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문화관 독도 주관, '범선타고 독도가자' 참관 동행기
- 이승현 기자
- 입력 2025.06.21 17:19
- 수정 2025.06.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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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19 독도 일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0_942.jpg)
동해 최전방 영토 독도를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다녀왔다.
70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130톤 규모의 범선 '코리아나'호(선장 정채호)에 승선한 36명(선원 6명 포함)의 일행은 18일 오후 2시 후포 마리나항을 출발해 바람과 파도의 힘을 빌어 동해를 가로질러 19일 아침 7시 독도에 도착했다.
새파란 하늘이 끝나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의 바다도 뒤로 하고 범선은 파도가 치는대로, 바람이 부는대로 좌우로 흔들리면서도 독도로 정해진 침로를 따라 직선거리 약 134km(72마일)를 직진했다.
한 밤중 하늘에 가지런하게 빛나는 일곱개의 별과 그 끝에서 5배를 대중해 확인한 북극성도 범선의 요동에 따라 하늘판이 흔들리는 듯 착각을 부르지만 결국 그 자리에 딱 자리잡고 있다.
언제나 정남·북만 가리키는 나침반은 고장난 것이라고 한다. 늘 파르르 떨면서 때로 벗어나기도 하지만 기어코 한길을 향해 나아가는 이 항로가 바로 현실이고 우리의 마음이다.
오랜만에 울릉도 앞 바다에 돌아온 오징어를 건져올리기 위해 불야성을 이루며 떠 있는 어선들이 보이는 듯 하더니 뿌연 해무가 피어오르는 수평선 아래에서 붉은 불덩어리가 해산을 앞둔 듯 주변을 빠알갛게 물들인다.
드러나는 아름다운 독도의 실루엣. 그리고 동도와 서도 사이에서 떠오르는 태양. 노래가사처럼, 숨소리 점점 커지고 맥박이 힘차게 뛴다.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는 다짐도 새롭다.
첫선 보는 처녀 총각을 배려하듯 선장님은 가까이 배를 붙여 서도와 동도를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한바퀴 선회한 뒤 독도 동도선착장에 접안시킨다.
![독도에 발을 딛고 기념촬영하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6_1816.jpg)
이제 17시간만에 우리 영토 독도에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특별히 주어진 시간은 50분. 부리나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동도 망양대를 향해 가파란 돌계단을 오르는 동안 오랜 세월 홀로 독도의 불침번을 서온 괭이갈매기가 부리부리한 눈매로 '끼야악' 소리를 내며 이 땅의 주인들을 맞이한다.
'왜 이제야 왔느냐'고 탓하는 듯하다.
화산석 절벽 사이로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고 고유종인 독도해국은 가을 개화기를 앞두고 꽃을 피우기 위해 무리지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게 독도는 제 할일을 묵묵히 하고 있었다.
독도 유람선이 오기 전인 오전 8시 30분께 독도를 출발한 범선은 뱃머리를 돌려 87.4km 떨어진 울릉도로 향한다.
몇시간째 망망대해이더니 저 멀리 울릉도의 윤곽이 보이고 좀 더 나아가니 부속섬인 죽도와 관음도가 자태를 드러낸다.
독도에서 6시간만에 도착한 울릉도 현포항에서 반나절 정도를 머문 범선은 뒤쫓아오는 태풍을 앞서 가기 위해 19일 저녁 8시 다시 첫 출발지인 후포 마리나항을 돛을 올렸다.
![우리는 하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1_1120.jpg)
![해돋이 직전의 동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2_1223.jpg)
![독도 앞을 지나는 오징어잡이 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3_1345.jpg)
![독도 순찰병 괭이갈매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4_1515.jpg)
![독도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범선 코리아나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95_109465_1652.jpg)
한편, 범선을 타고 독도를 찾는 이 특별한 행사는 경기도 파주시와 울릉군의 협조 아래 '영토문화관 독도'(관장 안재영, http://www.usando.kr)가 주관하고 파주 인근 접경지역 평화운동단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30명이 참가했다.
지난 1997년 12월 31일 발해 건국 1300주년을 맞아 당시 동해 해상항로를 실증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학술뗏목탐사선을 띄웠다가 이듬해 1월 24일 일본 오키섬 근해에서 폭풍우를 만나 전원 구조과정정 사망한 '발해 1300호'의 뜻을 기린다는 의미도 담았다.
독도 탐밤 여정을 함께 한 '코리아나'호는 지난 1983년 네덜란드에서 건조해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범선(帆船)이다. 길이 41m, 135t급으로 30m까지 솟아있는 돛대(마스트)가 4개, 펼칠 수 있는 돛만 모두 11개이다. 돛과 함께 별도 엔진을 써서 운행하는데 평균 속력은 9~10노트(시속 17~19km, 1노트는 시속 1.852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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