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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0일 월요일

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었을까?


<칼럼> 김이경 전 겨레하나 사무총장 김이경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10.20 14:23:31 트위터 페이스북 지금의 남북관계 롤러코스터를 읽는 또 하나의 키워드! 이런 롤러코스터가 또 있을까?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남북관계로 한반도에 격랑이 일고 있다. 10월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3인방의 방문과 2차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수용의사 전달, 7일 연평도 해상에서 남북 사격전 발생, 10일 파주 및 연천군에서의 대북 삐라 살포로 인한 북한군의 고사총 발사, 13일 박근혜 대통령 통일준비위원회에서 5.24조치 해제 가능성 언급 발언,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과 합의 없는 결렬, 19일 파주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남북 총격전과 주민 긴급대피. 25일 삐라 살포가 다시 일정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도 정부는 30일로 제안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아마도 박근혜 정부는 제2차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적절한 북의 조치를 담보로 5.24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할 듯하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금강산 등 경제협력의 확대이며 지금 삐라 문제로 인한 정치군사적 공세는 상투적 기싸움일 뿐이라고 치부해버린다. 황병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내려온 것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열겠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남북관계가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하여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요즘 흔히들 북한이 남북관계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예전에는 ‘대화기조와 대결기조를 일정한 기간 동안 순환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대화와 대결의 동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예전에는 대화를 유지하기위하여 정치군사적 문제는 일정 정도 양보를 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유지시켜 나가다가, 정치군사적 문제가 폭발할 시점에서 대화의 문을 닫고, 치열한 대치국면으로 돌아서기를 반복했다면 지금은 정치군사적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더 이상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판단인 듯 보인다. 고로 대화하면서도 자신들의 원칙적 입장을 양보하지 않고, 드러나는 대결국면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남북관계의 쟁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근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자는 입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류협력만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남한 국민 전체와 전 세계에 여론에 대단히 공세적으로 호소하겠다는 뜻은 아닐까? 사실 북의 정치군사적 대결의 종식에 관한 열망은 10.4선언 때부터 읽을 수 있는 기조였다, 6.15공동선언은 통일원칙과 통일방안, 교류협력에 대해서 합의를 위주로 한 반면(정치군사적 문제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10.4선언은 제3항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번 인천방문에서 북한 대표단이 10.4선언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이 10.4선언은 물론 6.15선언 이행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남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 예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발언을 자제했다고 전했지만 이는 너무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어찌 보면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은 남북 교류협력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뿐 군사적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는 아니다. 반면 황병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교류협력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정치군사적 대립을 해소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한다. 그들이 왜 함께 왔을까? 단순히 정부 실세와 핫라인을 구성하려는 뜻이었을까? 정치군사적 대립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교류협력의 확대는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이보다 더 강력하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을까? 즉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강한 의지를 표시한 것은 맞지만, 예전처럼 5.24조치 해제나, 인도 지원 확대, 교류확대 만으로는 남북관계를 더 이상 개선할 수 없으며 상호 비방 중상이나 정치군사적 대립을 해소하자는 간곡한 의사를 호소한다는 것을 간과한 해석이다. 북한의 이러한 의사는 올해에도 여러 번 전달되었다.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특별히 강조하였고, 연이어 1월 15일 상호 비방 중상 중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대 제안’을 내놓았고 2월에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나왔다. 이때 상호 비방 중상 중지 등을 합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치러졌지만, 한미 합동군사연습은 오히려 강도 높게 진행되었고, 탈북 보수 단체들의 삐라 살포 등은 중지되지 않았다. (이번에 북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고위급 회담에 동의하면서 ‘제2차’라는 말을 적시한 것은 1차 때의 합의를 이행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6월 키 리졸브 한미 군사훈련 기간이 끝나자 북은 6월 30일 국방위원회 특별 제안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비방 중상을 전면 중지할 것을 호소하고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도 선제적으로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이어 7월 7일 ‘공화국 정부성명’을 통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대규모 응원단도 파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남쪽에 대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의 파격적인 호소에 자신감을 얻은 듯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8월 11일 북측에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며 이산가족 추석 상봉, 5.24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하여 쌍방의 관심사를 모두 다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은 29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 가디안 훈련을 강행하면서) 전쟁 불장난으로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고도 아무 일 없는 듯이 군사연습이 끝나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떠들고 있는 것이야말로 철면피의 극치”이며 "군사연습 강행으로 북남관계를 파국의 극단에 몰아넣고 동족사이에 대결과 불신의 장벽을 더 높이 쌓은 범죄적 책임을 모면해보려는 서푼짜리 잔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즉 국방위원회 특별 제안을 통해 호소한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5.24 대북제재 철회’ ‘상호 비방 중상을 포함한 적대행위의 중단’ 등을 요구하며 우리 정부의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표시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가? 북은 대화와 대결의 전 상황을 통하여 일관되게 정치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상호 비방 중상을 포함한 적대행위의 중단 없이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없음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북한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고, 단순히 5.24해제 조치 가능성 검토 및 교류확대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유지하자는 주장은 정말 한반도 정세가 어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천진한 발상이다. 서해에서의 교전, 휴전선 총격전 등에 대하여 모르쇠로 일관하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5,24조치 해제나 검토할 수 있다는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주장하는 ‘안보’라는 것이 북의 도발에 대해 전쟁을 불사하고 강력 응징하자는 뜻인가? 한반도에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위협요소를 미연에 방지하고, 나아가 교류협력, 경제협력의 확대로 남한 경제를 살리는 방향이면 진짜 안 될까? 북한이 연일 삐라 살포 중단을 호소하는데, 그를 막는 것은 민간의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이라며 이렇게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문제인가? 정말 남북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다. 서해에서 총성이 오가는데도, 휴전선 일대에서의 총격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부는 현장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국민들은 우리 군대 안에서의 호전세력에 대해서 알고 있다, 이번 서해교전에서도 우리 함포가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 보다 전면적인 교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최윤희 합참 의장이 정부의 승인 없이도 함포를 발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사태의 엄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관계는 정부 주도로 열어나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현재의 이 불안한 대결국면을 마감하고 대화를 통하여 남북관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순간,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절대 절명의 과제이다. 김이경 (자유 기고가) 전 통일연대 사무처장 전 통일연대 자주교류위원장 전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민권위원장 전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 통일위원장 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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