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댐 규모인 '보' 모래위 세워져 연천댐처럼 제방과 연결부위 붕괴 우려
강 하류에 댐 막아 홍수 조절한다는 전대미문 발상, 재앙 막으려면 보 터야
» 지난 2000년 태풍 사오마이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대구 달성군 낙동강 주변의 모습. 4대강 사업으로 강변의 농지는 모두 없어졌고 대형 달성보가 들어섰다. 이들 보가 과연 홍수 피해를 줄여줄 것인가.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에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기 위하여 “강에다 줄줄이 댐을 세워 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면 고인 물은 썩는다”고 말했다가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보’를 ‘댐’으로 불렀다는 것과 고인물이 썩는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계속 ‘댐’이라고 부르는데,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 International Commission on Large Dams)는 높이가 5m 이상 되는 댐 중에 저류량이 300만t 이상이면 대형댐이라고 부른다. 낙동강의 함안댐(함안보)은 높이 13.2m에 저류량이 1억 2700만t에 이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이를 굳이 ‘보’라고 우긴 이유는 보와 댐의 설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적당히 세워도 되지만 댐은 물을 안전하게 담아둘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저수지역의 지표지질조사를 해야 하고 또 댐 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 댐을 안전하게 앉힐 수 있는 암반이 있는지 정밀 지반조사를 해야 한다.
물론 4대강에 들어선 댐들은 ‘한반도 대운하’의 수위 6m를 맞추기 위해서 댐 위치를 잡았을 뿐이고 댐설계기준은 따르지 않았다. 지금껏 댐의 물이 새고 세굴이 일어나고 댐 구조물의 보강공사가 계속 이어지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나는 계속 ‘댐’이라고 부르는데,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 International Commission on Large Dams)는 높이가 5m 이상 되는 댐 중에 저류량이 300만t 이상이면 대형댐이라고 부른다. 낙동강의 함안댐(함안보)은 높이 13.2m에 저류량이 1억 2700만t에 이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이를 굳이 ‘보’라고 우긴 이유는 보와 댐의 설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적당히 세워도 되지만 댐은 물을 안전하게 담아둘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저수지역의 지표지질조사를 해야 하고 또 댐 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 댐을 안전하게 앉힐 수 있는 암반이 있는지 정밀 지반조사를 해야 한다.
물론 4대강에 들어선 댐들은 ‘한반도 대운하’의 수위 6m를 맞추기 위해서 댐 위치를 잡았을 뿐이고 댐설계기준은 따르지 않았다. 지금껏 댐의 물이 새고 세굴이 일어나고 댐 구조물의 보강공사가 계속 이어지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단단한 암반 위에 들어선 미국 후버댐. 사진=Ubergirl, 위키미디어 코먼스
댐은 단단한 암반에 짓지 않으면 안 된다. 댐에 저장한 물이 워낙 무겁기 때문에 지반이 가라앉을 수 있고 또 압력이 세기 때문에 댐의 옆구리가 터질 수가 있고, 또 홍수 시에는 방류수의 물줄기가 워낙 세기 때문에 하천 바닥이 침식되어 댐 구조물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댐들이 다 단단한 암반 위에 또 절벽 같은 암벽에 걸쳐서 지어져 있다.
» 오스트레일리아 태스매니어의 단단한 암반에 건설된 스트라스고든 댐. 사진=JJ Harrison,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잘 지은 댐을 보더라도 다들 단단한 암반에 걸쳐 있고 또 방류지점의 하천 바닥도 단단한 암반이다.
미국의 테톤 댐, 일본의 후쿠시마 댐, 인도의 델리 댐, 중국의 샤오랑디 댐 등 수많은 댐이 옆구리가 터져 무너져서 하류에 큰 피해를 끼쳤는데 이는 단단하지 않은 암벽에 댐을 걸쳤기 때문이다.
» 1976년 6월5일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테톤댐이 붕괴되는 장면. 사진=미국 내무부
우리나라의 연천댐도 단단하지 않은 지반에다 건설하는 바람에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서 옆구리가 터져 무너져서 큰 피해를 끼쳤다.
우리나라의 연천댐도 단단하지 않은 지반에다 건설하는 바람에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서 옆구리가 터져 무너져서 큰 피해를 끼쳤다.
» 단단한 암반이 없는 곳에 건설했다가 옆구리가 터져 무너진 연천댐. 1999년 8월 홍수 때의 모습이다. 아래는 댐 날개가 물살에 쓰려나간 모습. 사진=한겨레 사진 디비
대형댐은 작은 홍수나 작은 가뭄을 막는 데에는 참 유용하나, 예상치 못한 홍수로 붕괴하였을 때에는 오히려 대형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인도에서는 1979년에 마츠추 II 댐(일명 모르비 댐)이 무너지면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75년에는 중국의 양자강 유역에서 반차오 댐이 무너지면서 23만 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 1975년 붕괴된 반차오 댐. 62개의 크고 작은 댐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이재민 1100만명 사망자 23만명을 냈다.
세계 최대 저류량을 자랑하는 이집트의 아스완댐은 이집트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6일 전쟁을 할 당시 아스완 댐을 폭파하겠다는 경고를 했고 이집트는 항복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로는 물을 잘 다스리는 나라들은 더 이상 대형 댐을 짓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대형댐의 수가 세계 제7위이고 밀도로 따지면 단연 세계 1위이다. 댐을 건설하기에 적합한 지역은 이미 댐이 다 들어섰고 이제 더는 댐 짓기에 적합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4대강에 지은 댐은 기초를 암반에 고정했다지만 대부분은 모래 위에 세워져 있다. 댐의 물이 새고, 댐 하류의 모래가 세굴되고 끊임없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으면서 보강공사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대형댐의 수가 세계 제7위이고 밀도로 따지면 단연 세계 1위이다. 댐을 건설하기에 적합한 지역은 이미 댐이 다 들어섰고 이제 더는 댐 짓기에 적합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4대강에 지은 댐은 기초를 암반에 고정했다지만 대부분은 모래 위에 세워져 있다. 댐의 물이 새고, 댐 하류의 모래가 세굴되고 끊임없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으면서 보강공사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012년 달성보 보강공사 현장. 보 아래 쪽으로 돌망태를 던져 넣고 있다.사진=생명의강 연구단 발표자료
그러나 앞의 예에서 보였듯이 이 댐들을 흙더미에 걸어 놓았기 때문에 연천댐처럼 옆구리가 터져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공사 전보다 오히려 더 큰 홍수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4대강 사업에서 가장 크게 내세운 사업 효과 중의 하나는 홍수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에 책임을 져야할 국무조정실이 ‘조정’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도 “대부분의 구간에서 사업 전보다 계획홍수위가 낮아졌으며(홍수피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 그 결과 4대강 주변 홍수위험지역의 93.7%에서 위험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고 발표하여 사업에 면죄부를 주려고 참 애를 많이 썼다.
4대강 사업지역은 원래 홍수가 없던 지역인데 여기에 홍수 위험을 더 낮추었다고 하는 것은 자랑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나머지 지역에 홍수위험이 커졌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로 삼아야 한다.
홍수를 막기 위하여 홍수피해 지역의 상류에다 댐을 지어 홍수를 막는 것은 흔히 하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에서처럼 홍수지역의 하류에다 댐을 만들어 수위를 오히려 올려놓고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없던 일이다.
낙동강에는 10개가 넘는 댐이 줄줄이 들어섰는데 홍수가 날 때에는 각각의 댐이 자기 맘대로 수문을 열고 물을 빼면 되는 것이 아니다. 한 댐이 갑자기 큰 물을 빼서 바로 아래의 댐이 넘쳐 무너지면 그 아래의 모든 댐들이 줄줄이 무너진다. 때문에 모든 댐을 연계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10개가 넘는 댐을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고 그렇게 해본 경험도 아직 없다.
그리고 수문 하나의 무게가 수십t 내지 100t에 가까운데 이 수문을 열고 닫는 것이 쉽지도 않아서 벌써 작동이 안 된 사례가 보도되었다. 즉, 수문관리 실패나 실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홍수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 보였듯이 이 댐들을 흙더미에 걸어 놓았기 때문에 연천댐처럼 옆구리가 터져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공사 전보다 오히려 더 큰 홍수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4대강 사업에서 가장 크게 내세운 사업 효과 중의 하나는 홍수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에 책임을 져야할 국무조정실이 ‘조정’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도 “대부분의 구간에서 사업 전보다 계획홍수위가 낮아졌으며(홍수피해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 그 결과 4대강 주변 홍수위험지역의 93.7%에서 위험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고 발표하여 사업에 면죄부를 주려고 참 애를 많이 썼다.
4대강 사업지역은 원래 홍수가 없던 지역인데 여기에 홍수 위험을 더 낮추었다고 하는 것은 자랑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나머지 지역에 홍수위험이 커졌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로 삼아야 한다.
홍수를 막기 위하여 홍수피해 지역의 상류에다 댐을 지어 홍수를 막는 것은 흔히 하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에서처럼 홍수지역의 하류에다 댐을 만들어 수위를 오히려 올려놓고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없던 일이다.
낙동강에는 10개가 넘는 댐이 줄줄이 들어섰는데 홍수가 날 때에는 각각의 댐이 자기 맘대로 수문을 열고 물을 빼면 되는 것이 아니다. 한 댐이 갑자기 큰 물을 빼서 바로 아래의 댐이 넘쳐 무너지면 그 아래의 모든 댐들이 줄줄이 무너진다. 때문에 모든 댐을 연계하여 운영하여야 한다. 10개가 넘는 댐을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고 그렇게 해본 경험도 아직 없다.
그리고 수문 하나의 무게가 수십t 내지 100t에 가까운데 이 수문을 열고 닫는 것이 쉽지도 않아서 벌써 작동이 안 된 사례가 보도되었다. 즉, 수문관리 실패나 실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홍수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 2002년 태풍 루사는 강릉지역에 하루 850㎜의 폭우를 뿌려 극심한 피해를 일으켰다. 사진=강릉 / 이종근 기자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 내리고 있다. 하루에 100㎜ 정도의 비가 오면 백년에 한 번 오는 홍수라고 하는데, 이런 비는 요즘은 자주 내린다.
포항에서는 하루에 550㎜, 연천에서는 하루에 650㎜(이 비로 연천 댐이 터졌다.), 강릉에는 850㎜, 중국에서는 하루에 1050㎜의 비가 와서 반차오 댐을 비롯하여 62개의 댐이 다 터지는 참사를 불러오기도 했다.
최근의 이런 비는 댐으로 가둘 수 있는 홍수가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절대로 홍수 위험이 줄지 않았다. 오히려 대규모 홍수재난의 위험을 안게 하였다.
댐을 터라. 그것이 홍수를 막고 물을 깨끗하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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