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부터 4월 27일까지 9박 12일간의 해외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몸이 아파 1~2일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에 생긴 피로 때문에 위경련과 인두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업무 중에 아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모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절대 안정을 취할 만큼 아프다는 소식이 왜 수상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통령도 사람이라 유능한 주치의가 있어도 아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항상 공개되지 않거나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외교나 경제, 공무원 기강 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독일 해외 순방 중에 심한 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감기가 너무 심해 네덜란드 국왕 만찬에 불참했습니다. 귀국해서도 3일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3일이 지나서야 대통령이 감기로 아팠지만, 회복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아픈 상황 중에는 공식적인 브리핑을 하지 않다가 거의 회복이 되어 업무를 복귀할 때쯤 알렸습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아프거나 병에 걸렸어도 공식적으로 브리핑하지 않았습니다. 노령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은 물론이고 MB도 자신이 아프다는 소식이 알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서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할 경우, 휴가 기간이나 연휴를 이용했습니다. 그만큼 대통령의 아픈 소식은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통령의 건강 소식’
4월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통령이 아파,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공식적으로 올라왔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4월 27일 모처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위경련에 의한 복통과 인두염에 의한 미열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민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진이 하루나 이틀 정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통상적인 청와대 브리핑 스타일로 보면 ‘대통령이 건강 검진을 받았지만, 큰 질병은 발견되지 않았고, 피로 회복을 위해 1~2일 정도 휴식을 취한다’고 말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절대 안정’이라는 단어가 사용됐습니다.
우리가 병원에 갔을 때 ‘절대 안정’이라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아프구나’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통령은 아파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아야 함에도 국민이 우려할만한 ‘절대 안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자체가 역대 대통령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국민사과 때문에? 아니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출국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나 ‘이완구 총리 사퇴’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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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대통령 사과가 있을 것이라 말하는 모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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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당 대표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대통령의 귀국이 있기 하루 전인 4월 26일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 사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야의 모습과 달리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요구 소식이 아닌 대통령이 아프다는 얘기를 중심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4.29재보궐 선거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은 대국민사과 자체를 요구하는 행위를 아주 못된 짓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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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 소식 ⓒ 네이버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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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식부터 인두염 질환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뉴스 등이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대통령이 아프다는 소식이 제일 많이 보도되는 대통령 같습니다.
혹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대통령의 아픈 소식을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알려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1급 기밀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사안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조차 국가기밀이라 아직도 공개하지 않는 청와대가 1급 비밀을 계속 공개적으로 언급한 모습은 이해되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이 아프니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대통령의 1급 기밀을 함부로 이용하는 행태는 스스로가 의혹을 만드는 일이며, 외교적으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세월호 참사 당일의 기록도 과감하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알려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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