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4.05 11:33
최종 업데이트 15.04.05 20:59
[최종신 : 5일 오후 7시 15분]
"해수부는 하수인, 주범은 청와대 주인"
"해수부는 하수인, 주범은 청와대 주인"
▲ 세월호 유가족 재욱엄마 "국민들 관심에 감사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희생자 이재욱 학생의 어머니 홍영미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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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영석 엄마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오영석 학생의 어머니 권미화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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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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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7시간 만에 16km를 걸어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행렬의 맨 앞에 아이의 영정을 든 '예은아빠'와 '찬호아빠'가 있었다. 광장에서 기다리던 500여 명의 시민들이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곳곳에서 "힘내세요", "잊지 않을게요", "미안합니다" 함성이 터졌다. 유가족들은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세종대왕상까지 걸어간 유가족들 한 두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번져나갔고 삭발한 엄마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영정 속 아이들은 웃고 있었다. 영정 아래로 '진실규명'이라고 쓰인 노란 띠가 묶여 있었다. 5일, 유가족의 1박2일 도보행진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5천 촛불로 가득 채워진 세종대왕상 앞
▲ "세월호 진실 침몰시키는 정부 규탄한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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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시행령 폐기하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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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든 시민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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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에게 지지와 박수 보내는 시민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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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무대 맨 앞쪽에는 영정을 목에 건 유가족 200명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 뒤로 주최측 추산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정부 시행령 폐기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로 세월호 침몰사고 355일째를 맞았지만, 1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거리에서 여전히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특별법을 구체화시킬 시행령 때문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종자 아홉명이 남았지만 정부는 세월호 인양에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마이크를 잡은 함세웅 신부는 "시행령에 따르면 범죄자로 지목된 해양수산부가 조사 책임을 진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 해수부는 하수인이고 청와대 최고 권력자이자 박정희의 딸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 신부는 "자식의 영정을 가슴에 품으신 유가족들은 저희를 일깨워주는 스승"이라며 "우리의 안일함을 깨닫게 해주고 행동으로 나서게 했다, 유가족들을 따라서 시행령을 폐기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바닥에 놓여 있던 '시행령 폐지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뒤집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에서 봤을 때 정면으로 보이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청와대에서 보면 글자가 뒤집혀서 못 볼 것 같아요. 중앙에 딱 맞춰 주십시오. 거꾸로 있어서 폐기 못했다고 할 수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삐뚤어지면 안 돼요. 구호를 외칠 때도 최대한 크게 해주십시오. 함성 작아서 못 들었다고 폐기 안 했다고 할 수 있어요."
"여섯 살 아들이 말해요, 구하러 가자고"
▲ 도보행진 나선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 뒤로 국회가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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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정 대신 들고 세월호 보도행진 합류한 정청래 의원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박2일 도보행진에 합류, 희생자 오영석 학생의 영정사진을 목에 걸고 광화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정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농성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4일간 단식 농성 인연으로 알고 지낸 오영석 학생의 어머니 권미화를 대신해 영정을 들고 광화문광장까지 함께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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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걸어온 거리만큼 민주주의, 안전한 나라 가까워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도보행진을 벌이자, 한 시민이 유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쓴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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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요구도 나왔다. 1박2일 동안 유가족들과 함께 행진한 안승혜(34)씨는 "걸으면서 다리, 무릎, 발목이 아팠다, 비도 내려서 투덜거렸다"면서 "비라도 맞을까봐 영정을 꼭 품은 부모들을 보면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안씨는 여섯 살 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소개했다.
"제 아이가 파워레인저라는 만화를 좋아해요. 아직 차가운 물속에 형 누나들이 갇혀 있다고 얘기하면 제 아이는 파워레인저 가면을 쓰고 가서 구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여섯 살짜리 아이도 구해주러 간다고 하는데, 이 정부는 너무합니다. 그래서 저는 분노합니다. 엄마로서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싸우는 유가족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빚을 지지 않기 위해서 여기 계신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실종자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51)씨가 무대 앞에 섰다. 분노를 참기가 힘겨운지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아직 세월호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 세월호 속에는 아홉명의 가족이 있습니다. 그들은 외칩니다. 꺼내달라고. 그들은 외칩니다. 인양해 달라고. 그들은 외칩니다. 밝혀달라고. 정부가 약속했고, 대통령이 약속했습니다. 저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355일째입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민중가수들이 공연으로 분위기를 북돋았다. <노래하는 나들>과 <우리나라>가 노래를 불렀다. <우리나라는>는 '화인'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인 도종환 시인의 시를 가사로 붙여 만든 곡이었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아픔이었다."
[3신 : 5일 오후 4시 1분]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 비 맞게 할 수 없어..."
▲ 영정 젖을 걱정에 비닐 씌우고 도보행진 이어가는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역을 지나며 비가 내리는 굳은 날씨에 영정이 비에 젖지 않기 위해 비닐을 씌우고 가슴에 품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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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도보행진에 눈물 흘리는 시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도보행진을 벌이자, 한 시민이 이들을 지켜본 뒤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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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죽음 앞에 돈 흔드는 모욕 중단하라' 세월호 유가족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뒤쪽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하는 녹색당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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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보행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노란 우의를 입은 긴 행진대열이 5일 오후 3시 현재 서울 마포대교를 지나고 있다. 시민 참여가 늘어나면서 행진단은 1500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000명)으로 늘어났다.
유가족들은 비를 맞으며 묵묵히 발걸음을 떼고 있다. 삭발에 참여한 단원고 희생자 고(故)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47)씨는 "참사가 일어난 이후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유가족들 복장만 터지게 한 것"이라며 "1년이 지나도 여전한데 정부에게 기대를 할 수가 없다, 우리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44)씨는 "삭발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말려서 못했다"며 "4월 16일까지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삭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00만 명 국민이 올바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서명했다, 정부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물에 빠져 죽은 아이의 얼굴에 비를 맞게 할 수 없어서 영정에 비닐을 씌웠다"면서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정부가 이럴 수는 없다,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신 : 5일 낮 12시 49분]
늘어나는 시민들 "집에서 뭐하냐, 나와라"
▲ 이틀째 세월호 도보행진 이어가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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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걸음 멈추고 세월호 유가족 응원하는 시민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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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힘내세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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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뭐하냐, 서울시민들 거리로 나와라"
1박2일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에 합류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500여 명으로 출발한 행진단은 5일 오후 1시 현재 7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행진단 길이만 500여 미터로 행진단 꼬리가 길어지고 있다. 이들은 광명에서 서울 구로구를 지나 영등포구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정오를 지나자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주민 형복순(50)씨는 아들, 딸과 함께 팔짱을 끼고 걸었다. 형씨는 "유가족들이 언제 보상해달라고 했나, 진상규명을 먼저 한 다음에 보상 얘기를 해도 늦지 않다"며 "찢어지는 유가족들 마음에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구로동 주민인 김영호(44)씨는 아홉 살 딸과 손을 잡았다. 김씨는 "행진단이 집 앞을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 씻지도 않고 집에서 나왔다"며 "서울 시민 여러분, 집에서 뭐하냐, 나와서 유가족들과 함께 걷자"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같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 '재방방지·안전사회 건설' 문구가 적힌 리본을 단 시민들은 "시행령을 폐지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도림 역 앞 횡단보도에 선 20여 명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유가족들을 격려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1신 : 5일 오전 11시 33분]
"숨 죽이지 않겠다"... 형제자매도 시행령 철회 요구
▲ 세월호 유가족 '내 동생이 보고 싶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한 유가족 학생이 '내 동생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목에 걸고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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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진실을 인양해 주세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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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행진 나선 유가족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이틀째 도보행진을 벌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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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자꾸 잊으라고, 그만하라고 합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은 도저히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만하라 하지 마세요. 가치를 매길 수 없이 사랑스럽고 빛났던 그들을 절대로 돈으로 계산하려 하지 마세요."
세월호 사고로 동생 고(故) 남지현양(단원고)을 잃은 남서현씨가 동생 영정 앞에 섰다. 남씨는 "아직도 그 아이의 목소리, 웃음소리 숨소리까지 생생하다, 너무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는 "매일 밤 잊지 않기 위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기억해 낸다"며 "우리 나라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씨 뒤로 '진실을 향한 걸음, 우리 함께 해요'라는 피켓이 눈에 띄었다.
남씨 앞에 앉은 세월호 유가족 200여 명이 박수를 쳤다. 머리를 삭발한 부모들은 노란 손수건으로 머리를 감쌌다. 손수건에는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진실에 닿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5일 오전 '1박2일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이 하룻밤을 묵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체육관에서다(관련기사: 정봉주도 삭발 동참 "뭐라도 도우려고...").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 73명, 시행령 철회 성명서 발표
▲ 세월호 사고로 형제자매를 잃은 73명은 5일 오전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
ⓒ 강민수 |
세월호 사고로 형제자매를 잃은 73명은 이날 오전,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지난해 4월 16일 이후 형제자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간절히 바랐다"며 "수많은 악플과 유언비어, 비난에도 우리는 조용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숨죽이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엄마 아빠들의 동료가 돼 진실에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 특별법 시행령 전면 폐지 ▲ 언론의 진실보도 ▲ 안전사회 건설 ▲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장관 유기준)는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아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세월호 특위는 입법예고를 특위 무력화 시도라고 규정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 왔다(관련기사: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 박 대통령, 진실이었나?").
이 자리에서 단원고 희생자 고 이영만군의 형, 이영수씨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이후 우리는 아빠, 엄마의 삭발식을 보게 됐다"며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이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부모님들께 걱정이 될까, 조심스러워 모든 상황에 숨죽이고 있던 형제자매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우리는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전면에 나선다"고 밝혔다.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는 "더 이상 세월호 인양을 미루지 말라"면서 "실종자 가족에게도 형제자매들이 있다, 그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남씨는 "대통령님,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형제자매들이 부모 뒤를 이어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겠다니 기특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부모로서 너무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짊어져야할 짐으로 감내하자"고 말했다.
도보행진단 오후 1시 여의도 집결, 오후 5시 광화문 촛불집회
기자회견 직후인 오전 10시부터 유가족들은 영정을 목에 걸고 발걸음을 뗐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자 유족들은 영정에 비닐을 씌었다. 유가족들은 노란 우의를 입고, 노란 우산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출발한 도보행진단 500여 명은 오후 1시경 서울 여의도공원에 도착한다. 간단히 점심을 먹은 뒤 오후 2시 국회에 도착해 시행령 폐지를 요구하는 함성을 외칠 예정이다. 이후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촛불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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