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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5일 금요일

사과-외면 대통령의 두 얼굴, 정권 추락할 것


사과-외면 대통령의 두 얼굴, 정권 추락할 것 박근혜 ‘적폐’에 책임 전가, 시라크는 50년 100년전 ‘적폐’도 사과 육근성 | 2014-09-05 14:51: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강변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하는 것은 특별검사 업무와 권한이 중복될 뿐 아니라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기소하는 것이 돼 자력구제와 사인소추를 금하고 있는 형사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진상 은폐하며 유족 요구 이런저런 핑계로 묵살 이런저런 핑계로 유족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왜 유족들이 목숨 건 단식을 하면서까지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지에 대한 성찰은 조금도 없다. 대통령은 유족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마치 순번을 짠 듯 돌아가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폄하한다. 침몰 원인도 오리무중이다. 골든타임 2시간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허비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혀진 게 없다. 왜 선장과 승무원을 먼저 구조했는지, 무슨 연유로 급변침을 한 것인지, 성능 좋은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으면서도 해경이 왜 밖으로 나오라는 방송을 안했는지, 정전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CCTV와 DVD PD가 일제히 꺼졌는지, ‘국정원 지시사항’이라는 문건이 왜 청해진직원 컴퓨터에서 나왔는지 모든 게 미스터리다. 사고 당일 대통령의 행적도 유족의 분노를 자아낸다. 수백 명 국민이 배에 갇혀 죽어가는 데 대통령은 한가하게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 받았다. 비서실장까지 당일 대통령 동선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고 말한다. 사고 발생 8시간 만에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라고 말해 유족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얘기를 한 것이다. 박근혜 사과는 33일 만에, 레이건과 사르코지 등은 즉시 시간 끌기로 인해 진상이 은폐되고 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유족들 앞에 무릎 꿇어야 할 이들이 외려 큰소리 치고 있다. 이러니 유족들이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믿을 수 있겠는가. 대통령의 첫 사과는 사고 13일이 지나서 나왔다. 그것도 유족들과 국민에게 직접 한 사과가 아니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둘러 말한 게 고작이다. 사고 33일 만에 나온 ‘눈물 사과’에도 진정성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 “내가 최종책임자” “언제든지 찾아오라”라고 말해놓고도 정작 유족들이 면담을 요청하자 경찰 병력을 풀어 바리케이드를 친다. ‘유민 아빠’가 46일간 단식을 해도 무반응이었다. 죽어도 좋다는 식이었다. 외국 지도자들은 그러지 않았다. 2009년 5월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AF447편이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로 공항을 이륙한지 3시간 30분만에 속도 감지 장치 고장으로 대서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소식을 접한 지 하루 반 만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사과하고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3일 뒤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트르담 성당에서 승객와 승무원을 추도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자국 여객기가 추락해 228명이 실종된 하루 반 만에 유족에게 사과하고 상황을 직접 브리핑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사진은 사고 3일 뒤 열린 추념행사에 참석하는 장면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1986년 1월 첼린저호가 공중 폭발하는 참사가 일어나자 보고를 받은 레이건 대통령은 연두 국정연설 등 중요 일정을 모두 제쳐 놓고 TV에 나가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는 연설을 했다. 사고가 난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박근혜 '적폐'에 책임 전가, 시라크는 50년 100년전 '적폐'도 사과 프랑스와 미국 국민들은 신속하고 진솔한 사과와 함께 국민 앞에서 직접 상황 설명을 하자 참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더 큰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고 말하는 청와대와 사실대로 말하기를 꺼려하는 박 대통령과는 영 딴판이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가장 필요한 곳이 청와대다. 그러면서 사고의 책임을 ‘적폐와 관행’ ‘선장과 선주회사’에 돌렸다. ‘적폐’ 때문에 일어난 참사란다. 이 말은 곧 사고 책임이 현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정부에 있다는 얘기가 된다. 명백한 책임회피다. 설령 적폐가 사고를 키웠다 해도 자신의 임기 내에 발생한 사고라면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게 정상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비시정권 치하의 프랑스 정부가 독일의 유대인 강제검거에 협력한 행위를 두고 “홀로코스트에 가담한 거나 다름없다”며 프랑스의 책임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유대인 강제 검거령이 내려진 날을 추념하는 행사에서 “프랑스는 보호해야 할 사람들을 학살자들에게 인계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간첩으로 몰려 종신형을 선고 받은 드레퓌스와 그의 무죄를 주장한 에밀 졸라에게 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이 지나 프랑스 정부 명의의 공식 사과서한을 전달했다. 오래 전 정권이 저지른 불행한 일에 대해 ‘적폐’ 운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이다. 박 대통령과는 천양지차다. 은폐-회피 정권, 포드사처럼 추락할 것 진실을 알고 싶어하며 책임 질 줄 아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원하는 국민과 유족이 있다. 그런데도 진상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 이러면 화만 더 키우게 될 것이다. 좋은 예가 있다. 2001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소비자들의 신고를 토대로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의 일부 타이어 제품에서 운행 중 접지면 파열사고가 잦아 174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한다. 브리지스톤은 해당 제품을 리콜한 뒤 입을 닫았다. 언론의 취재 요청까지 거절한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처럼 말이다. 그러자 브리지스톤의 주가가 50% 이상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인 포드사에 불똥이 튄다. 포드사는 당시 출시된 SUV 차량에서 불거진 안전성 문제가 브리지스톤 타이어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가 빈번이 발생하는 차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포드사는 이때 받은 타격으로 인해 추락을 거듭했고 현재 시장점유율이 현대·기아차에도 못미친다. 세월호 진상을 덮으면 청와대와 정부는 일시 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이 될 것이다. 브리지스톤 타이어에서 기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포드사를 강타해 추락시킨 것처럼, 세월호 진상은폐와 책임회피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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