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들, 국방장관에 '사드' 관련 공개질의서 제출 (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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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02 16: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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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2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사드가 배치되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 같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예수님은 결단코 반대하고 계신다... 예수님은 한미연합사와 같은 '군대 귀신'을 나가라고 이야기하신다.”
주한 미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도입될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사회선교연대 최재봉 목사는 “사드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은 확실하게 백지화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성경의 비유를 들어 이같이 말했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하 평통사) 등 49개 단체들은 2일 오전 10시 서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질의서를 미국대사관과 국방부에 전달했다.
한충목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지금 한국과 미국의 국방 당국자들, 그리고 사실상 정부가 나서서 북핵을 빌미로 해서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남북은 전쟁으로 격화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 외교는 망치는 길로 갈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우리 민족의 미래,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민생 복지를 위해서라도 사드 배치를 중단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로 가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며 “국민들과 함께 힘찬 투쟁을 전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승현 평통사 미군문제팀장은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드가 동북아에서 자신의 패권을 추구하고자하는 동북아 MD(미사일방어)에서 가장 핵심적인 무기 체계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의 경우는 대다수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고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하더라도 고도를 낮춰서 발사하게 되면 사드로는 요격할 있는 미사일체계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조승현 평통사 미군문제팀장이 사드 배치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국제팀 간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협의하였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이나 협의하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 중 하나는 필연적으로 거짓”이라며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 관련 협의 사항을 투명하게 밝히고 거짓에 가담한 담당자와 책임자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월 30일(현지시간) 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은 미국 외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부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그 일이 맞는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미사일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는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국 국방부는 어떠한 협의도 한 적이 없다”고 이틀째 부인했다.
또한 “미 국방부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서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고, 또한 우리 국방부와 합의한 바도 없다는 입장을 우리 당국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해 왔다”고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미국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 즉각 철회하라”, “박근혜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결코 수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사회를 맡은 최은아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은 “로버트 워크 부장관 발언이 문제가 됐던 것은 그동안 미국 정부 관리들의 발언 중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가장 구체적인 진전사항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미 상당부분 사드 배치에 관련한 논의를 진전하고도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의혹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각계 사회단체들은 미국 정부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전달함과 동시에 무엇이 진실인지 묻는 공개질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한민구 국방방관 앞으로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의 한반도 사드 배치 및 한미간 협의 발언 관련 공개질의서’를 접수시켰으며, 미국대사관에도 같은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에서 “한미간 협의와 관련한 양국 국방부의 주장은 상호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국방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질의한다”며 성실한 답변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측의 부지조사 계획과 사실을 언제, 어떻게 최초로 알게 되었나”, “국방부나 외교부, 청와대 관계자 중 미국측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하여 누구도, 어떠한 협의도 한 바가 없느냐” 등 11개 사항을 질의했다.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의 한반도 사드(THAAD) 배치 및 한미간 협의 발언 관련
공개질의서 (전문)
발신 : 노동자연대, 반전평화연대(준), 사회진보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평화포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평화네트워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한일군사협정반대시민행동
수신 : 한민구 국방부 장관
날짜 : 2014년 10월 2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논란과 의혹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9월 30일,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미국 외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고려중이라면서 부지 조사도 이미 했고, "그 일(사드 배치)이 맞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국방 당국자가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관련 부지 조사 및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방부는 1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협의한 바도, 협의 중인 바도 없다"며 워크 부장관의 발언을 부인하였습니다.
한미간 협의와 관련한 양국 국방부의 주장은 상호 모순되는 것으로서, 어느 한쪽이 사실이라면 다른 한쪽은 거짓일 수 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미국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 국방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고, 만일 한국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 국방부가 여론조성을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두가지 경우 모두 정책 관철을 위해 한국 사회를 속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각계 사회단체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 및 한미간 협의 발언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아래와 같이 질의합니다. 성실하게 답변해주시길 바랍니다.
1.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며 ‘부지 조사를 이미 했다’고 밝혔습니다.
1-1. 미국측의 부지조사 계획과 사실을 국방부는 언제, 어떻게 최초로 알게 되었습니까?
1-2. 부지 조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통보’나 ‘협의’는 언제, 어떻게 진행되었습니까?
2. 미국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1. 국방부나 외교부, 청와대 관계자 중 미국측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하여 누구도, 어떠한 협의도 한 바가 없습니까?
2-2. 만일 아무도 협의한 바가 없다면 미국 워크 부장관의 발언은 정책관철을 위한 거짓말이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방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미국측의 거짓말과 관련된 진상규명과 당사자, 책임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였습니까?
3. 정부는 ‘미국측이 사드 배치 관련 협의를 제안해 오면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1. 주한미군의 무기 반입에 대해 미국측이 한국 정부와 ‘협의’하는 것은 의무사항입니까? 이와 관련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한미간 합의규범은 무엇입니까?
3-2. 주한미군의 무기 반입에 대해 미국측이 한국정부와 협의하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면, 한국정부는 미국측의 무기 반입에 대해 어떤 통제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까? 이와 관련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한미간 합의규범은 무엇입니까?
3-3. 주한미군의 무기 반입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합의규범이 없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한국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3-4. 미국측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수차례 공개적으로 거론해 왔습니다만, 한국정부가 ‘협의 제안’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실상의 시간끌기로 비판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여러 논란과 의혹이 제기되는 현안인 만큼 국방부가 조기에 관련 입장을 밝히고 사회적 논의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4.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해 묻겠습니다.
4-1. 국방부는 지난 2010년 10월 24일 발표한 ‘미국의 지역 MD 참여와 관련한 입장자료’에서 "미국의 '지역 미사일방어체계'(MD)와 '한국적 미사일방어체계(KAMD)' 간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나 미측의 지역 MD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내에 미국 MD체계의 핵심 장비가 반입되고 운용되는 것은 KAMD가 미국 MD에 편입되어 함께 활용되는 차원을 훨씬 넘어, 한국정부의 통제권한이 미치지 않는 미국 MD체계가 우리 영토내에서 독자적으로 구축되고 운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4-2.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한국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에 MD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 "중국은 절대로 중국의 문 앞에서 긴장이 고조돼 전쟁이나 혼란이 발생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러시아 외교부도 7월 25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반도내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대해 필연적으로 부정적 파장을 초래할 것이며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주변국들의 우려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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