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완구가 아닌 정홍원이라는 검색어가 1위를 했습니다.
역대 두 번째 최단기 총리로 기록될 이완구 총리의 사퇴보다 정홍원 전 총리의 재임용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봤을까요? 아니면 연일 계속된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어쩔 수 없이 총리 자리를 지속했던 그를 빗댔을까요?
‘다시 등장한 정홍원 총리 패러디’
정홍원 전 총리는 총리 후보자들의 낙마로 어쩔 수 없이 총리 자리에 있어, 많은 네티즌들의 패러디 대상이었습니다. 패러디 몇 편을 감상해보겠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홍원 총리 패러디
정홍원 패러디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가 총리 자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입니다. 총리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총리를 해야만 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홍원 전 총리 패러디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의 총리직 유지나 재임용 가능성 등의 원인이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홍원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패러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목했던 총리 후보자 중 낙마한 후보자는 3명이었습니다. ‘김용준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 문제와 부동산 의혹 때문에, ‘안대희 후보’는 전관 예우와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 논란으로, ‘문창극 후보’는 역사관 논란으로 모두 낙마했습니다.
총리직 후보자들의 계속된 낙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정책이 무능력하다는 증거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무능력을 땜질하는 정홍원 총리 뒤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점이 패러디로 나온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이 없어 무려 9개월 간 총리 아닌 총리로 살아온 정홍원 전 총리.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자기가 또 불려가지는 않을지 고민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합니다.
‘50대 총리론, 오세훈이 뜨다’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홍원 전 총리가 거론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차기 총리 후보자로 나올까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를 강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 뒤편으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서울 시민들로부터 80만1263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지가 쌓여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우리가 주목해야 할 후보자 중의 한 명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입니다. 무상급식 투표로 서울시장에서는 물러났지만, 보수와 여권에서는 활용성이 높은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가장 먼저 그는 54세로 여타의 총리 후보보다 젊습니다. 50대 총리론으로는 제격입니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잘생긴 외모,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이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파문이 일면서 그가 나설 경우 무상급식 논쟁이 불거질 수도 있지만, 새누리당이 밀고 있는 ‘선별적 복지’의 대변인으로 밀고 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은 지난 2011년 8월 21일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발표한 뒤 무릎을 꿇는 모습. ⓒ 오마이뉴스 남소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부자감세를 주장하자 이를 반대하며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1또한, 오세훈 전 시장의 무상급식 투표가 대권을 노린 박근혜 견제용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2
친박에서는 그의 대권을 견제하기도 했습니다.3 그러나 자칭 보수 세력이라 주장하는 단체에서는 아직도 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세훈 전 시장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일할지, 오로지 자신의 사람만 챙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그를 등용할지는 미정입니다. 그러나 여권의 카드로 만지작거릴만한 인물이기는 합니다.
‘이완구가 아닌 김문수 총리가 될 수도 있었다.’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이 총리가 되기 전에 여의도 정치권 찌라시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총리 후보로 내정됐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14년 9월 29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은 경기지사를 통해 행정 경험이 있어 총리직 수행 능력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새누리당에서 차출해 내각으로 끌어들이는 박근혜 정권의 인사 스타일상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워낙 말로 난리를 쳤던 인물이라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4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문수라는 인물이 총리로 나갈 경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입장이 애매해집니다. 대권 주자의 한 명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총리직을 잘 수행할 경우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걸림돌이 하나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김문수 카드를 고집하면 김무성 대표도 별수 없이 찬성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또 거론되는 인물로는 최경환 부총리가 있습니다. 혹시나 박근혜 대통령이 최경환 부총리를 총리로 임명할 경우 ‘부총리도 승진되나요’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다음 총리 후보가 누가 될지 다양한 예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 카드가 그 카드이고 뾰족한 묘책이 없습니다. 그만큼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인물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인물이 문제가 아니라 인사청문회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했다는 사실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인물이 문제라는 증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예언처럼 진짜 사람 빌려달라는 말이 생기는 일도 나오지 않을까 할 정도로 정말 인물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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