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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가 23일 서울 정동 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가 23일, 다음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대조국전쟁 승전 기념행사(5.9)'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사이의 양자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날 오전 서울 정동 소재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티모닌 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승 기념 행사에 참석하는가'는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기대하고 있으며, 본행사 참석 이외에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담당 보좌관의 전날 발언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행사 준비는 조직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사항은 모스크바로 문의해달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다가 '왜 아직도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가'는 질문이 이어지자 "걱정 안해도 된다, 아마 러시아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참 통보'에 대해서는 "일정 때문에 불참한다고 알려왔다"며 "러시아는 이 문제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양국의 이견과 연관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 결정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다."
2008년 12월 이후 6년 넘게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 지도부가 핵문제 관련한 회담에 관심이 있다고 확신하지만, 북한과의 접촉은 그들의 안보 이익을 존중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접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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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과 환담하는 티모닌 대사.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
또 "현재 한반도와 그 주변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특별한 조치가 요구된다"며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북한이 한.미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독수리'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에 대해서는 "각국이 안보 강화를 위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나, 그러한 결정을 할 때는 지역 내 정세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드 배치 이유로 북한 미사일 위협을 드는 데 대해서는 "매우 의구심이 많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사드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의 부분으로, 러시아 근접 지역에 배치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 철도 재건프로젝트 '포베다(승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가'는 의문에는 "위반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준수해왔다며, "한.미의 일방적인 대북제재가 북.러 간 통상 협력에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티모닌 대사는 러시아 내 고려인 사업가들이 개성공단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 분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 푸틴 대통령이 최근 승인한 극동 지역 내 '선도개발구역'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희망했다.
북한 주재 대사를 역임한 그는 "남북 간 차이는 아주 크지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주민들이 서로 접근하고 협력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가능한 빨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와 접촉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이 왜 '제2차 세계대전 및 대조국전쟁 전승 기념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성대하게 치르고 하는지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티모닌 대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한국말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자 여러분, 대사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올해는 러시아 국민과 국제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제2차 대전 승리와 러시아 대조국 전쟁 승리 70주년'이다. 오늘 러시아 국민들이 이 위대한 승리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우리가 왜 이 날을 널리 기념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대사관에 초대했다.
5월 9일 러시아에서 '대조국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널리 개최될 예정이다. 이 위대한 기념일은 우리가 모든 인류와 함께 그리고 우리와 같이 파시즘과 싸운 모든 나라의 인민과 같이 기념하는 것이다. 이 위대한 승리를 기념할 때 우리는 나치로부터 세계를 구한 장병들의 위업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유엔을 포함해 전후 체제 기초를 마련한 역사적 결정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2차 대전은 6년 이상 계속됐고, 인류 역사상 가장 피를 많이 흘린 전쟁이었다. 세계적으로 진행된 이 전쟁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60여개국이 참가했다.
히틀러의 길에 주요한 장벽이 된 나라는 바로 소련이었다. 나치 지도자들은 소련을 소멸시키고, 이른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려는 침략적인 계획을 가지고 러시아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파시스트 장군들의 희망이 실현되지 못했다. 우리나라 인민들은 강한 무기와 용감성으로 침략자에 항전했으며, 1941년 모스크바전투에서 처음으로 독일군을 격파했다. 이 승리는 인류에게 파시즘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는 희망을 줬다. 이후에 반히틀러연합을 결성하기 위한 외교 노력이 시작됐고, 1942년 소련, 미국, 영국을 비롯한 20여개국이 워싱턴 선언을 서명했다. 제2차 대전의 전환점은 역시 우리의 200여일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였다. 이것은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육상전투다. 1942년 6월1일, 독일군은 전략적인 주도권을 잃어 소련군 및 연합군 공격에 의해 유럽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대조국전쟁에서의 이 승리는 우리가 너무나 큰 희생으로 얻은 것이다. 전쟁이 계속된 1,418일 동안 2,700만 이상의 우리 동포가 사망했다.
그러나 우리 인민은 동양에서 침략과 약탈, 다른 나라 인민과 전쟁하는 군국주의 일본이 존재하는 한 최후의 승리를 선언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바로 이 때문에 얄타와 포츠담 회담에 합의한 데에 따라, 1945년에 소련이 대일전쟁에 참여했다. 독일이 항복한 뒤, 1945년 8월9일 참전한 소련은 작전을 진행했다. 러시아 역사가들은 이를 '만주작전'이라고 부른다. 2,700km 전선에서 교전이 전개됐다. 소련군의 제1, 제2 극동전선이 몽골인민공화국 군대, 그리고 대일항쟁공동전사들과 함께 25일 동안 100만명의 관동군을 괴멸시켰다. 이 작전에서 일본군 사망자가 84,000명에 도달했고, 소련군 12,000명의 사망자가 났다. 그 중 한국을 해방하는 작전에서 3,000명 이상의 소련 장병들이 사망했다. 태평양에서 일본을 파멸시키는데서 우리 연합군의 역할을 인정한다. 그러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핵 폭격이 일본 항복에 있어 주요 요인이라는 주장에 는 동의하기 어렵다. 일본 내 가장 강한 관동군 괴멸이 일본이 항복을 결정한 주요 요소가 됐다. 따라서, 1945년 9월 2일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했고 이것으로 제2차대전은 끝났다.
제2차 대전 승리의 주요 결과 중의 하나는 세계 인민들이 공동안보체제를 수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을 인식한 것이다. 이 맥락에서, 1945년 6월 유엔의 수립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 유엔은 아직도 평등,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원칙에 기초하여 국제 평화와 안보을 유지하는 데서 중요한 기구로 남아 있다.
제2차 대전으로부터 우리가 배워할 것은 평화가 아직도...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우리가 2차대전 이후의 시기처럼 협력과 갈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지점에 왔다.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이 다시 자국의 우월성과 특별한 위상을 주장하는 것이 불안감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일부 국가에서 인종주의를 보급하는 민족주의자와 극단주의가 노골적으로 대두하고 있다. 제2차 대전의 역사를 수정해 나치와 일당들이 한 군사 범죄를 정당화하여 세계를 다시 (자신의) 영향권으로 넣으려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길이다. 러시아는 대조국전쟁에서 너무나 큰 대가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래서, 또다시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은 우리의 접근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같이 있어야, 현대의 이 위협에 맞설 수 있다. 한반도 정세의 정상화를 포함한 세계적, 지역적 안보문제를 공동으로,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질문 있으면 받겠다.
(정리-통일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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