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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일 수요일

세월호 참사 유족들 "참다 참다... 삭발합니다"


15.04.01 22:51l최종 업데이트 15.04.02 10:26l





[2신 : 2일 오전 8시 10분] 
삭발 참여 인원 더 늘어나... "최소 20명 이상"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2일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배·보상 절차 강행 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집단삭발식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이들의 1주기를 앞두고 노숙농성에 이어 삭발까지 하는 부모들의 숫자들은 당초 정한 인원보다 더욱 늘어났다.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고민 끝에 선체 인양과 진상규명, 배·보상 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피해 가족들의 순수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삭발을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는 "인원은 계속 취합 중이나 최소 20명 이상일 것 같다"고 했다. 

<오마이TV>는 오후 1시부터 세월호 유가족의 집단 삭발식을 생중계 할 예정이다. 
기사 관련 사진
▲  한 세월호 유가족이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16시간농성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서한 전달 행진을 하던 중 경찰에 가로 막혀 고개를 숙인 채 맨 바닥에 앉아있다.
ⓒ 이희훈

[1신 : 1일 오후 10시 51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2일 집단삭발식을 한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해양수산부의 특별법 시행령안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단원고 고 이재욱 학생 어머니 홍영미씨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2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저와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협의회 간부진을 중심으로 11명이 함께 삭발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말도 안 되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법) 시행령을 내놓고 얼렁뚱땅 통과시키려고 하는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해수부는 지난 27일 특별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세월호 특위에는 '정해진 안이 없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던 해수부였다. 바로 전날까지 해수부에 시행령 잠정안 관련 의견서까지 보냈던 특위로선 황당한 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내용이었다. 해수부안은 세월호특별법이 정한 세월호 특위 사무처 직원 정원을 120명에서 30명 줄인 90명으로 못 박고, 사무처 3국(진상규명·안전사회·지원국) 가운데 진상규명국만 국장급으로 유지했다. 직원들의 비율도 파견 공무원이 더 높은 쪽으로 정해 사실상 특위를 정부가 장악할 수 있게 했다. 이석태 세월호 특위 위원장이 3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예고한 시행령안에 의하면 특위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한 이유였다.

'진상규명' 하나만을 보고 특별법 제정에 힘썼던 유족들도 반발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3월 30일 오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안 전면 폐기를 요구하며 '416시간 집중 농성'에 들어갔다. 일부 유족들은 청와대 쪽으로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불법 미신고집회'라며 자신들을 막아선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됐다.

홍영미씨는 정부가 비슷한 시기에 배·보상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도 분노했다. 그는 "정부가 아주 치밀한 작전으로 국민과 유족들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 추모기간인 4월에 정부가 돈 얘기를 꺼내는 것은 예의가 아닐뿐더러, 이는 유족이 돈을 더 받아내려고 농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홍씨는 "참다 참다 도저히 못 참겠어서 삭발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삭발이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걸 상징한다고 하더라. 현실이 바뀔 수만 있다면 삭발은 어렵지 않다. 부모이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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