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체계(THAAD) 한반도 배치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은 10일 열린 회담에서 이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민구 국방장관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민구 장관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서는 미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양국 정부 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도 "오늘 아젠다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전 세계 그 누구와도 아직까지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를 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사드 무기생산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미군이 운용하거나 시험 중인 사드는 4개 포대이고, 생산 중인 사드는 3대이다. 이마저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이 구매계약을 체결했거나 계약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국정부가 사드배치를 원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완제품이 없다는 것.
카터 장관은 "현재까지 아직 생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 배치할 지, 그리고 배치할 곳이 적절한 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배치 시기와 관련해서도 그 생산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드체계의 생산완료 시기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완료된 후에 배치 가능성이나 몇 기나 생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사드배치 논의는 하지 않은 대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미 연합억제력 강화 방안, △'조건에 의한 전작권 전환' 추진 후속조치 등에 대한 의견 등을 나눴다.
이와 관련, 한민구 장관은 "최근 북한의 사이버해킹, 대남비난과 위협등이 심각한 도발행위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미 간 긴밀한 협력하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가고, 안보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포괄적인 동맹능력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지속 협의해 나갈 것임을 확인하였다"며 "양국은 북한과 국제적 사이버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한반도와 주변 지역 미국 본토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위협 증대의 영향을 솔직하게 평가했다"며 "최근 미사일 발사로도 또 한번 볼 수 있듯 북한은 계속해서 도발할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 지역의 안정과 대한민국에 대한 연합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 한반도의 억지력과 준비태세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 본토 기갑여단 전투단 순환배치, 한.미연합군사연습 등을 언급했다.
그리고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영구적인 존재에 대해서 논의했다"며 "국방장관으로써 나는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차기단계를 직접 관할할 것이며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미국이 활동이 증진되고 또 다양화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카터 장관이 방한에 앞서 일본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나 현재의 정치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자"고 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카터 장관은 "미래를 언급한 것은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협정에 관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서 3국의 안보를 훨씬 증진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미래를 이야기했을 때는 정보공유에 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역사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 지는 우리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바"라며 "당사국 간에 치유와 화해를 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이날 오후 평택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을 찾아 추모하고 1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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