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고립.제재 이완 염두..목표달성 쉽지 않을 것"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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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2 11: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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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가 유럽 국가를 순방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강 비서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차례로 방문하고 벨기에서 유럽연합(EU) 측과의 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오전 “강석주 비서가 9월 초중순경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를 방문한다”며 기간은 열흘 내외라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강석주가 유럽에 가는 것은 ‘당 대 당’ 교류”라며 “강석주가 행정부 안에 직책이 없고 당비서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 북한 노동당과 일정한 관계가 있는 정당의 초청으로 가는 걸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교적 고립, 또는 국제사회에서 취하고 있는 대북한 제재의 어느 정도의 이완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공세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핵.미사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북핵 불용’ 입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의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개인적 판단을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EU는 △북한 핵문제 △북한 인권문제 △남북관계 개선에서 진전이 있어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비판적 관여(critical engagement)’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강석주(75) 비서는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당시부터 북핵외교의 핵심 담당자로서 부총리를 거쳐 당비서를 맡고 있으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 그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 비서의 스위스 방문 시기 일본 총리실 납치문제대책본부 수장이 제네바에 머물 것으로 알려져 북.일간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북.중 협의나 유럽지역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최근 리수용 외무상의 중동.아프리카 순방 등을 예로 들며 “강석주 유럽 방문도 포함해서 북한외교가 공세적 모습 띠는 것 아닌가 생각든다.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분야 핵심 실세인 강 비서가 유럽행을 선택한 것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중관계도 원활치 않은 조건에서 유럽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인 2009년경 ‘포괄적 세계전략’을 수립하고 ‘북.미관계’ 일변도에서 남북관계는 북.일관계를 등 전방위 외교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도 공세외교를 펼치는 구상을 세원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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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내세우고 리수용 외무상이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가에 이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대외 외교를 펴고 있어 강 비서의 유럽 방문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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