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에 "폭탄 투하하지 말라" 경고
“위험은 여전하다”는 이스라엘, 휴전 약속에도 공습 계속
이란 “휴전 신뢰 못 해…공격 받으면 응전”
휴전의 허상, 지속되는 민간인 희생
이스라엘 내 갈등도 심화…“항복 없는 휴전은 위험”
불신 속에서 지속되는 전쟁…“평화는 가자에서 시작돼야”

트럼프, 이스라엘에 "폭탄 투하하지 말라"고 경고

이란과 이스라엘이 12일간의 교전을 끝내는 데 합의했지만, 중동의 하늘은 여전히 미사일이 날아다닌다. 알자지라 등 현지 매체들은 이스라엘이 ‘공식적인 휴전 선언’ 직후에도 가자지구와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휴전 위반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떠난 직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 폭탄을 투하하지 마라."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중대한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종사들을 당장 귀국시키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며, "작전에 참여한 모든 군용기는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양국 간 휴전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란-이스라엘, 휴전 선언 이후에도 공습이 계속되는 이유

“위험은 여전하다”는 이스라엘, 휴전 약속에도 공습 계속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24일(현지시각) TV 연설을 통해 “휴전에도 불구하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며, 군 전력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후 곧바로 테헤란 중심부를 겨냥한 “강도 높은 공습”을 단행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식량 배급소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십 명을 폭격해 최소 37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스라엘이 자국 내 일부 우익 정치세력의 요구에 따라 “휴전은 이란과의 문제일 뿐, 가자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휴전 신뢰 못 해…공격 받으면 응전”

이스라엘은 이란이 휴전 직후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는 “휴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 세력과 그 후원자들의 도발이 이어질 경우, 언제든지 응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조건부 휴전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란 내 여론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핵시설을 타격하고도 국제사회로부터 면책을 받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테헤란대학의 포드 이자디 교수는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대가가 전쟁으로 돌아왔다”며, “감시하에 있던 핵시설을 공격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며, 이란이 NPT에서 탈퇴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국회 다수파가 탈퇴를 지지하고 있으며, 향후 수일 내 공식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휴전의 허상, 지속되는 민간인 희생

휴전이 선포된 이후에도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알자지라 산하 검증기구 산드(Sanad)는 24일 이스라엘군이 식량을 기다리던 민간인 수백 명을 향해 공격을 가해 2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자에 배치된 이스라엘-미국 공동 인도구호기구(GHF)는 군사화된 방식으로 식량을 배급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15개 국제 NGO는 이 방식이 “전쟁범죄 및 민간인 강제이주에 해당할 수 있다”며 중단을 요구한 상태다.

이스라엘 내 갈등도 심화…“항복 없는 휴전은 위험”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의 리버만 대표는 “이란이 항복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휴전은 더 큰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고, 재무장관 스모트리치 역시 “테헤란을 떨게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한편,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능력을 제거했다”고 자찬했지만, 이란 측에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핵심 기술은 여전히 살아있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술적 승리는커녕 전략적 실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신 속에서 지속되는 전쟁…“평화는 가자에서 시작돼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에서의 전쟁을 끝내지 않는 한, 이란과의 휴전도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카타르대 걸프정치학과의 루치아노 자카라 교수는 “지속 가능한 평화는 가자에서의 학살이 멈출 때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휴전이 선언되었지만,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순적인 정세야말로 이란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진짜 이유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선언하면서도 가자와 이란을 동시에 폭격하는 이중적 행태를 멈추지 않는 이상, 중동은 또 한 번 대전쟁의 문턱에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