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충격사건의 중심에 있는 오산세균실험실 2. 오산세균실험실에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가 새로 들어간 까닭 3. 미국이 꾸미는 세균전예비음모인가?
▲ <사진 1> 위쪽 사진은 탄저균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탄저균감염증에 걸린 사람의 팔이 패혈증으로 괴사되는 상처부위를 촬영한 것이다. 탄저균이 인구밀집지역에 퍼지면 500만 명이 위와 같은 처참한 모습으로 몰살당하게 된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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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충격사건의 중심에 있는 오산세균실험실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미국에서 탄저균 표본이 민간탁송업체 페덱스(Fedex)를 통해 18개 세균실험실들에 발송되었는데, 발송된 탄저균 표본들 가운데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섞여 있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탄저균은 왜 위험한가?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흔히 ‘공포의 백색가루’라고 불리는 탄저균은 피부, 호흡기, 소화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어 패혈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다. 만일 탄저균이 인구밀집지역에 퍼지는 경우 500만 명이 탄저균감염증에 걸려 몰살당하게 된다. 이처럼 탄저균은 대재앙을 가져오는 병원체인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살아있는 탄저균을 민간탁송업체를 통해 발송한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대형사고였는지 알 수 있다.
탄저균 같은 1급 병원체의 국내반입은 국내법과 국제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었다. 미국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오산미공군기지에 비밀리에 반입한 것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한국 국민 다수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몰아넣은 불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한국 국민들은 미국에게 항의도 하지 않고 진상규명조차 요구하지 않고 있으니, 참 이상한 일이다.
이번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려면 <한겨레>와 <경향신문>, 그리고 미국 <ABC> 텔레비전방송의 보도내용을 종합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사건조사결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발표한 보도자료,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않고 취재에 응한 주한미국군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한 보도기사를 내놓았는데, 그 내용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액체상태에서 냉동처리되어 3중으로 포장된 탄저균 냉동표본 1㎖가 2015년 4월 말 오산미공군기지에 있는 세균실험실에 도착했다. 오산세균실험실에는 미육군 전문병 10명, 미육군 군무원 3명, 미공군 전문병 5명, 미국인 계약직 근무자 4명을 합쳐 모두 22명의 전문요원들이 일하고 있다. 그들은 탄저균 냉동표본을 생물안전등급 냉동고에 보관하다가 2015년 5월 21일 생물안전작업대(BSC)에서 해동하였고, 해동된 탄저균을 가지고 탄저균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엿새가 지난 5월 27일 미국 국방부는 탄저균을 폐기하라는 긴급지시를 오산미공군기지에 보냈고, 오산세균실험실은 그 지시에 따라 탄저균을 폐기하였다. 주한미국군 의료진은 오산세균실험실 근무요원 22명을 검진하고 예방약을 복용시켰는데, 그들에게서 아무런 병리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한편, 미국 <ABC> 텔레비전방송은 미국 국방부의 발표내용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내용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보도했는데, 그 내용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 <사진 2> 미국 유타주에 있는 덕웨이실험장 정문을 촬영한 사진이다. 73년 전 유타주 사막지대에 건설된 이 실험장은 미국 군부가 새로 개발한 각종 무기를 실험하거나, 새로 개발한 무기를 적재해두는 군사시설이다. 바로 이 실험장에서 개발된 무기들 가운데는 화학무기와 세균무기도 있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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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 미국 동부 매릴랜드주에 있는 미육군 애버딘실험장 정문을 촬영한 사진이다. 104년 전에 설립된 이 실험장도 덕웨이실험장처럼 신형 무기를 개발하고 실험하는 군사시설이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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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에서 보는, 미국 서부 유타주에 있는 덕웨이실험장(Dugway Proving Ground)은 2015년 4월 30일 미국 동부 매릴랜드주에 있는 미육군실험장에 탄저균을 발송하였다. 탄저균을 받은 미육군실험장은 <사진 3>에서 보는 애버딘실험장(Aberdeen Proving Ground)이다. 애버딘실험장은 탄저균을 방사선으로 처리하는 안전조치를 취한 뒤에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위스컨신주, 테네씨주, 매릴랜드주, 버지니아주, 델라웨어주, 뉴저지주, 뉴욕주에 있는 18개 민간세균실험실들에 민간탁송업체를 통해 탄저균 안전표본을 각각 발송하였다.
그런데 매릴랜드주에 있는 민간세균실험실은 자기들이 받은 탄저균 안전표본 속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들어있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이 사실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신고하였다. 매릴랜드주 보건당국은 그 세균실험실에서 일하는 근무자 4명에게 탄저균감염증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제공하였는데, 4명 가운데 3명만 항생제를 복용하였고 나머지 1명은 항생제 복용을 거절하였다.
위에서 재구성한 <한겨레>, <경향신문>, <ABC>의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이번 사건의 윤곽만 드러난다. 사건의 윤곽만이 아니라 내막까지 파헤치려면 다음과 같은 심층정보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민간탁송업체는 민간세균실험실에 소포를 배달할 수 있지만, 오산미공군기지에서 비밀리에 운영되는 세균실험실에는 소포를 배달하지 못한다. 또한 민간탁송업체가 냉동처리된 1급 병원체 표본을 배달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되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애버딘실험장은 방사선처리를 한 탄저균 표본을 미국 각지에 있는 18개 민간세균실험실들에 발송하였고, 그와 별도로 덕웨이실험장은 방사선처리를 하지 않은 탄저균 표본을 오산세균실험실에 발송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보도기사들은 두 종의 탄저균 표본이 두 갈래로 각각 배송된 과정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놓아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 두 배송과정을 분리하여 고찰해야 이번 사건의 내막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액체상태에서 냉동처리된 탄저균은 살아있는 세균이고, 분말상태에서 방사선처리된 탄저균은 죽은 세균이다. 덕웨이실험장이 오산세균실험실로 발송한 탄저균 냉동표본은 방사선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살아있는 탄저균이다. 그와 달리, 애버딘실험장이 18개 민간세균실험실들로 발송한 탄저균 안전표본은 방사선처리를 한 것이므로 죽은 탄저균이다. 탄저균 냉동표본과 탄저균 안전표본을 구분하여 고찰해야 이번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다.
셋째, 애버딘실험장이 미국 각지에 있는 18개 민간세균실험실에 탄저균 안전표본을 발송한 목적과 덕웨이실험장이 오산세균실험실에 탄저균 냉동표본을 발송한 목적이 서로 달랐다. 전자의 목적은 미국 연방정부가 2009년에 발표한 ‘생물학 위협에 대처하는 국가전략(National Strategy for Countering Biological Threats)’에 따라 세균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방역준비사업을 위한 것이고, 후자의 목적은 세균전준비사업을 위한 것이다. 탄저균 표본을 발송한 목적을 구분하여 고찰해야 이번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다.
▲ <사진 4> 오산미공군기지 정문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기지 안에 문제의 세균실험실이 있다. 세균실험실을 설치해놓고 세균실험을 감행해도 한국 정부는 그런 불법행위를 법적으로 제지하지 못한다. 외국군대가 불법행위를 저질러도 못 본척 묵인해주어야 하는 기막힌 현실은 치욕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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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애버딘실험장이 매릴랜드주에 있는 어느 민간세균실험실에 탄저균 안전표본을 발송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살아있는 탄저균이 섞여 들어갔다. 바로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자기들에게 배달된 탄저균 안전표본 속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섞여있는 것을 발견한 그 민간세균실험실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신고하였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탄저균 표본을 보낸 최초의 발송자가 덕웨이실험장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나, 그 실험장은 비공개 군사시설이므로 민간조사단이 들어가 현장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또한 덕웨이실험장이 탄저균 냉동표본을 발송한 곳이 <사진 4>에서 보는 오산미공군기지 안에 있는 세균실험실이라는 사실도 조사과정에서 드러났으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오산미공군기지에 있는 비공개 군사시설인 세균실험실에 조사단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처럼 민간조사단이 비공개 군사시설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없는 제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내막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다섯째, 2015년 5월 27일 미국 국방부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탄저균 냉동표본을 폐기하라는 지시를 오산미공군기지에 보내려고 했을 때, 오산세균실험실은 이미 엿새 전에 해동한 탄저균을 가지고 탄저균실험을 한창 진행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탄저균실험을 중지시키고 실험 중인 탄저균을 폐기하라고 지시하였고, 오산세균실험실 근무요원 22명에게 “검진을 받고 예방약을 복용하도록 조치”하였다.
이번 사건은 극도로 위험한 1급 병원체인 탄저균 표본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으므로, 살아있는 탄저균을 접촉한 사람들을 무조건 격리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살아있는 탄저균을 취급한 오산세균실험실 근무요원들은 약식예방조치만 받았다. 이것은 오산세균실험실 근무요원들이 감염위험이 없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탄저균 냉동표본을 접수하였고, 탄저균실험을 내부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오산세균실험실에 탄저균 냉동표본이 전달된 것은 실수에 의해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내부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한 실험활동의 첫 공정이었다. 그런 까닭에, 2015년 5월 28일 미국 육군 참모총장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T. Odierno)는 미국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탄저균 표본이 규정에 따라 배송되었고, 배송 이후에도 인위적인 실수가 없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2. 오산세균실험실에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가 새로 들어간 까닭
덕웨이실험장은 왜 탄저균 냉동표본을 오산세균실험실에 보낸 것일까? 냉동처리된 탄저균 표본이 있어야 본격적인 탄저균실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저균 냉동표본을 전달받은 오산실험실에서는 그 냉동표본을 해동하여 탄저균실험을 진행하였던 것이다.
애버딘실험장이 18개 민간세균실험실들에 탄저균 안전표본을 발송하면서 살아있는 탄저균이 섞여 들어간 것을 모르고 그대로 보낸 것은 실수였지만, 덕웨이실험장이 오산세균실험실에 탄저균 냉동표본을 발송한 것은 정상적인 발송이었는데도 미국 국방부는 탄저균 냉동표본이 실수로 오산세균실험실에 발송된 것처럼 여론을 오도하였다. 이것은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은폐하려는 짓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미국 국방부의 진상은폐는 기만책동으로 확대재생산되었다. 이를테면, 2015년 5월 30일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 미국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제12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을 만나 오산세균실험실에 탄저균 표본이 배달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사고관련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능청을 떨었다. 미국 국방장관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은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세상을 속이는 기만극이다.
▲ <사진 5> 열순환기라고도 불리는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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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을 진행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원래 세균실험이란 냉동처리된 세균 표본을 해동시켜 세균을 활성화시키고, 그렇게 활성화된 세균을 특수장치에 넣어 세균유전자를 분석하거나 세균을 대량증식시키는 분자생물학실험이다. 이러한 세균실험에는 <사진 5>에서 보는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Polymerase Chain Reaction machine)가 사용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세균유전자분석실험이나 세균증식실험은 세균무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오산세균실험실이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를 사용하는 실험시범을 오는 6월 5일에 진행하려고 준비하였다는 점이다. <경향신문> 2015년 5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신규 유전자분석장비(PCR)”가 얼마 전 오산미공군기지에 새로 들어왔는데, 오는 6월 5일 “주한미군 통합위협인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그 장비를 사용한 실험시범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이 실험시범을 위해 탄저균 냉동표본을 약 4주 전에 미국에서 반입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기사에서 언급한 유전자분석장비가 바로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다.
▲ <사진 6> 이 사진은 오산세균실험실에서 근무요원들이 세균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그들은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를 사용하여 탄저균 유전자를 분석하고, 탄저균을 대량증식시키는 실험시범을 2015년 6월 5일에 진행하려고 준비하였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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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정황은 미국 국방부가 탄저균 폐기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폴리메라제 연쇄반응기를 사용한 탄저균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데, 그들의 탄저균실험이 탄저균을 무기화하는 세균전준비사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미국이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을 진행하던 중 미국의 민간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표본배송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뜻밖에 세균전준비사업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자 미국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탄저균표본배송사고로 축소하고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미국이 오산미공군기지에 세균실험실을 설치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8년 9월이다. 27년 전, 미국은 세계 각국에 건설한 수많은 해외미국군기지들 가운데 오직 오산미공군기지에만 세균실험실을 설치했고, 해외미국군기지들 가운데 오직 오산미공군기지에만 화생방중대를 창설했다. 지난 27년 동안 오산세균실험실은 세균실험을 진행해왔고, 오산화생방중대는 세균전을 연습해왔다. 이처럼 미국이 오산미공군기지에 세균실험실을 설치하고, 세균전특수부대를 창설한 것은, 조선을 상대로 세균전을 감행하려는 미국의 적대감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준다.
지금 미국 육군 연구개발 및 공병사령부(U.S. Army Research Development and Engineering Command)는 ‘공동 주한미국군 문맥 및 통합위협인식 첨단기술시범(Joint United State Forces Korea Portal and Integrated Threat Recognition Advanced Technology Demonstration)’이라는 긴 이름으로 불리는 특수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미국 군부는 그 특수사업을 ‘주피터 에이티디(JUPITR ATD)’라고 약칭한다.
▲ <사진 7> 미국 육군이 생물학통합탐지체계(Biological Integrated Detection System, BIDS)로 사용하는 탐지장비를 실은 야전차량을 촬영한 사진이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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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특수사업을 추진하는 데서 실무를 맡은 곳은 미국 육군 연구개발 및 공병사령부 산하 화학-생물학방호 공동사업실행실(Joint Program Executive Office for Chemical Biological Defense, JPEO-CBD)이고, 지원업무를 맡은 곳은 미국 육군 에지우드 화학-생물학센터(U.S. Army Edgewood Chemical Biological Center)다. 그 센터는 생물학통합탐지체계(Biological Integrated Detection System)를 개발했는데, <사진 7>에서 보는 군용차량은 그 체계의 실험장비를 실은 야전차량이다. 그 센터는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와 합동으로 세균위험탐지기를 개발하였다. ‘주피터 에이티디’라는 특수사업이 세균전준비사업이라는 점은 명백하며, 그 특수사업을 추진하는 데서 오산세균실험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역시 명백하다.
그런데 2013년 여름부터 미국의 세균전준비사업에서 특이한 움직임이 일어났음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육군 연구개발 및 공병사령부 예하 에지우드 화학-생물학센터가 2014년 3월 7일 자기 웹싸이트에 현시한 자료에 따르면, 그 센터와 화학-생물학방호 공동사업실행실은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여름까지 2년 동안 오산미공군기지에 전문인력을 주기적으로 파견하여 주한미국군 병사들을 위한 개별적인 세균전훈련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신형 생물정찰장비들을 보내주었다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이 세균전훈련을 강화하고, 화생방중대가 신형 생물정찰장비를 도입하고,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이 진행되는 등 일련의 군사행동은 미국이 2013년 여름부터 조선을 상대로 하는 세균전준비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 <사진 8> 일제 관동군사령부 예하 731부대 요원들이 1940년 11월 중국 지린성 농안현에서 페스트균을 사용한 생체실험을 자행하는 극악무도한 범행장면이다. 종전으로 일본을 점령한 미국은 731부대 지휘관들을 전범재판에 세우지 않고 전원 사면해주었다. 그로써 미국은 일제의 세균전을 계승하였고, 실제로 6.25전쟁 중에 조선을 상대로 세균전을 자행하였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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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이 꾸미는 세균전예비음모인가?
탄저균무기화실험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감행한 나라는 전범국 일제였다. 일제는 731부대로 알려진 관동군 방역급수부라는 세균전특수부대를 1936년 하얼빈 부근에 설립하였는데, 731부대는 전쟁포로와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사진 8>에서 보는 것처럼 잔혹한 생체실험, 해부실험, 냉동실험을 감행하여 1만여 명을 살해하였고, 중국침략전쟁 중에 중국 각지에서 세균무기공격을 161차례나 감행하는 바람에 중국인 237만명이 세균에 감염되었고 그 가운데 27만명은 세균감염증에 걸려 사망하였다.
일제는 세균전실험을 중국에서만 감행한 것이 아니라 조선에서도 감행하였다. 일제식민지강점기에 도쿄 인근에 있었던 제9기술연구소는 1944년 5월 낙동강 하구의 삼각주에서 시한폭발물을 부착한 풍선에 세균탄을 매달아 미국 본토로 날려보내기 위한 세균전연습을 비밀리에 감행하였던 것이다.
세균무기까지 동원하며 발악하던 일제를 태평양전쟁에서 패망시킨 미국은 일본을 점령한 뒤에 일제의 세균전 범죄자들을 모조리 색출하여 처형해야 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흉계는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미국은 잔인무도한 세균실험과 세균전을 감행한 731부대 지휘관들을 처형하기는커녕 대량학살의 피가 흐르는 그들의 세균무기실험자료를 상납받는 조건으로 세균전 범죄자들을 도꾜전범재판에 세우지 않고 전원 사면해주었다. 이것은 일제의 세균전 범죄를 계승하려는 의도가 미국의 흉심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살려준 일제의 세균전 범죄자 23명은 종전 후 15년 동안 교또대학에서 세균학을 연구하였고 박사학위를 받은 세균학자로 자기들의 신분을 세탁하였다.
▲ <사진 9> 2014년 11월 미국 유타주에 있는 덕웨이실험장에서 전문요원들이 세균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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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했던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어 전 세계가 평화와 안전을 갈구하던 역사의 전환기에 미국은 일제 전범들로부터 넘겨받은 세균무기실험자료를 움켜쥐고 세균전준비사업에 매달렸는데, 당시 미국이 세균전준비사업을 진행한 비밀거점이 이번 사건에 나오는 덕웨이실험장이다. 미국 서부 유타주 쏠트레익씨티(Salt Lake City)에서 남서쪽으로 145km 떨어진 외딴 사막지대의 방대한 부지에 건설된 덕웨이실험장은 미육군시험평가사령부(U.S. Army Test and Evaluation Command)가 관리하는 군사시설인데, <사진 9>에서 보는 것처럼 그 실험장에서 각종 세균실험과 세균전훈련이 진행되었고 각종 세균무기가 개발되었다. 덕웨이실험장에서 진행된 각종 세균실험과 세균무기개발에 731부대의 세균무기화실혐자료가 이용되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1943년 10월에 창설된 덕웨이실험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에 잠시 운영을 중지하였다가, 6.25전쟁이 일어나자 운영을 재개하였고, 6.25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부터 항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사진 10> 미국은 6.25전쟁 중에 조선의 수많은 민간인거주지들에 세균탄을 투하하였다. 이 사진은 미공군 폭격기들이 조선에 투하한 세균탄을 촬영한 것이다. 세균탄 내부는 네 개의 칸막이로 분할되었는데, 거기에 콜레라균을 비롯한 1급 병원균에 감염된 파리, 거미와 같은 유해곤충들을 무더기로 집어넣었다, 세균전을 감행한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미국은 조선에게 씼을 수 없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 오산세균실험실에서는 탄저균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균전 전과범인 미국이 세균전예비음모죄를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 자주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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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은 바로 그 덕웨이실험장에서 개발한 세균탄을 사용하여 세균전을 감행하였다. <사진 10>에서 보는 것처럼, 6.25전쟁 중에 미공군 폭격기들이 조선의 수많은 민간인거주지들에 세균탄을 투하한 것이다. 6.25전쟁 중에 미국이 세균전을 감행하였다는 사실은, 1952년 9월 15일 조선과 중국에서의 세균전 관련 사실을 위한 국제과학위원회(International Scientific Commission for the Facts Concerning Bacterial Warfare in China and Korea)가 작성한 최종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국제과학위원회는 세계평화협의회(World Peace Council)가 설립한 조사위원회였는데, 당시 세계평화협의회 회장은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저명한 물리학자 쟝 프레드릭 졸리오 뀌리(Jean Frederic Joliot-Curie)였다. 그는 세계과학사에 커다란 자취를 남긴 뀌리 부부의 사위다. 국제과학위원회만이 아니라 국제민주변호사협의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emocratic Lawyers)도 1952년에 ‘조선에서 미국이 자행한 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여 미국의 세균전을 인류의 양심에 고발하였다.
일제식민지강점기에 하얼빈에 설립된 악명 높은 731부대의 사령관이었던 1급 전범은 육군중장 이시이 시로(石井四郞)인데, 미국은 6.25전쟁 중에 세균전을 감행하면서 그를 전선에 불러들였다. 이시이의 비밀방한은 1952년 초에 두 차례, 1953년 3월에 한 차례 있었다. 미국 군부와 731부대 출신 전범들의 은밀한 결탁은 731부대의 전쟁범죄를 계승한 미국이 6.25전쟁에서 세균전을 감행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위에서 논한 것처럼, 6.25전쟁이 불안정한 정전상태로 접어든 때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 미국은 오산세균실험실에서 탄저균실험을 진행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 오산세균실험실에서 진행된 탄저균실험은 탄저균방역사업이 아니라 세균전예비음모에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1972년 4월 10일에 국제적으로 채택된 생물무기협정은 세균무기의 생산, 보유,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였는데, 미국이 그 협정의 가맹국으로 된 때는 1975년 3월 26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생물무기협정 가맹국으로 된 이후에도 여전히 세균전예비음모에 해당하는 비밀세균실험을 계속해왔다. 바로 이것이 이번에 오산세균실험실 탄저균실험에서 드러난 아메리카제국의 숨겨진 모습이다.
6.25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대에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이 조선에서 세균전을 감행했어도 미국 군부 책임자들을 전범으로 제소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2002년 7월 1일 국제형사재판소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문을 열었다. 미국이 국제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세균전을 60년 만에 또 다시 감행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났으므로, 그 진상을 규명하는 조사가 필요하며, 진상조사결과에 따라 세균전예비음모가 확인되면 미국 국방장관, 미국군 합참의장, 주한미국군사령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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