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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6일 금요일

김충현 영정 앞 김용균 엄마의 눈물 "이재명 대통령님께 요구합니다"

 [현장]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문화제... 대통령실 행진 후 강훈식 비서실장에 요구안 전달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문화제가 6일 오후 3시 서울역 12번 출구 앞에서 진행됐다. 고인의 유족이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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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속 동생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형은 그렇지 못했다. 국화 한 송이를 놓고 힘겹게 연단을 내려올 수밖에 없던 유족 대신, 6년 전 같은 태안화력에서 아들을 잃은 또 다른 유족이 울분을 터뜨렸다. 고 김용균의 어머니는 고 김충현의 유족을 위해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쥐었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눈물로 호소했으며, 노동자들과 함께 대통령실로 행진해 요구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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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심정입니다. 아들이 죽은 바로 옆 건물에서 같은 이유로 기계에 끼어 김충현님이 사망했습니다. 사고가 난 날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기계 뒤편 말라버린 선혈의 흔적을 보니 용균이가 죽어가며 흘린 피를 보는 듯 가슴이 메었습니다." -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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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3시 서울역 3번 출구역에서 열린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문화제. 연단에 오른 김 이사장은 "나라를 발전시킨다는 명분 뒤에 가려져 온, 부서지고 터져가며 죽어간 수천 명 노동자를 절대 잊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까지 남의 일인 것처럼 강 건너 불구경을 할 건가"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을 더 넓게 허용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 산재 사망이 없는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국민 모두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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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재인 정부는 (아들이 숨진 후 했던) 약속을 이행했다고 국민 앞에 설명했었고 저도 어느 정도 안전한 현장이 된 것 같아 조금은 안심했다"라며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그때 했던 약속이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고 김충현님의 죽음으로 우린 확인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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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용균이의 추모 사진전 때 국회에서 만난 이재명 당시 당대표의 말을 기억한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으로 다친 왼팔의 아픔을 이야기했었다"라며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님과 나라의 녹을 먹는 힘 있는 사람들에게 요구한다. 아들 용균이와의 약속을 발전사 비정규직을 살리는 마중물로 삼아달라. 비정규직은 사람이 아닌 듯한 현대판 노예제도를 없애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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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향한 쓴소리 "내가 김충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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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추모제를 찾은 이학영 국회부의장에게 "산재 없는 안전한 사회"를 호소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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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의 발언 뒤, 곧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박홍배 의원이 연단 위 영정 앞에 섰다. 이 부의장은 "끝없는 죽음 앞에 저희들도 황망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죄송한 마음"이라며 "부족했던 점을 다시 돌아보면서 엄중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3의 김용균, 제2의 김충현이 생기지 않도록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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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단 아래에선 "내가 김충현이다"라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 이사장은 무대 뒤편에 있던 이 부의장 쪽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 산자위원장이었던 이 부의장과 마주한 바 있었던 김 이사장은 눈물을 흘리며 "산재 없는 안전한 사회"를 호소했다. 김 이사장의 손을 붙잡은 이 부의장은 허리를 숙이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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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박홍배 의원의 발언 도중 추모제 참석자들이 "내가 김충현이다"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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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문화제에는 나흘 전 숨진 김충현씨의 동료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하고 앞으로 이 문제를 계속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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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인이 읽었던 책은 <이재명의 기본소득>이란 책이었습니다. 생전에 새로이 대통령이 된 분을 지지했고 (윤석열) 탄핵 집회에도 참여한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때 고인이 겪었던 불합리와 힘들었던 일상 속에서도 희망을 가졌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 고인의 동료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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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회장은 "살아생전 그는 장인의 반열에 오른 기술자였고 주변에 항상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어떤 때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며 한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던 나무 같은 사람이었다"라며 "이번 사망사고는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원청이 관리시스템의 부재를 만들어 내고 그 무관심 속에서 일어난 구조적 타살이다. 유가족 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자 처벌, 그리고 원청의 진심 어린 사죄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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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죽음 후 약속만 지켰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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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태안화력에서 아들 고 김용균씨를 잃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유족 옆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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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일 대책위 공동상황실장은 "선반이란 기계는 단면이 원형인 물체를 다루는 데 적합한데 현장을 확인했을 때 단면이 원형이 아닌 물체를 고정하기 위한 부품인 단동척이 없었다. 현장 어디서도 그것이 발견되지 않았고 관리소장도 그게 어떤 부품인지도 모를 정도였다"라며 "또 방호울 두 개가 있었으나 이는 말려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었고 가공 시 발생하는 쇳가루가 튀는 것을 막는 그 정도 역할만 하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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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긴급작업 명목으로 의뢰자가 고인을 직접 찾아와 반복해 지시를 해왔다. 회사는 '작업의뢰서가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데 (그게) 이번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됐다"라며 "(작업의뢰서를) 승인하는 과정이야말로 위험성이 있는지, 위험하다면 어떻게 조치할지 검토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 없이 고인은 매번 모든 것을 책임진 채 위험을 무릅쓰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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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해 "고인이 작성한 서류를 보면 (그가 속한 2차 하청업체인) 한국파워O&M의 작업이 아닌 다른 작업들이 상당수 들어와 있다. 하청을 준 한전KPS에서 직접 해야 할 일이 대부분 고인의 작업장으로 의뢰됐다"라며 "이건 계약위반이자 전형적인 불법파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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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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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청년 김용균의 죽음 이후 어머님이 중심이 돼 긴 세월, 단식도 마다 않는 모진 투쟁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다. 2인 1조 작업과 인력 충원, 발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약속들이 있었다"라며 "이 약속만 지켜졌어도 김충현 동지의 죽음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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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는 윤석열 정권이 아닌 문재인 민주당 정권에서 만들어진 약속이다. 도대체 6년 동안 무엇을 한 건가"라며 "이제 그 약속을 늦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제 (집권했으니) 충분히 책임질 수 있잖나. 우리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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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 간사였고 21대 대선에 출마했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김용균 사망사고 이후 특조위와 정부, 발전사는 3년 간 이행점검을 진행했다. 특조위는 안전관리시스템이 자회사와 2차 하청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점을 우려했다"라며 "2차 하청은 1년 몇 달 단위로 업체명과 사장이 변경됐고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처우도, 안전대책도 차별적으로 다뤄진 결과 김충현님은 2차 하청 중에서도 가장 주변화된 작어베서 홀로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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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더 늦기 전에 노동과 안전을 차등하는 하청 구조를 폐기하고 정규직화 권고를 이행하기 바란다. 그래야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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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만난 강훈식 "중처법 등 엄중히 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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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 참석한 유족(왼쪽)과 6년 전 같은 태안화력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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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문화제 마무리 후 참석자들은 "더 이상 죽지 않게 대통령이 해결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했고, 요구안을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고인의 영정 바로 뒤에 유족과 김미숙 이사장이 나란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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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앞에서 이들을 만난 강 실장은 "안전 조치가 있었다면 충분히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엄중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재명 정부이므로 주신 서한을 잘 전달해 조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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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대책위가 전한 요구안에는 아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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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노조·유족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서부발전·한전KPS·한국파워O&M의 사과와 유족 배·보상) ▲ 6년 전 약속 이행(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발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권고 이행, 노동 안전을 위한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분야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 현장 인력 확충 및 안전 대책(위험업무 2인 1조, 관리 감독 사각지대 해소, 발전소 폐쇄를 핑계로 채우지 않고 있는 인력 충원, 발전소 전체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 발전소 폐쇄 관련 대책 마련(발전소 폐쇄 관련 모든 노동자 총고용 보장,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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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참석자들이 영정 앞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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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 참석한 유족(왼쪽)과 6년 전 같은 태안화력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고인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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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박홍배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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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추모제를 찾은 이학영 국회부의장에게 "산재 없는 안전한 사회"를 호소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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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가 추모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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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참석자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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