 노부유키를 비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과 주장을 보면 한국의 보수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는 한국 국회의원의 다수가 국가보안법7 체포 경력이 있으며,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을 ‘친북정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들고 있는 ‘종북사전’ 사진을 블로그에 게재하며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운동이 진행되는 2012년 12월, 스즈키 노부유키는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다, 종군위안부 문제도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은 ‘한일기본조약’을 맺은 친일파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스즈키 노부유키가 한국을 모욕하고 역사를 훼손해도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비난하기는 어려울 듯 보입니다. 그는 박정희의 사진을 액자에 넣어 매일 아침 예배하고, ‘친일파 박정희’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라며 오히려 아버지를 추종하는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일본 극우세력을 비판하지만,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스즈키 노부유키가 처벌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을 비난하기 보다, 우리 내부에 있는 친일파 청산이 먼저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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